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대전의 걷고 싶은 길 12선 중에 ‘유성 족욕체험 길’을 걸었다. 노천에서 온천수에 발을 담그며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코스이다. 족욕체험장-온천로-유성천 둑길-유림공원-갑천 둑길-문화공원-족욕체험장으로 이어지는 5.1km, 1시간 남짓의 거리이다.
족욕체험장을 출발하여 유성네거리에서 충대 정문 방향으로 발길을 잡으면 주상복합아파트를 지난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이팝나무 가로수 길과 유성천 길이 봄이면 더욱 환상적인 곳으로 건강과 함께 마음의 여유로움을 만끽 할 수 있는 길이다.
버스 승강장을 지나 하늘을 찌르듯이 서 있는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군인들이 열병식에서 차렷 자세로 도열해 있는 모습으로 정연함과 시원함을 준다. 이 길을 지나면 온천교와 유림공원까지 가는 코스이다.
유성천을 따라가다 그늘로 걷고 싶으면 벚꽃 가로수 둑길을 따라 유림공원까지 간다. 건너편 주위로 이팝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데 5월이면 하얀 눈꽃 송이가 내려 앉은 듯하다. 유림공원까지 하늘색 우레탄 길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여 발걸음이 날아 갈 것만 같다.
유림공원은 산책 나온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계룡건설 창업주 이인구 명예 회장이 2009년 사재 100억을 출연해 조성한 명품 유림공원으로 제5회 대한민국 조경 대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는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유림공원을 뒤로 하고 시원한 갑천길과 푸름이 짙어가는 둑길의 벚꽃나무 터널이 펼쳐진다. 자전거 타는 사람, 달리기 하는 사람 등, 운동의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이 행복해 보인다. 만년교 못 미쳐 유성 스파텔 방향으로 올라서면 대미를 장식할 이팝나무 가로수길이 펼쳐진다.
5월 초가 되면 이팝나무 꽃의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온통 하얀 세상으로 물드는 거리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이팝꽃 축제도 취소되었다. 그래도 이팝꽃 가로수 길로 들어서면 눈꽃 세상에 들어온 느낌으로 그 눈꽃은 족욕체험장에서 절정에 달한다.
다뜻한 온천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은 혈액순환 기능 개선 및 모세혈관 활성화로 대사 기능 촉진하여 노폐물 배출,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시킨다. 온열 효과로 체온 및 생리기능 정상화에 도움을 주며, 족욕하는 동안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 정신적으로 안정 및 스트레스를 완화 시켜준다.
유성 족욕체험길은 웰빙길로 4월에는 벚꽃, 5월이면 이팝꽃, 여름에는 싱그러움, 가을에는 단풍을 즐길 수 있다.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릴 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노천온천물에 발을 담그면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겨울이 최고로 좋은 길이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