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달, 유나의 거리
드라마 ‘유나의 거리’ 에 대한 소감문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작가 김운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창 대게 장사를 하던 때, 김운경 작가는 매출을 대단히 많이 올려주었다.
나로서는 드라마 소감문 하나로 땡 잡은 셈이다.
유나의 거리, 20 년전, 김운경 작가는 드라마, ‘서울의 달’을 썼다.
중학교 중퇴하고 서울로 올라온 최민식, 농고를 졸업한 한석규는 고향친구 끼리 달동네에서 같이 산다.
작은 공장 경리였던 채시라를 두 사람이 좋아한다. 한석규는 엉성한 사기꾼 제비였고, 우직한 최민식과의 사랑 싸움은 물론 한석규의 승리였다.
동네 춤선생 김용건을 존경하던 한석규와 최민식, 김용건에게 사랑의 조언을 받으며 김용건 역시 윤미라를 유혹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다 드디어 성공한다.
그들의 사랑 싸움은 사실 알고보면 별거 아닌셈이다.
서울의 달동네는,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억울한 피해자들의 고향이다.
달동네는, 그들이 상경하기 전에 살았던 농촌공동체의 2탄이다.
여전히 달동네는 존재한다.
서울의 달, 20 년 후 김운경 작가는 ‘유나의 거리’를 발표한다.
현대판 신파 드라마를 보지 않던 나는, JTBC에서 드라마를 광고 하는 과정에서 김운경의 이름을 발견했다.
가슴이 뛰면서, 드디어 ‘유나의 거리’를 시청했다. 역시 김운경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유나의 거리’ 는, 아파트 건설의 건설 재벌과 땅투기 복부인 세력에 의해 달동네에서 쫒겨나 겨우 서울의 강북 변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서울의 달’ 2탄이었다.
주인공 김옥빈은 고아로 자라면서, 소매치기로 살아간다. 그녀를 좋아했던, 우직한 청년 이희준, 그들이 세들어 사는 집 주인 이문식을 비롯하여, 유나의 거리 캐릭터들은 악역과 선한 역이 헷갈리는 미워할 수 없는 존재다.
심지어 작은 캐릭터 중에 하나였던 동네 깡패까지도 미워할 수 없었다.
서울의 달에서 최민식은 서울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그를 짝사랑했던 김원희를 데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유나의 거리에서의 동네 깡패 역시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싶었지만, 돌아갈 수 없었다.
농촌도 이미 20 년전과 다르게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달에서의 농촌은 빈손으로 돌아가도 충분히 농사를 할 수 있었지만, 20 년이 지난, 유나의 거리에서의 농촌은 서울에서와 비슷하게 탕투기 세력들에 의해 돈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땅값이 상승해 있었다.
부동산 세력들은, 땅이 가진 원래의 의미를 더럽히는 나쁜 놈들이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고, 필요한 일들을 못하게 하는,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도둑놈들이다.
서울의 달과 유나의 거리에서의 사람들은 땅투기의 피해를 본 사람들이다.
재테크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부동산 투기는, 투기 한사람 뿐만아니라,전국민에게 피해를 안겨준다.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번 사람은 졸부가 된다.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은 졸부를 탄생시켰다.
유나의 거리에 출연했던, 배우 김옥빈 신소율 이희준은 내가 젊은 배우들 중에 유일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서울의 달의 최민식 한석규 채시라 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