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출처 http://blog.naver.com/community95/120003497327
少 年
여기저기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드려다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보면 손바닥에는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드려다본다. 손금에는 파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이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이 어린다.
- 윤 동 주
*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
출처: 강가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