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로 보이는 여자가 흐느끼고 있었으며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는 그 여자를 안아주었다.
이 상황에서 한서의 입에서는 더 잘 있으라는 말 외에는 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인
한아라는 아이는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의 손을 잡고 있었을 뿐이었다.
" 한아야. "
" ... "
" 거기 가서도 건강하게 잘 지내야되, 선생님 잊어버리지 말고? "
" ... "
그 아이는 여전히 말은 하지 않고서 고개만 끄덕거릴 뿐이었다.
그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기쁨과 고마움의 눈물로 흐느끼면서 그곳을 나가고 있었다.
한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 다른 아이가 올거라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그의 머리칼만큼이나 진한 검은 의자에 앉아있었다.
" 에에.. 선생님? "
" 아아.. 오셨나? "
환자가 왔다는 간호사의 말에 한서는 다시 일어서서 소년을 보러 갔다.
" 꼬마야, 이름이 뭐니? "
" ... "
" 아아.. 지우에요, 지우. "
한서는 말없이 안고있는 지우의 머리만큼이나 진한 갈색의 곰인형을 만지작 거리는 지우를
보다가 다시 차트로 눈을 옮겼다. 그리고 젊어보여서 그런지 스물 초반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지우의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 함묵증... 인가요? "
" 후우.. 예, 그렇습니다. 한달정도 전 지우의 엄마가... "
지우의 아버지는 말끝을 흐렸지만 한서는 그 말쯤은 알아챌 수 있었다. 4-5년정도의 경력
이라면쉽게 알아차릴수 있는 말이었다. 죽었을 것이다. 그것도 소년이 보는 앞에서-.
" 후우... 입원해 있는거지요? "
" 아아.. 예, 제가 외국으로 가게 되는 바람에.. "
" 일단.. 맡겨보세요. "
" 예.. 감사합니다.. "
그 말을 남기고서는 그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우야-, 하고 불러보지만 역시 별다른 반응은 없다. 한서는 그 소년에게 흥미가 생겼다. 웬만한 환자들과는 달리 실어증도 아닌 함묵증이라-..
" 아빠 가는동안.. 선생님 말씀 잘들어야되? "
" ... "
아버지가 간다고 해도 지우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 아마도 이 아이는 누군가와 이별에 익숙해졌음이라-.. 라고 생각한 한서는 살짝 미소를 띄고는 지우에게 말했다.
" 지우야, 아빠 가는데 인사해야지? "
" ... "
지우는 의자에서 내려오더니 -어떻게 보면 '뛰어내렸다'가 맞는 표현일 수도 있다- 뒤 돌아서 손을 흔들어주는 아빠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아빠가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을 즈음에 지우는 흔들던 손을 멈추고는 내렸다.
" 꼬마야? "
" ... "
" 입원실로 가야지? "
이미 지우의 아버지가 입원 수속을 받았으므로 수속을 받을 필요는 없고 병실 역시 알고 있으니 지금 가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한서는 생각했다. 그리고 말해봐야 소용없는 이 꼬마아이를 위해 다리까지 굽혀가면서 말하는 한서였다. 그래봤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한서는 다시 일어나서 문쪽으로 향했던 그때였다.
" ..나 꼬마 아냐. "
" 그래 지우야...?! "
지우의 말에 대답해주고 다시 무언가를 곱씹어보던 한서는 '함묵증'까지 생각이 미치고서야 깜짝 놀랐다. 분명히 저 아이는 함묵증이라고 했을텐데-... 한서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있던 지우에게 다가가 지우를 보고는 황당과 놀람이 반쯤씩 섞여있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지우는 당황해서 아무말도 하고있지 못하는 한서에게 다가가더니 한서에게 다시 말한다.
" ...왜? "
지우도 약간 경직되어있는 한서가 이상해했던지 갈색 곰인형을 팔 사이에 끼고서는
한서에게 다가갔다.
" ..함묵증이라면서? 어떻게.. "
" 말하면 귀찮아져. "
" ...뭐? "
갑자기 일어난 사태로 다리에 힘이 풀린 한서는 한서 머리만큼이나 까만 의자에 앉더니
무언가를 생각하고서 함묵증- 에 또 생각이 미쳐 다시 말해보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귀찮아서- 였다.
