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노벨문학상 한강 『채식주의자』 리뷰: 줄거리, 해석, 의의, 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2024년 노벨문학상
한강 『채식주의자』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07년 출간 이후 한국 문학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온 작품입니다.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적인 시각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 폭력과 억압, 개인과 사회 간의 갈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복합적인 해석이 가능합니다.
1. 『채식주의자』의 줄거리와 주제
『채식주의자』는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된 소설로, 각각의 파트는 주인공 영혜를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시각에서 전개됩니다. 이야기는 영혜가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녀의 채식주의 선언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그녀의 몸과 정신이 사회적 억압과 폭력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내적 욕망의 발로입니다. 영혜는 남편, 가족, 사회가 자신에게 부여한 역할과 기대에서 벗어나기 위한 극단적인 선택을 이어가며, 마침내 극단적인 결말에 다다릅니다.
2. 페미니즘: 여성의 몸과 저항
가장 널리 알려진 『채식주의자』의 해석은 페미니즘적 시각입니다. 영혜의 채식주의 선언은 여성의 몸을 억압하는 가부장적 사회 질서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남편은 그녀를 통제하고, 부모는 딸의 '정상적인' 모습으로의 복귀를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고 집단적 억압을 가합니다.
영혜의 몸은 단순히 그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가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대상입니다. 그녀의 채식은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하는 역할을 거부하고, 자신의 몸과 자아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이는 여성들이 오랫동안 직면해온 성적, 육체적, 정신적 억압에 대한 상징적 저항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한때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이유로 놀랍게도 성평등 블랙리스트에 올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억압과 차별은 오늘날 한국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성차별적 구조가 고착화된 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벗방과 같은 자극적인 콘텐츠가 큰 돈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성의 성이 소비되고, 외모와 젊음이 과도하게 중요시되는 환경에서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외모 관리와 사회적 기대에 시달립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합니다. "너 페미냐?"라는 말은 페미니즘을 논의하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이처럼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이념임에도 불구하고, 왜곡되거나 배척당하는 일이 많습니다.
여성들은 심각한 범죄에 내몰림에도 우리사회가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건 여성전용 주차장이 필요한가, 흑백요리사 첫번째 대결전에서의 언쟁이 여초집단이었기 때문이다 정도가 현재 우리의 수준입니다.
3. 인간 존재의 본질과 내면의 갈등
『채식주의자』는 페미니즘적 주제 외에도 인간 존재의 본질과 내면의 갈등이라는 더 넓은 철학적, 심리학적 주제를 다룹니다. 영혜는 채식주의를 선택함으로써 인간의 본성, 특히 폭력성과 연관된 문제에 질문을 던집니다. 그녀는 꿈속에서 자신이 저지른 폭력을 보고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신이 더 이상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느낍니다. 그녀는 식물과 같은 존재로 변모하기를 갈망하며, 인간의 폭력적인 본성을 부정하려고 시도합니다.
이러한 영혜의 행동은 인간의 근본적인 폭력성과 억압을 거부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채식주의라는 선택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본성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궁극적인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존재와 윤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대목입니다.
4. 사회와 개인의 갈등: 억압된 자아의 폭발
『채식주의자』는 또한 사회와 개인 간의 갈등을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영혜의 채식주의는 그녀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극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가족과 사회는 그녀의 선택을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기며, 영혜는 강제적으로 치료를 받거나 억압당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 과정은 사회가 개인에게 부여하는 역할을 강요하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작품 속에서 영혜는 사회적 규범과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립되고 억압당합니다. 이는 인간의 자율성과 사회적 억압 사이의 갈등을 상징하며, 개인이 자아를 실현하고자 할 때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영혜의 선택은 그녀의 자아가 폭발적으로 표출되는 과정이며, 이는 사회와의 갈등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5. 자연과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
영혜가 끝내 채식을 넘어 식물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과정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녀는 인간으로서의 폭력적인 본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자연의 일부가 되기를 갈망합니다. 이는 인간이 가진 본성과 욕망,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금 성찰하게 만듭니다.
