인내천(人乃天)
구한말인 1860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동학(東學)운동의 정신과 기조를 계승하여 1905년에 천도교(天道敎)가 우리민족의 종교로 발돋움을 하였는데 그 핵심사상은 ‘시천주(侍天主)’ ‘사인여천(事人如天)’ ‘인내천(人乃天)’이라는 말로 집약된다.
‘시천주(侍天主)’는 ‘하느님을 모시라’는 뜻으로 동학사상의 창설자인 수운 최제우가 한 말이다. ‘사인여천(事人如天)’은 ‘사람을 섬기되 하늘 같이하라’는 뜻으로 2세 교조 해월 최시형이 한말인데, 그는 또 ‘사천여사친(事天如事親)’이라고도 했는데 그 뜻은 ‘하늘 섬기기를 부모 섬기듯 하라’라는 의미이다. 인내천(人乃天)은 ‘인간이 곧 하늘이다.’라는 뜻으로 3세 교조로 천도교를 창설한 의암 손병희가 한말이다. <손병희는 이런 천도교의 정신을 바탕으로 1919년 독립선언서 33인의 대표로 활동하였고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대학인 보성전문(현 고려대학교)를 인수하고 육성하였다.>
이상을 집약하면 천도교는 하나님과 사람과 부모를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섬기라는 것을 최상의 가르침으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가 있겠다. 천도교는 근본적으로 당시 우리나라에 널리 전파되어 있던 유교, 불교, 도교의 사상을 종합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하나님과 사람과 부모를 섬기라는 그 핵심 가르침은 바로 기독교의 성경의 가르침과도 통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마태복음 19장 19절, 22장 37-39절에서 말하기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모든 인간을 사랑하고 육신을 낳고 기르신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인간윤리와 계율의 바탕이 되며 사람이 참된 축복과 행복으로 나가는 길이 된다고 말할 수가 있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고린도전서 13장 13절). 우리가 참으로 복된 삶을 살고자 하면 특별히 세상사의 모든 일들에 있어 아가페의 사랑의 관점에서 깊이 살펴보고 마음을 가다듬고 대처하는 것을 근본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사사로운 육신의 욕망에 물들기 쉽기 때문이다.
2022. 9.24.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