" 도데체 뭐가 귀찮은거니? 아버지가 함묵증이라고 할정도로.. "
" 저기.. 가는 누나나 형아가 자꾸 부탁해. "
저기가는 형 누나.. 하지만 아동심리&치료과 앞은 아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있어도 다 늙어 말라버린 할아버지나 뚱뚱한 걸음걸이로 마치 오리처럼 뒤뚱뒤뚱
대며 걸어가는 아줌마 하나와 그 옆에서 비실대며 걸어가는 아저씨 한명이 있었을 뿐이다.
" ... "
" 엄마도 그 형아가 죽였어. 부탁 안들어준다구. "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지우였다. 죽였다구-? 한서는 화를 내보려 해도 밀려오는 황당함에
화 낼 기운도 빠져 말할수도 없어 흘러내린 그의 무테 안경을 올리고서는 말하려고 했다.
" 도데체.. "
" 신고? 그 형아 엄마가 죽기전에 죽었는데? "
..뭐라구? 혹시 범인이 자신을 찌르고 지우의 어머니까지 죽인건가-...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던한서의 뇌리에 스쳐가는 한 뉴스가 있었다.
'어제 새벽 3시 OO시 OO구 OO동에서 아이와 함께 있던 엄마가 죽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은 약 3시 쯤으로 추정되지만 외부 침입 흔적이 없데다가 목졸려 죽은것으로 판명되어
사건은 더 미궁속으로 빠졌습니다. 검찰은 더 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와이프가 얼마나 호들갑을 떨던지.. OO동이면 바로 옆동 아니야?-하며..
한서는 알수없는 혼란에 머리를 쥐고 있다가 병실로갈래-하며 칭얼대는 지우의 말에 따라
지우의 병실인 307호로 들어갔다. 307호는 3층에 있지만 307호나 그 주변 호는 잘 쓰는 병실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서의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를 뿐 아니라 혼자서 쓸 수 있는 병실을 원했기 때문에 307호로 가야했다. 한서는 지우의 말과 지우 엄마의 죽음에 307호라는
알수없는 좋지않은 느낌이 들었지만 세차게 고개를 젓고는 307호로 들어갔다.
* * * * *
" 아아.. 응, 어쩌지? 먼저 먹고있어. "
아내와의 통화. 벌써 몇일째 밤에 늦게 들어오냐며 바가지를 긁는다. 약 3년간의 깨가 쏟아지던 신혼생활은 어디가고 벌써부터 아내에게 바가지냐-는 동료의 말을 들으면서 잠시 지우의 병실에 들르는 한서였다.
" 지우야? "
지우는 벌써 지우의 머리만큼 진한 갈색의 곰인형을 안고서 자고있었다. 한서는 잠시 불을 켜고 지우의 병실로 들어갔다. 마치 여자애마냥 곰인형을 안고서 자고있는 지우였다. 사실 매일 끼고 다니는 곰인형이었지만-. 게다가 체구가 작아 다여섯살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불구하고 벌써 지우는 7살이었다. 나이에는 차이가 많이 나는것은 아니지만 성장기에 그렇다면 꽤 큰문제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지우에겐 별 문제가 없었고 치료가 있었기 때문에 한서는 일단 덮어둔것이다.
" 형- 안가요? "
이시안. 한서와 잘 아는동생. 4살정도 차이가 나며 대학교 후배였다. 외모가 꽤 괜찮아서 인기가 많은 녀석이었다. 한서는 항상 시안이를 보면 '내가 결혼만 안했어도 내가 너를능가한다-?' 하며 장난쳤다.
" 알았어 이시안! 기다려. "
한서는 서둘러 의자에서 일어나 불을 끄고는 '잘자라-,'하며 문을 살짝 닫아두었다.
" 꼬마에요? 걔 간지 몇시간만에 담당생기신건가? "
" 몇시간이면 내가 억울하지도 않지-, 몇분만에 왔다! 자자! 이제 가자! "
" 이번엔.. 에이, 내가 쏜다! "
" 와아! 형 멋쟁이! "
" 아니다! 시안이가 어리니까 시안이가 사야하나? "
" 에이- 형! 너무해요~ "
* * * * *
'지우..야.. 지우..맞..지?'
