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 침몰사고로 인하여 희생된 끔찍한 사고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애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구조작업을 신속히 실시하여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겠습니다. 이와 함께 생존자들의 정신적 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사고는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인 충격을 동반합니다. 유가족들의 심정은 분노와 슬픔이 혼재하고 무력감과 자책, 슬픔과 상실감, 나아가 고립감이나 우울감 등 엄청난 감정의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분들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생존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급성기 스트레스로 가장 흔한 증상은 사고 관련 기억이 자꾸 떠오르거나 마치 그 일을 다시 겪고 있는 듯한 느낌, 악몽 등의 수면장애, 깜짝 놀라는 과각성 상태 등이 있습니다. 생존자로서 죄책감이나 우울감 등의 정서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두문불출하거나 외부와 단절하는 회피적인 행동 변화도 생길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경우 정서 반응이 짜증이나 신경질 혹은 반항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신적 외상은 생존자는 물론 생존자의 가족이나 친구 혹은 구조 인력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들 증상들은 적절한 정서적 지지를 통해 시간이 지나면 대개 호전되지만, 한 달 이상 장기화되는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로 진행되어 문제가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히 청소년의 경우 세상을 불신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가치관에 혼란이 야기되는 등 인격 발달에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신적 외상을 겪은 생존자들이나 간접 피해자들의 경우 외상을 겪은 초기에 외상후 스트레스 반응을 평가하여 고위험군에 해당되는지 선별해야 합니다. 고위험군으로 판정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이 만성화되는 것을 예방해야 합니다. 개입 방법에는 위기 개입, 개별 상담, 집단 치료 그리고 약물치료 등이 포함됩니다. 식욕이나 수면 문제가 발생하거나 외상과 관련이 없는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과거에 정신과적 문제가 있거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경우는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초기 뿐 아니라 추적 조사를 하여 고위험군을 다시 선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서나 행동 문제가 장기화되거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치료도 해야 합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약물치료가 불안 증상이 만성화되는 것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때문에 필요시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의 치료와 증진을 담당하고 있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본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는 사고의 희생자를 애도하며 사고로 인한 상처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다음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진도 여객선 참사 위기 대응팀’을 구성하여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심리지원팀을 구성하였습니다.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청소년 생존자들과 가족 그리고 그 밖의 피해자들의 애도반응을 돕고 고위험군 학생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하며 교사 자문을 할 것이며 학부모나 학생 모임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본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는 신속하고 빠르게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하여 생존자들과 가족들이 일상생활을 회복하고 학교가 정상적인 기능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이정섭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 이소영
다음은 생존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입니다.
● 부모나 주변에서 해주어야 할 일
1. 애도는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아이가 애도 반응을 숨기거나 억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겪어 나가도록 돕는다.
2. 자신의 슬픔이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애도 과정을 부모와 함께 한다.
3. 아이들이 이차적인 외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보호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이 사고 관련 소식에 반복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또한 소문, 학생들의 모임, 미디어에 노출 등을 지도 감독해야 한다. 학교 내 직접취재는 제한하고 언론 담당자가 보도 자료를 제공하도록 한다.
● 고위험군 학생
1. 외상후 스트레스 반응이 심하거나 장기화되는 경우
2. 가까운 친구나 이성 친구를 잃은 경우
3. 사망한 학생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동일시하는 경우
4. 자신이 주변 친구의 사망과 어떻게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5. 상처받기 쉽거나 심리적으로 취약한 경우
6. 과거에도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경우
출처 : 대한청소년소아정신의학회 http://www.kaca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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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여 올립니다.
첫댓글 몇몇 악플로인해 눈살을 찌푸리게하네요!!~ 해야할말 하지말아야할말 구분해야 해야한텐데요;;; 기사 잘 보고 갑니다.
꼭 아이들과 가족. 교사들까지 상담과 치료를 통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