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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사, 남아공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한다는 발언으로 논란 촉발
◦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 남아공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한다는 의혹 제기
- 5월 11일 루번 브리지티(Reuben Brigety)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는 남아공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브리지티 대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남아공 해군기지에 정박한 화물선이 무기와 탄약을 싣고 러시아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브리지티 대사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은 용납할 수 없으며, 남아공이 중립을 지키지 않는 것에 우려하는 미국 고위 인사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 남아공 대통령실은 해당 선박에 대해 이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브리지티 대사의 의혹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AP통신은 해당 화물선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 혐의로 지난 2022년 5월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회사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 의혹 제기 이후 랜드화 폭락....대사는 남아공 정부에 사과
-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 이후 5월 12일 랜드화 가치는 아홉 달만에 최대 낙폭을 보이며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아공 자산관리기업인 인베스텍(Investec)의 애나벨 비숍(Annabel Bishop) 수석경제학자는 이미 전력난과 인플레이션으로 남아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된 상황에서 남아공이 실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큰 경제적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 남아공 외무부는 즉각 브리지티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했으며, 5월 13일 남아공 외무부는 브리지티 대사가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브리지티 대사는 트위터(Twitter) 계정을 통해서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 러시아 자극하지 않으려는 정부와 강경 대응 요구하는 야권 대립
◦ 남아공 정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 체포 문제로 딜레마 직면
-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ICC 회원국인 남아공은 오는 8월 남아공에서 열릴 BRICS 정상회담에 푸틴이 직접 참석할 경우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남아공 집권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사무총장 피킬레 음발룰라(Fikile Mbalula)는 남아공 정부가 푸틴을 체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하며 남아공이 소수의 이익만을 따르는 ICC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 4월 25일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도 여당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언급하며 논란이 촉발되자, 라마포사 대통령은 같은 날 긴급 회견을 열고 남아공이 ICC를 탈퇴한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 대통령과 ANC와의 소통 오류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ANC는 ICC 탈퇴 결의안을 철회한 바 있다.
- 결국 5월 2일 남아공 현지매체인 선데이타임스(Sunday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익명의 남아공 정부 관료는 푸틴 대통령이 남아공에 온다면 체포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정부가 푸틴 대통령이 비대면 화상 회의를 통해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방안을 러시아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남아공 야권, 정부의 미온적인 러시아 정책에 반발
- 야권은 정부의 러시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남아공이 확고하게 러시아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아공 야당인 민주동맹(Democratic Alliance)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동맹 소속인 알란 윈데(Alan Winde) 웨스턴케이프주 주지사는 지난 4월 웨스턴케이프주에 위치한 케이프타운에서 열릴 BRICS 정상회담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중앙정부가 나서지 않더라도 주 경찰력을 동원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5월 15일 로렌스 음바타(Lawrence Mbatha) 남아공 육군참모총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국방 협력과 양국군의 전투 준비 수준을 강화하는 방안에 관해 올레그 살류코프(Oleg Salyukov) 러시아군 육군 총사령관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코바스 마라이스(Kobus Marais) 민주동맹 대변인은 이번 방문이 부끄럽게도 러시아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미국, 남아공이 표방하는 중립에 대해 우려와 의혹 제기
◦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 남아공에 대한 미국의 불만 드러낸다는 분석
- 미국의 보수 성향 언론 폭스뉴스(Fox News)는 브리지트 대사의 돌발 발언이 대사의 독단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남아공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국무부가 대사의 발언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 제임스 리시(James Risch) 미국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소속 상원의원은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남아공 정부가 보이는 행보가 중립적이며 미국에 우호적이고 평화를 추구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 엠마 루이스 포웰(Emma Louise Powell) 남아공 민주연합의 국제관계 전문가 또한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이 남아공에 보내는 미국의 메시지며,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남아공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경고라고 해석했다.
◦ 남아공, 중립 원칙 강조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재를 위한 사절단에 동참
- 남아공이 러시아의 편을 든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 라마포사 대통령은 5월 15일 남아공이 주권국가이며 중립의 원칙이 확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강대국 사이의 갈등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편 남아공은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월 16일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 외에 잠비아, 세네갈, 콩고공화국, 우간다, 이집트 아프리카 6개국으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평화 계획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VOA, South Africa admits US claims that arms were shipped to Russia ‘still stand’, 2023. 05. 17.
AP, South African army general in Moscow days after country accused of sending weapons to Russia, 2023. 05. 16.
VOA, South Africa Military Delegation in Russia to Discuss Combat Readiness, 2023. 05. 16.
DW, South Africa denies supporting Russia's war in Ukraine, 2023. 05. 15.
BBC, South Africa says US ambassador apologised for alleging country supplied arms to Russia, 2023. 05. 13.
Reuters, S.African rand sets record low, volatility seen ahead, 2023. 05. 13.
AP, US ambassador accuses South Africa of providing weapons, ammo to Russia, 2023. 05. 12.
The Guardian, South Africa summons US ambassador over his claims it is arming Russia, 2023. 05. 12.
[관련 정보]
남아공, 국제형사재판소의 러시아 대통령 체포 영장 발부에 신중한 반응 (2023. 4. 3)
Al-Jazeera, Putin ICC warrant debate goes on in South Africa: What to know, 2023. 05. 03.
Fox News, Putin faces possible arrest if he attends BRICS summit in South Africa: Report, 2023. 05. 03.
Anadolu Agency, Putin to be arrested if he visits South Africa, opposition leader warns, 2023. 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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