" ... "
지우는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가냘픈 여자 소리에 눈을 떴다. 지우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지우는 그 반응이 익숙하다는듯 다시 잠을 청했지만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을 깬듯 머리를 긁적이며 상체를 일으켰다.
'지우야... 누나.. 부탁.. 들어줘..'
" .. "
지우는 눈을 떠 갈색 곰돌이인형을 옆에 끼고는 여자 환영이 이끄는 곳으로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 꼬마야! 어디가니? 꼬마야! "
" 아아.. 저기..음.. 화장실이요! "
지우는 그 여자 환영을 위해 간호사에게 화장실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어디론가 가고있었다. 하지만 간호사는 지우의 뒷모습을 보더니 갸웃거린다.
" 화장실이 저쪽에 있던가? 에이.. 이쪽에 있으니까 으시시해서 재수가 없네! "
* * * * *
다음날이었다. 아내 소연에게 바가지를 박박 긁히고서 '오늘은 늦게오면 볼것 없는줄알아요!' 라는 말까지 듣고 손도장까지 찍고서야 출근한 한서였다. 자리에 와서 넥타이를 살짝 느슨하게 하고서는 지우를 찾아간 한서였다.
" 지우야? "
... 지우는 그곳에 없었다. 지우는 .. 이곳 외에는 갈 곳이 없을 것이다.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약 하루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서- 병원 내부도 잘 모를것이다. 한서는 이곳이 307호가 아닌가- 하고 문을 확인해보고 3층이 맞나까지 확인해봤지만 분명히 지우는 없었다.
" 선생님 거기서 뭐하세요? 오늘이요… 선생님? 선생님! 제 말은 듣고 가셔야..."
차트를 보고 말하는 간호사의 말을 무시하고는 어디론가 바삐 가는 한서였다.
" 어제 밤 여기 돌았던 간호사 누구야... "
" 잠깐만요.. 어제 3층 누가 돌았더라?
" 예? 전데요? "
앞에 있던 간호사가 다른 간호사들에게 말하자 한 간호사가 자신이 무슨 실수라도 했나-라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기가 돌았다고 했다.
" 어제 307호 그 아이.. 어디갔는지 알아? "
" 아아.. 화장실 간다고 저쪽으로 갔는데..요? "
간호사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나- 하고 생각해보더니 잔뜩 주늑들어 지우가 간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데 그 방향은 화장실과는 전혀 반대방향이었다.
" 하- 화장실? 저쪽이 화장실로 보이는거야? "
" 죄..죄송합니다.. "
" 제가 사과하겠습니다. 들어온지 얼마 안된 애라.. "
" 들어온지 얼마 안된 간호사에게 돌라고 했단 말이야? "
간호사는 바닥에 앉아 울면서 말하고 있었고 다른 간호사가 그 간호사를 얼마 안됬다며 감싸주자 오히려 그런 간호사를 돌라고 했냐며 화내는 한서였다. 간호사들에게 화를 내고는 그 방향으로 걸어가 보니 그 방향은 지하실로 통하는 계단이었다. 약 4-5년 정도를 이 병원에 다녔지만 한서는 기분나쁘고 추운 지하실이 싫을 뿐만 아니라 좋았던 적은 한번도 없기에
살짝 이맛살을 찌푸렸다. 한서는 정말 많은 나선형 계단을 빙빙 돌아서 내려와서는 지하실 문을 열고 지우를 찾아다녔다. 어떻게 문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냐며 불평을 하고서는 멀리 웅크려있는 작은 형체를 본 한서였다.
" 지우야-? 지우 맞지? "
" ... "
한서는 지우에게 달려가 지우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벽에 기대 다리를 모아 웅크려 자고있던 지우는 한서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한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몸약한 지우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추운 데서 자고있는 지우를 보고서 깨어나지 못하면 간호사들과 경비원에게 화를 낼 생각을 한 한서였다.
" ...아저씨? "
그러나 다행히 지우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한서를 향해 대답했다. 한서는 지우를 만나면
해줄 여러가지 말들은 다 잊어버리고서 미소를 띄고서는 지우의 손을 잡고 말했다.