영혜의 이러한 변화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우리는 왜 폭력적인 본성을 가지게 되었는가? 그리고 인간은 그 본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영혜의 행동은 인간이 가진 폭력성과 파괴성을 거부하고, 더 순수하고 자연적인 상태로 돌아가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이란?
여성 억압과 자연 파괴가 서로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여성해방과 생태주의를 결합하는 사상입니다. 에코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가 자연과 여성 모두를 억압하는 구조라고 보며, 환경 문제와 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목표를 지향합니다.
한강의 작품은 인간의 폭력성과 억압을 자연에 대한 착취로까지 확장하는 방식으로,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상호 관계를 탐구하며 에코페미니즘적 시각을 드러냅니다. 영혜의 선택은 여성으로서의 억압뿐 아니라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더 큰 생태적,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을 합니다.
6. 의의
영혜의 채식 선언은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통제에 대한 저항이자,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그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는 상징적 행동입니다. 또한 이 작품은 사회적 규범에 의해 억압된 개인이 어떻게 자아를 실현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페미니즘적인 해석을 통해 여성의 권리와 자율성을 이야기하면서도, 더 넓은 철학적 질문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채식주의자』는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유를 잘 설명해줍니다. 이 작품은 독자에게 여러 층위에서 사유할 거리를 제공하며,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문학적 의의를 갖는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언제나 영화처럼
우리가 이 작품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외부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성장을 가져온다는 점입니다. 사회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는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젊음이 나이가 들수록 퇴색하는,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가치라는 존경하는 친구의 말을 기억하며.
https://naver.me/GbcPHRhU
채식주의자(소설)
1. 개요
2007년에 출간된 한강의 연작소설[1]로, 작가에게 맨부커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허무와 결핍을 소재로 한 탐미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사회적 제약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한계까지 넘어 식물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과 사회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육식으로 비유되는 남성 중심 문화나 비인간화에 대해서 경고를 하는 내용일 수 있다. 주인공인 영혜 주위의 인물들은 육식(영혜 남편)을, 혹은 영혜의 몸과 몽고반점 그리고 자신의 예술혼(영혜 형부)을 지독하게 욕망한다
2. 줄거리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작소설' 이라는 틀이 말해주듯, 세 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캔버스 위에서 그려진다. 고기를 거부하기 시작한 여자의 이야기 <채식주의자>, 그 여자가 가진 몽고반점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 <몽고반점>, 그리고 이카루스처럼 초월하려다가 인간으로서 파멸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한 여자의 이야기 <나무 불꽃> 으로 구성되어 있다.[2]
세 이야기의 핵심 인물은 영혜이다. 영혜는 과거의 기억과 꿈을 통해 자신이 '목구멍에 생명들이 걸려 남아있어 답답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고, 육식에 대한 혐오로 시작해 생명에 대한 폭력 자체를 거부하게 되며, 마지막엔 다른 생명을 죽여야 살아갈 수 있는 동물로서의 자신을 초월하려고 발악한다.[3]
주간지 《대학내일》에서 줄거리를 요약했다. <《채식주의자》 3분만에 읽기>
2.1. <채식주의자>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 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왜 죽으면 안 돼?
겉보기엔 평범하다못해 무미건조하지만, 고집이 세고 다른 이를 해치지 않으려는 성격인 '영혜' 는 마찬가지로 무미건조한 남자의 아내이다. 하지만 어느 날 영혜는 피가 뚝뚝 흐르는 생육을 먹는 끔찍한 꿈을 꾸게 되고, 고기를 아주 멀리하게 된다. 집에 있는 고기란 고기는 다 치우고, 남편에게는 "몸에서 고기 냄새가 난다" 며 잠자리를 거부하기도 한다.
영혜는 어릴 적 자신을 문 개가 아버지[4]의 오토바이에 묶여 끌려다니다가 거품을 물며 죽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어릴 적 영혜는 그 개로 만든 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먹었었다.
