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천안함 용사들 기억해줘 감사”
한미동맹 70주년 호국 음악회 개최
초청받은 유족 38명 “위로 받았다”
韓총리 “장병들 영웅적 희생에 경의”
26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대한민국 해군 호국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연평해전·천안함 용사 유족 38명과 함께 음악회를 찾았다. 연평해전·천안함 용사 유족들은 한 총리 옆자리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최혁중 기자
“세월이 흘러 이제는 전사(戰死)한 형보다도 나이가 많은 중년이 됐다. 20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형과 연평해전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윤영하 소령의 동생 윤영민 씨(46)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해군 호국 음악회’를 지켜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음악회에서 연평해전·천안함 용사 유족들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손을 잡고 연단에 올랐고, 한 총리의 옆자리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선 기존의 군(軍) 장성들이 앉던 객석에 유족들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들의 유족을 마음으로 예우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해군은 이날 한미동맹 70주년과 건군 75주년, 충무공 이순신 탄생 478주년을 맞아 호국 음악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 총리 외에도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윌러드 벌레슨 미8군 사령관, 보훈용사와 시민 등 240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 발전의 저변에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어 왔으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 총리는 음악회 시작 전 연평해전·천안함 용사 유족들과 가진 사전 환담에서 “장병들의 영웅적인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제2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 씨(77)는 “아들이 잊히지 않았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며 “전쟁기념관 등에서 학생들에게 연평해전 등과 관련된 역사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음악회에서는 한국 해군과 미8군 군악대의 협연도 펼쳐졌다. 한미 연합 군악대는 충무공의 임진왜란 당시 한산도 대첩을 다룬 영화 ‘한산’의 주제가를 먼저 연주했다. 군악대는 이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국내에 파병된 미군들이 즐겨 들었던 유행가들을 연주했고, 초대 해군참모총장인 손원일 제독의 장남 손명원 씨(82)도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동요 ‘오빠생각’을 불렀다.
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