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싸가지가, 내 짝이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한 가장에게 닥쳐온 시련. ‘베체트씨’ 병에 걸리게 된 아빠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병에 걸린 것이라며 병이 낫기 위해서는 도심을 벗어나야 한다고 뜻을 세운다. 그런 아빠의 협박 아닌 협박으로 온 식구가 도심 생활을 정리하고 양평의 한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울에서 외고를 다니는 게 꿈이었던 ‘아령’은 똥바가지를 쓴 것처럼 양평의 모든 것이 불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억지로 이사를 오던 날, 차에서 내리려던 아령은 관절인형을 매달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자애와 부딪칠 뻔했다. 가까스로 몸을 피한 아령에게 사과 한마디도 없이 번개처럼 휙 지나간 여자애를 그때부터 싸가지라고 부르게 된다.
아령은 집도 학교도 마을 사람들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전학 간 날, 운명의 장난처럼 자신과 부딪칠 뻔하고도 사과 한마디도 없이 떠난 그 싸가지와 짝이 된다. 처음에는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던 짝 ‘이슬’이가 자신처럼 전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의 속내를 조금씩 터놓는 사이가 되면서 둘은 그렇게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싸가지가 된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버킷리스트를 완성해간다.
이슬이의 집에 초대를 받은 아령은 이슬이의 이모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된다. 이슬이의 부모님이 모두 일찍 병으로 돌아가셨고, 그 뒤로 이슬이는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인형(‘잭’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분신처럼 소중히 여긴다)에 집착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이슬이가 엄마처럼 죽을병에 걸려 금방 죽을 것이라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아령은 그런 이슬이를 설득하기 시작하는데…….
아령의 아빠는 이사를 반대하는 딸에게 아무런 목표도 없이 외고에 가는 게 꿈이냐며 아빠를 살리는 일보다 그깟 학교가 중요한지 반문한다. 그렇게 둘 사이는 서먹서먹해지는 듯했지만 어떻게든 양평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남으려는 아빠와 엄마의 노력 덕택에 아령은 도시가 아닌 이곳에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된다.
아령이의 가족과 이슬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성장통을 겪으며 전학생의 고충, 삶과 죽음, 가족 간의 사랑, 꿈과 우정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