" ..자 이제 가자. "
" 으응.. 아아.. 곰돌이! "
가려고 몸을 일으킨 지우가 대답 후에 곰돌이를 기억해냈다. 분명히 지우는 갈때 곰돌이
인형을 데려왔다. 그리고 한서는 그런 지우에게 대답했다.
" 병실에 있더라. 자 가자. "
" 병실에? 진짜야 아저씨? "
분명히 지우는 이곳에 곰돌이인형을 데려왔다. 계단에서 인형을 놓쳤을리는 없었다.-만약 그랬다면 아저씨가 곰인형을 가져올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어제 여자 환영을 기억해내고서는 알았다며 한서를 따라갔다.
" 근데 지하실에는 왜간거니? "
" 누나가 얘기할거 있다고 따라오래. "
누나? 307호 근처에는 입원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3-5층에 있던 또래아이들은 대부분이 남자라서 여자아이들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웬만한 아이들은 307호 근처에는 잘 가지 않았다. 간호사들이 데려간것이라면... 하지만 한서를 포함한 모든 병원 관계자들은 지하실을 좋아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한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입술을 살짝 깨물 뿐이었다.
" 아저씨, 안가? "
" 아아.. 가야지. "
한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지만 앞에 먼저 가고있던 지우의 말로인해 생각을 멈추고는 다시 길을 갔다.
" 근데 넌 왜 나를 아저씨라고 부르냐? "
" 아저씨니까. "
" 하하.. 너한테 말을 안한다 내가. "
길고 긴 나선형 계단을 벗어나 복도를 걷고있던 지우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앞에 가던 한서에게 말했다.
" 아저씨 "
" ... "
" 아저씨 혹시 '이시안' 이라는 형아 알아? "
... 지우가 한서에게 시안을 아냐고 물어본 순간 그 둘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던 병실 복도가 더 싸늘해졌다. 한서의 머리속은 갑자기 새햐얗게 변했다. 어떻게 지우가 한번도 만나지 않은 시안을 아는걸까..
" 네가.. 어떻게.. 시안이를? "
" 아냐구. "
" ... "
한서는 그 순간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 큰 눈으로 바라보는 지우가 오늘따라 이상한듯 보였다.
" 하하.. 지우야. 잠깐.. 너 병실에좀 가 있을래? "
한서는 지우를 병실로 보내놓고서-아니 가라고 해놓고서가 맞을수도 있을 수 있겠다- 방으로 들어갔다.
'지우고 널 지우려 해봐도 가슴은 너 하나만 찾는데-♬' 순간 정적만이 가득하던 방에 한서의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마누라☆- 아내 소연이었다.
" 어.. 응? "
' 오늘 친정집에 내려가봐야될것 같아요. '
" 아아.. 그래? "
' 혼자서 내려가서 어쩌죠? '
" 아아.. 난 괜찮으니까 장모님께 안부좀 전해줘."
소연과의 전화를 끊고는 지우에 대해 생각해보는 한서였다. 도데체 첫날 밖에 있다던 없던 사람들, 지하실에서 곤히 자고있던 지우, 게다가 보지도 못한 시안이는 어떻게 알고있는건지…….
그래, 밖에 있다던 사람들은 착각한 것일수도 있고.. 지하실에 간건.. 장난이고 시안이는... 잘때 들어서 알 수도 있다. 하아- 한숨을 쉰 한서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핀다.
한모금 깊게 들이마시고...
" 그거 피지 마요. "
" ? 콜록! 콜록콜록! "
갑자기 등장한 목소리에 깜짝 놀란 한서는 사레가 들렸다. 보나마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우겠지만 한서는 갑자기 등장한 인물에 깜짝 놀랐다.
" 뭐야, 어른답지 못하게. "
" 콜록.. 조용히해. 깜짝 놀랐으니까. "
한서는 사레를 진정시키고는 지우에게 이곳에 온 이유를 물어보았다. 지우의 대답은
심심해서-. 한서는 살짝 화가 나기도 해서 지우를 이끌고는 병실로 간다.
" 자, 아저씨랑 같이 병실가자! "
" ..싫어. "
오늘따라 병실 가기 싫다고 하는 지우. 가뜩이나 알수없는 일들로 정신사납던 한서는 살짝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지우는 아이니까 웃으면서 지우에게 말한다.