영혜의 꿈은 점점 '고기를 먹는 것' 에서 떠나, 누군가가 누군가를 때려서 살해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고기를 거부하는 영혜는 사회적인 압박을 받으며 점점 눈에 띄는 행동을 싫어하는 남편의 심기를 건드리고, 보다못한 남편이 그녀의 가족들을 불러 그녀에게 고기를 먹이려고 하다가 그녀가 자해를 하게 만들고 만다. 이 사건으로 가족은 풍비박산이 나고 영혜는 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병원에서는 어머니[5]가 달여준 한약[6]이나 고기마저 발악적으로 거부하고, 벤치에서 가슴을 드러낸 채 앉아있다가 새를 잡아다 그 피를 핥아먹는 등 남편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결국 남편은 영혜를 버리고 만다.[7]
2.2. <몽고반점>
주인공은 미디어 아트를 통해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려는 예술가이다.[8] 집에서는 늘 힘 없는 모습이지만 자신의 카메라로 영상을 찍을 때만큼은 타인은 물론 본인도 이해 못하는 열정을 발휘한다. 그는 아내가 자신의 동생(영혜)을 씻기다가 그녀에게서 몽고반점을 봤다는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없는 흥분에 빠진다.
거부할 수 없는 열망에 빠진 그는, 도덕적인 금기를 깨고 영혜를 불러 그녀의 누드에 꽃을 그려 촬영하고 싶다는 부탁을 한다. 영혜는 그의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게 이를 수락한다. 그도 그럴게 영혜는 내심 식물적인 삶을 갈망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영혜의 몸에 꽃을 수놓고, 어린 시절이 지나면 사라질 게 당연한 몽고반점을 강조한 바디 페인팅을 그리며, 성욕을 초월한 예술적 열망에 사로잡힌다.
그는 자신의 예술을 완성시키기 위해 동업자인 남성 'J' 를 불러 모델 일을 부탁하고, 그의 몸에도 꽃을 그려 영혜와 함께 찍도록 한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영혜와 하나가 되는 모습을 촬영하겠다' 는 그의 지나친 요구에 질색한 J는, 수치심에 받쳐 촬영 중 스튜디오를 떠난다. 가뜩이나 '그 자리에 내가 있어야 했다' 는 생각을 하던 주인공은, 결국 동업자에게 부탁해 자신의 몸에도 꽃을 그린 뒤 영혜와 몸을 겹치게 된다.
열정으로 가득했던 하루를 보낸 주인공은 어느새 잠에 들었고, 깨어보니 처제의 언니인 아내가 있었다. 아내는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이미 다 본 상황이었다. 남편을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아내는 남편에게 혐오감을 갖는다.
그 이후에 영혜의 언니는 정신병자가 있다는 신고를 했다고 말하며, 남편을 경멸하는 말들을 퍼붓는다. 그 와중에 영혜는 창밖을 향해 사타구니를 활짝 벌린다.
2.3. <나무 불꽃>
영혜의 언니는 남편과 결별한 상황이다.
영혜가 비 내리는 숲의 한 가운데서 며칠이고 가만히 서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언니는 영혜를 찾아간다. 영혜는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언니는 다른 환자들의 몰골을 보며 영혜를 보기 위해 지나간다. 영혜 역시 비쩍 마른 몰골로 물구나무 서기를 한 채 언니의 부름에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러다간 정말 죽는다고 영혜를 말리며 호소하는 언니를 두고, 그녀는 발악에 가까운 반발을 한다. 영혜는 이제 고기를 거부함은 물론이고, 채식마저 거부하며 햇빛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며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을 나무로서 여기면서 그 어떤 음식물의 섭취도 거부한다.
