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어제 하루종일 바빴다고 하였다. 인천에서 혼자 자취하며 지내는 아들을 몇달만에 만나는 기쁨과 혼자서 얼마나 부실하게 먹었을지에 대한 염려 때문에 한가지라도 더 먹이고 싶어서이다. 하지만 아들의 반응은 엄마의 마음과 전혀 다르다. 다음부터는 이것 저것 힘들게 하지 말라고 말하니 아내는 힘이 빠진다고 불평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먼저 식사한 내가 새로담은 걷절이 김치를 맛있다고 평가해줘서 매우 기뻣노라고 하였다.
아들은 신세대이다. 그러니 부모세대와 문화가 다르다. 우리는 어릴 때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며 살아온 세대이다. 명절이 되면 먹고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뿐만 아니라 이집 저집 세배를 다니면 그집만의 특색있는 음식까지 덤으로 먹었던 세대이다. 하지만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잘살고 있는 지금의 세대는 굳이 명절이 아니어도 비만이 될만큼 잘먹고 잘산다. 그러니 무슨 명절음식이 따로 필요하냐는 논리이다.
다만 명절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은 그래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신세대는 그런 음식에도 별 관심이 없으니 굳이 수고할 팔요가 없다. 그야말로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의 실현일 뿐이다.
오늘도 선한목자교회 1부예배 김다위 목사의 설교를 통해 도전을 받는다.
“그가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즐거움을 삼을 것이며 그의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아니하며 그의 귀에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아니하며” (사 11:3, 개역개정)
김다위목사는 지난 연말 인사이동을 앞두고 고민을 했다고 하였다. 소문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를 느껴 알아보니 소문과 사실은 달랐다고 하였다. 이사야는 메시야에 대한 예언에서 그리스도는 절대로 인간들처럼 들리는 대로 보이는 대로 판단하지 않는 분이라고 소개하였다.
교회안에서도 들리는 소문때문에 원치않는 피해를 경험하고 상처를 입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있다. 객관적인 시각이 아닌 주관적인 자기만의 시각으로 상대를 평가하여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나 역시도 누구보다도 그런 경험에 고통을 경험했던 기억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