" 그래도! 일단 가야지? "
" ... "
지우는 생떼를 쓰더니만은 어쩐지 그냥 한서의 말을 들어준다.
* * * * *
다시 병실로 돌아온 지우와 한서. 지우는 하얀색으로만 되어있는 방이 지루한지 하품을 내뱉는다. 한서는 그런 지우가 귀여워 웃음을 터트리고 지우는 못들었는지 침대에 달려가 배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지이잉- 한서는 핸드폰의 진동을 느끼고 잠깐 나오라는 친구의 문자를 받고는 지우에게 말한다.
" 아저씨 잠시 볼일 있으니까 여기 잘 있어. 절대 나가면 안됀다? "
" 응... "
지우에게 신신당부까지 한 한서는 친구의 부름으로 잠시 병원 밖으로 나갔다.
한서는 어쩐지 모를 좋지 않은 예감에 빨리 돌아오기로 했다.
' 빨리.. 가능한 빨리 돌아오는게 좋을것 같아.. '
* * * * *
후우- 친구가 어쩐지 몇시간을 붙들고 놓지 않았다. 어쩐지 모를 좋지 않은 예감에 급히 병실로 달려갔다.
지우는... 지우는.. 없다... 염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 * * * *
지우는... 지우는.. 없다... 염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 간호사! 간호사! "
" 예? 선생님.. 저기.. "
" 지우.. 지우 못봤냐고! "
" 얼마 전에 시안선생님이 들어가셔서.. 저쪽으로 들어갔는데.. "
간호사가 쩔쩔매면서 가르킨곳은 ..지하실이었다. 한서는 간호사에게 화 낼 틈도 없이 지하실로 급히 달려갔다.
' 제발.. 제발.. 무슨 일만은 없기를... '
한서는 급하게 나선형 계단을 빙빙 내려가면서 쉴새없이 빌었다. 그 아이가 무사키를.. 울지만은 않기를.. 그리고 그는 지하실 문 앞에서 곰인형을 안고있는 지우를 발견했다.
" 지우야! "
한서는 반가움과 걱정과 화가 반반정도 섞인 몪소리로 지우를 불렀고 지우는 그런 한서를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 도데체.. 왜.. 여깄어? "
" 시안이형아. 연아누나가 시안이형아가 보고싶대. "
연아.. 연아.. 연아! 연아는 분명 약 8-9년전쯤에 교통사고로 죽은 시안이의 옛 애인이었다.
" 지우.. 야? 도데체 니가 그걸.. 어떻게 아는거야?"
" 지금 아저씨 들어가면 안돼. "
" .. 연아.. 네가 어떻게 아는거냐고! "
" ..아저씨 여기 나가야돼. "
지우는 곰인형을 안고 일어서서 한서를 계단쪽으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한서는 상관 없이
지우에게 말하고 -거의 소리지르는수준으로- 있었다.
" 연아? 연아는 8년전에 죽었어! 도데체! "
" 연아누나 시안이형아 데려갈꺼야. 빨리 나가야돼. "
" 데려.. 가? "
한서는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가는 지우를 따라가며 물었다.
" 데려가다니, 그게 무슨말이야? "
" 어른이 그것도 몰라? 죽음의 세계로, 데려간다. 형아 죽을거고 이 병원 다 없어질꺼야. "
지우는 한서를 쳐다보지도 않은체 꾸준히 올라 갈 뿐이었다. 그것을 들은 한서는 믿을 수 없는 말에 우두커니 멈추어서 지우를 바라보고 지우도 잠시 멈추어 한서를 재촉할 뿐이다.
" 아저씨, 따라와. 빨리! "
한서는 머릿속이 하얘저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단지 몸이 시키는대로 할뿐. 한서는 가서는 여러가지 자신의 물건을 챙기고 지우의 병실로 와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지우는 금세 옷을 다 갈아입어서는 한서를 재촉했다.
" 아저씨! 나가야돼! "
" 아.. 응. "
한서는 살짝 걸음이 느린 지우를 안아서 병원 밖으로 갔다.
" 으응. 아저씨. 여기면 될거야. "
지우는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공원으로 나와서 병원을 바라보더니 시계를 보면서 카운트를 센다.