3. 평가
학계 및 일반 대중에 있어《채식주의자》는 육식, 가부장제,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폭력성에 대한 비판으로 주로 해석되고 있다.[9] 특히 사회 공동체 안에서 일종의 규범으로 포장되어 가해지고 있는 일상적인 '폭력'을 개인이 저항하는 과정 속에서 미학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에코페미니즘 소설으로 접근하여 해석하기도 한다.[10] 문학평론가 황현산 교수는 채식주의자를 깊이 있는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관점으로 평가했다. # 다만 단순히 에코페미니즘이 이 소설에서 저자가 전달하려는 핵심 전달 주제로 보긴 어렵고 작품의 다양한 접근법과 해석 중 하나라 할 수 있다.[11]
또한《뉴욕타임즈》는 The Vegetarian의 평론에 대해 오히려 반대되는 평가를 내린 적이 있는데, 서구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비하나 '고문 포르노'와 같은 측면에서 해당 작품에 비난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원대학교의 김대중 교수는 작품세계에 대한 해외 평자들의 설왕설래이고 영어권 독자들이 작품을 잘못 이해하게 만들었다며 이러한 논란의 상당 부분은 데보라 스미스의 의역을 넘어선 오역들에 기반하고 있다고 대변했다.[12]
번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 문단을 참조.
한국에선 <몽고반점>[13]에 호평을 내리는 것에 반해 영역본 제목으로 <채식주의자>가 선택된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영역본 소설이 통합되어 나와 연작의 첫 번째인 <채식주의자>를 그 타이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연작 3부작(The Vegetarian)이 통합돼서 183쪽으로, 247쪽의 원서보다 쪽수가 적어졌다. 외국 서평 사이트 Goodreads(굿리즈)에서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직전 기준으로 독자들이 매긴 별점은 3.5점으로 낮은편[14]이지만 8,800개가 넘는 서평이 올라왔다. 굿리즈 페이지.
4. 수상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몽고반점〉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출간된 이후부터 맨부커상을 수상하기 이전까지 판매량은 30,000부에 그쳤으나, 수상 이후 단 3일만에 320,000부를 돌파하고 한강의 다른 대표작들인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도 동시에 베스트 셀러에 랭크되었다.(2016년 5월 22일 기준)
5. 저자 인터뷰
소설가 한강이 직접 들려주는 소설 ‘채식주의자’ 이야기 - KBS 20160517 방송
6. 미디어 믹스
6.1. 영화[
메인 예고편
2010년에 영화화된 적이 있으나 평가는 좋지 않다.
6.2. 이탈리아어 연극
이탈리아의 극단 INDEX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주요 극장 및 페스티벌과 공동 제작하며 2024년 10월 25일부터 상영 예정이다. #
7. 영어 번역 논란
영어 번역에 대해서 현지인들의 감수성에 맞춰 적절히 의역을 했고, 번역이 아니라 원래부터 영어로 쓰인 듯 문장이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많다.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맨부커상 수상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말도 나올 정도이다. 하지만 면밀히 비교해보면 의역으로 허용할 만한 범위를 넘어선 오역들이 꽤 있다. 원문에서 성별이 명시되지 않은 의사와 간호사를 소위 젠더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각각 she와 he로 옮긴다든지. 당연한 얘기지만,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목적을 번역 과정에서 텍스트에 담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문장의 주어를 혼동해 완전히 엉뚱한 내용으로 바꿔버리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마치 아내가 유령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원문)
'아내가 유령처럼 보였다' (번역)
으로 번역하거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허둥댔다' (원문)
'다른 사람이었으면 허둥댔을 것이다' (번역)
으로 번역했다.#
그나마 한강 작가 왈, 이후 작품인 《흰》에서는 데보라 스미스의 한국어 실력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사실 이건 스미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어권 번역자들 사이에서는 영어를 쓰는 독자들(정확히는 영미권 독자들)에게 책을 잘 읽히게 하려고, 원작자와 별다른 상의 없이 파격적으로 의역을 해버리거나, 외국인은 이해하기 힘든 요소들을 멋대로 쳐내버리는 경향이 강한 탓도 있다.
이는 자국민 작가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돼서, '플롯은 재미있는데 잘 안 팔릴 것 같은 문체다' 싶으면 편집자의 재량 하에 가차없이 윤문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워낙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 문화가 발달한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는 윤문에 더욱 거침이 없는 편이다. 물론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큰 윤문이나 첨삭 없이 원작자가 쓴 버전 그대로 덜컥 시장에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채식주의자》의 번역에 관해서는 문단에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단어가 번역 생략되고, 원본에는 없는 영어 문장이 생기기도 하면서 그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작가의 원래 의도에서 변질됐다는 주장#1, #2도 있으며, 원작의 주제 의식을 잘 살려낸 좋은 번역이라는 주장도 있다.
