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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그늘 아래서
 
 
 
카페 게시글
순수한 영혼들의 맑고 아름다운 명시 마을 스크랩 [윤동주] 소년
참마로니에 추천 0 조회 75 06.08.25 12: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그림출처 http://blog.naver.com/community95/120003497327

 

 

 少  年

 

 

  여기저기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드려다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보면 손바닥에는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드려다본다. 손금에는 파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이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이 어린다.

 

 

- 윤 동 주

 

 

 

*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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