" 3..2..1..끝! "
파앙- 지우의 '끝!' 하는 소리와 동시에 병원은 갑자기 폭팔하면서 불이 났다. 주위에서는 신고해야한다며 아우성이었고 핸드폰을 붙들고는 어버버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이나 간호사 의사들이 나가려고 아우성이었을 것이다. 뒤늦게 119 대원들이 와서 불을 진압했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 * * *
'오늘 낮 6시 30분경 S모 병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팔이 일어났습니다.
아마도 원인은 지하실에서 전기 합선에 의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으며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인명피해가 심각하고 재산손실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픽- 한서는 TV를 끄고는 옆에서 곰인형을 끼고서 코코아를 홀작홀짝 마시고 잇는 지우를
바라보면서 살짝 웃는다. 그런 한서를 눈치챈 지우는 빤히 보면서 왜웃냐고 물어보고.
그 둘을 보며 소연은 잔소리를 해댔다. '좀 도와주면 덧나나요? 그리고 지우는 코코아좀
그만 마셔야지.' 그 사건이 일어나 이후의 한서의 생활이었다.
지우 아버지의 연락처를 잊어버려 한서가 지우를 돌보고 소연은 지우를 돌보는데 귀여워서 데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한 집안같았다랄까..-
" 잠시 밖에 나갔다 올테니 집안이 이모양 이꼴이면 알아서 하세요? "
두 사람은 한숨을 에휴- 하며 쉬었다. 지우도 마치 한서네 집에 일원이 된것같았다. 마치
이것이 진짜 자유로운 생활이라는것처럼. 나중에 밝힌거라지만 지우의 아버지는 친아버지가 아니라 양아버지. 어머니 역시 양아버지였다는것. 그래서 어쩌면 지우가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다시 연아와 시안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한서였다.
" 근데 지우야. 그때.. 진짜.. 연아였어? "
" 으응. 저기.. 저기서 누나가 손 흔들어줬어. 고맙대 "
" 그럼, 잘가라고.. 전해줄래? "
" 전해줬어. 그리고 아저씨도 잘 있으래. "
" ...그래? 않잊어먹은거라도 감사해야겠네."
" (끄덕)... "
" 자! 이제 청소해볼까? "
이 생활이 S대학병원 그소년 때문에 일어난 일.
모든 일은 그 소년때문에 일어났다.
S대학병원 그소년.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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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는 단편으로 여러분을 찾아온 사탕이에요~(반겨주세요ㅠㅠ)
헤헤.... 지적은 언제나 감사하구요~
전 눈팅보다 손팅을 사랑해요♡(...)
첫댓글 무서워요..............지하실이라는 존재만으로두 무서운데.....ㄷㄷㄷㄷ더욱더 무서운건..섬뜻한 꼬마의 말들-_-;;;;재미께보구갑니다..ㄷㄷㄷㄷㄷ
하하하.. 감사합니다~ 지하실.. 무섭죠?(...) 지우(꼬마라고하면 지우에게 혼나요ㅋ) 말들이 그렇게 섬뜻하셨나요;; 어쨋던간에 감사합니다아~
아아...설마 영이 보이는 건가요???
...모든 진실은 설날이 끝나고 올라올 에필로그에 진실만이 남아있습니다!!크크..
오싹오싹ㅋㅋ 무서웠어요 > < 그래두 재밋었숨요ㅋㅋ
..무서웠나요? 이거 스릴러 아닌데에?! ..이제부터 장르는 스릴러&공포?! 아아.. 어쨋던 감사합니다아~
호억.........저꼬마에..왠지 식스센스가 살짝콩 떠올랐어염..ㅎㅎㅎ
아아..식스센스요? 그러고보니 그러네요! 근데 저는 그거 볼라다가 자가지구 못봤어요(발뺌)
아아아설날끝나고너무궁금해요. 에필로그빨리^^*ㅋㅋㅋㅋㅋ
..사실 설날이 끝나기 전에 외갓집 와서 쓰고있어요ㅋㅋ 하지만 에필로그는 설날 후에ㅋㅋ(본성이 사악해;;)
풉 =ㅂ= . <- 이웃음의 의미는 !!! ???ㄷㄷㄷㄷ
..웃겨요?(...) 그냥...뭐.. 그랬어요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