영문학자 겸 번역가인 서강대 명예교수·울산과학기술원(UNIST) 초빙교수 김욱동은 텍사스대학 번역학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번역 리뷰(Translation Review)" 100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미스의 번역이 오역과 졸역이 많은 부적절한 번역"이라고 주장했다.
김욱동 교수는 "스미스는 한국어의 기본 어휘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있다. 가령 기본적인 어휘인 '팔'과 '다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arms'라고 번역해야 할 것을 'feet'로 번역하고, 'feet'로 번역해야 할 것을 'arms'로 번역했다", '고가도로'의 고가(高架)를 높은 가격이란 뜻의 고가(高價)로 오해해 'expensive'로 번역하고, 아파트의 '앞 동(棟)'을 동쪽을 뜻하는 'out east'로 번역하는 등 동음이의어를 잘못 번역한 사례들도 열거했다. 또 주어나 친족어, 구어 등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해 "아르바이트생이 펑크를 내다"를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고 번역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베이비시터로 번역하는 등의 사례도 심각한 오역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스미스는 그동안 인터뷰나 강연을 통해 여러 번 자신의 번역이 '창조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자구에 얽혀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번역에서 말하는 '창조성'이란 원문에 충실한 뒤 목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번역할 때 달성할 수 있다. 즉 원저자가 암시적으로 표현할 것을 목표 독자의 이해를 위해 좀더 명시적으로 옮기는 것이 창조적 번역이다. 번역의 창조성은 오역이나 졸역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면죄부가 결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번역가인 스미스는 모든 번역은 창조적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으며,#1, #2 한강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어는 영어에 비해 컨텍스트가 중요하고, 뉘앙스가 풍부한 언어라는 전제를 상정할 때, 《채식주의자》의 영역본은 그 뉘앙스를 포착해 나름의 방식으로 옮겨내려고 노력한 번역자의 시도이자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며, 실수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실수들이 이 소설을 전달하는 데에 결정적 장애물이 되거나, 이 책을 근본적으로 다른 별개의 책으로 만들어버렸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한국외국어대 영어통번역학부 윤선경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번역가 스미스가 명백한 오역 일부를 제외하면 에코페미니즘(생태여성학)적 주제의식을 잘 살린 번역이라고 주장했다.
논문의 내용을 보면, 원작에서 성별을 특정하지 않을 때 데버러 스미스는 젠더 고정관념을 깨는 번역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소설 속 의사와 간호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의사를 여성(she)으로, 간호사를 남성(he)로 번역한다. 채식주의자인 주인공 영혜가 원작에서 “세상의 모든 나무들은 형제 같다고 말하는 장면은 영어판에서 한국어 ‘형제’가 ‘형제와 자매’(brother and sister)로 번역된다. 이외에도 데보라 스미스는 원작의 주제의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등장인물을 다소 변형한다. 윤 교수는 논문에서서 “원작에서 주인공 영혜의 남편과 언니 인혜의 남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부장적이며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추구하는데, 스미스는 (내용의) 추가와 변형을 통해 두 남편의 남성중심적 태도를 강조한다. 또한, 원작의 인혜는 자신을 탓하고 남편을 이해하며 가부장제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스미스는 인혜의 흔들리는 순간을 최소화하며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바꾼다” 라고 설명했다.[15]
윤선경 교수가 말하는것은 대학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80년대 영미권에서 발생한 "페미니즘 번역" 방법론이다. 페미니즘 번역이란 캐나다 퀘백에서 1980년대에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번역 방식으로 처음에는 불어로 제작된 페미니즘 책의 내용을 훼손 없이 영어로 번역하기 위해 시작됐는데 이후 가부장제, 여성혐오 등에 대해 반대하는 번역 방식으로 발전했다. 급진적 번역의 경우에는 원본이 페미니즘 책이 아닌데 이를 페미니즘 형식에 맞춰 바꾸기도 한다.
