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여행-14-
나는 이런 분위기에서 여행을 준비한다는 것이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이 정도 나이에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면, 굳이 여행까지 가서 몸과
마음에 대한 삶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까. 지금 분위기가 괜찮거든.
-나강석-
나는 약간 놀라 그녀를 봤다. '벌써 마음이 바뀐 것인가?' 그녀는 표정이 밝은 채 미소짖고
있었다.
"아닙니다. 꼭 가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 노인네의 여행은 자유스러워야 하거든요.
여행은 집을 떠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지요."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요?"
나는 그녀를 봤다. 그녀는 호기심 많은 소녀 같았다. 그녀는 초롱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건 여행이 아닙니다. 집에서는 그 혹은 그녀가 떠났다 생각합니다. 삶을 떠났다는 것이지요.
다시 돌아오지 않은..."
"그 마지막이 죽음일 수도 있겠군요."
그녀가 말을 마치며 숙연해졌다. 분위기가 가라않았다. 나는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끝난 것은 아닙니다. 신정에 가나 구정에 가나 가는 것은
마찬가지 이니까요."
"어머~ 나강석 씨. 어떻게 그렇게 태연하게 말씀하세요. 죽음이라는 인생의 마지막 행위를
말하시면서요."
"허허허~ 미안합니다. 실은, 그런 단어를 막 사용하는 것은 안 좋지요."
나는 심각해지는 분위기를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어~ 박윤주 씨. 한국에는 노년들 사이에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가 화제라는데, 보셨어요?"
-박윤주-
나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멀쩡하게 생긴 모습이다. 나는 이야기만 인테넷으로 들었지 보지는
못했다. 노인네의 육체적 사랑이야기 정도로.
그래도 그 물음을 듣자 스토리가 단편적으로 떠오른다. 괜히 얼굴에 열이나는 것 같고 가슴이
울렁거린다.
"아니요. 보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들어봤어요. 아마도 70대 노인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기억해요."
"예. 사람들의 삶이라는 것이 참 다양하다 생각듭니다. 많은 생각을 해야할 노년들의 삶 중 하나일
것입니다. 참."
그가 말하다 말고 나를 봤다.
"박윤주씨. 정말 이번 여행에 동행할겁니까?"
나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 나훈아와 떠오르는 이미지가 좀
비슷했다. 그는 얼굴이 좀 더 갸름했고 얼굴이 맑았다. 면도를 자주 하는지 얼굴에 털이 보이지 않는
미끈한 모습이었다. 얼굴의 옆 모습은 섹시하기도 하였다. 이거, 내가 왜 이래? 나는 스스로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미사려구나 권모술수를 쓸 수있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함께 여행을 한다면 평생 처음으로 모험을 하는 것이다. 그 여행 중에
어떤 형태로든 운명이 나타날 것이다. 나는 진심어린 얼굴로 거의 눈을 보며 말했다.
"네. 함께 동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하는 모험이예요. 나강석씨를 믿기도 하고요.
언제 출발할 건데요?"
"좋습니다. 저도 이런 여행은 처음입니다. 저 또한 박윤주씨를 믿습니다. 가능하면 모레 출발할 것
입니다. 그리고 돌아 올 날은 기약없습니다. 내일 중에 각자 필요한 것들과 공동으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합시다. 제가 모레 아침 6시에 박윤주씨 콘도 주차장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문을 두드리겠습니다.
하실 말씀있습니까?"
"예. 좋아요. 그런데 말씀이 너무 군인 같이 딱딱해서 싫어요."
"아. 그렇군요. 고치겠습니다."
그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스스로 부드럽게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야지.
그것도 하나의 일이되었다.
그가 나를 주차장에 내려주고 내일 아침 일찍 다시 만나기로 하고 떠나자 나는 황당한 마음으로 방에
들어왔다. 갑자기 여행이라니? 그야말로 졸지에 준비없이 먼 길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왕복 6일이될지, 10일이 될지 아니면 영 못 돌아올지 그것은 운명이 정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깜짝 놀랐다.
첫댓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음에 작은
행복을 준 데요 오늘 하루 예쁜 말 많이
하세요 따뜻한 화요일 보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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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PUD3J8y02X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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