"페미니즘 번역" 방법론을 따르면 애초에 번역이란 원문을 재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역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윤선경 교수는 "즉 한강은 ‘채식주의자’의 작가이고, 데보라 스미스는 ‘The Vegetarian’의 작가인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맨부커상 수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원작자와 번역가의 상금이 동등했는데, 이는 ‘채식주의자’가 수상하는데 있어 작품에 대한 크레딧이 동등했음을 인정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16]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윤선경 교수 개인의 생각이며, 이후 <K문학의 탄생>을 출판할 때 한강 작가는 윤선경 교수의 본문 인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지난해 8월 <채식주의자> 영어번역 비평 글을 출판하는 마무리 단계에서 한강이 본문인용 허락에 회의적이라는 뜻밖의 소식을 편집자에게서 전해 들었다. 작가가 나의 텍스트 해석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고 나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한국어 원본에서 인혜가 남편과 여동생의 정사를 알고 나서도, 남편을 이해하고 자책하려 드는 답답한 순간을 가부장제에 순응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한 반면, 작가는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했다. 그럼, 저자의 의도와 다른 해석은 잘못된 것인가. 나는 편집자로부터 논문수정을 권고받고 촉박한 시간 속에서 노심초사하며 수정해서 제출했지만, 끝내 거부되었다. 결국 인쇄소 가기 직전 나의 글만 들어내고, <K 문학의 탄생>은 출간됐다.
윤선경, 원작가 ‘한강’ 개입, 한국문학 번역과 세계화에 도움이 될까 (경향신문)
8. 청소년 유해도서 지정 재조명
한강 ‘채식주의자’를 유해 도서로 지정한 경기도교육청 - 국민일보
‘노벨상’ 한강 소설 유해도서 지정한 경기도교육청 논란 - 시사저널
'유해도서' 폐기 한강 소설, 노벨문학상 받고도 '권장도서' 안 된다 - 프레시안
2024년 5월 경기도교육청의 청소년 유해도서 폐기 대상 목록에 한강의 작품이 등재된 사건이 재조명됐다.
일부 보수 학부모 단체들이 특정 서적을 자의적으로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하여 초중고 학교 도서관에서 해당 책들을 뺄 것을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간행물윤리위원회는 해당 단체들이 청구한 유해도서 심의 68권 중 67권이 유해 도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결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 11월 관내 초등학교에 '부적절한 논란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 교육목적에 적합하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 해당 학부모 단체들이 언급한 책을 사실상 폐기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2024년 2월에도 학교들을 압박하여, 각 학교 도서관위원회에서 알아서 폐기에 나서다 보니 폐기 도서 목록은 517종 2,528권으로 보수 학부모 단체들이 요구한 43종보다 훨씬 더 많았다. 도서들 중에는 구의 증명, 눈먼 자들의 도시 같은 다른 작가의 소설들뿐만 아니라 과학, 철학 서적들도 있었으며, 경기도 초중고 341개 학교 도서관에서 채식주의자를 포함한 517종 2,528권의 책들을 폐기했다.[17][18]
논란이 되자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청이 직접 폐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은 아니고, 폐지 도서 목록도 각 학교들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경기도교육청 측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을 단순히 조사하라는 것이지 폐기하라는 지시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도서의 유해성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으며, 지난해 9월 보수 학부모 단체가 “학교 도서관에서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폐기하라”며 연 기자회견을 다룬 기사 등을 참고하라며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작품에 대한 특혜라고 보여질 수 있고, 도서관 운영위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하므로 한강 작가의 소설들을 권장하거나 장려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의 책이 폐기된 곳은 경기도 전체에서 학교 1곳에서 책 2권만 폐기된 것이라 폐기 논란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도서에 대해 이상문학상 심사위원들은 '탐미와 관능의 세계를 고도의 미적 감각으로 묘사했다'라는 평가를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탐미주의'로 볼 수도 있으므로 노벨상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아직 성숙하지 않은 초중고 학생들이 함부로 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유해도서 지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물 검열은 자체 검열이므로 표현 수위가 높다고 19금 딱지가 붙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