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제영2012.무진년(壬辰年)의 송년 파티는 안철수와 문재인의 코믹한 버라이어티-쇼(varietyshow)로 무대가 열릴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의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춤추고 노래하겠노라는 안철수의 약속(시사IN에서)이 지켜지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박근혜로 대변되는 사대주의 굴종의 관성에서 부패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으면서도 그것 조차 인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정국을 갈아엎어야 한다는 안철수의 열망과 의지의 기인(基因)이 몹시 궁금했다. 상류층 지식 계급이고 운동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휴지를 버리다가 눈에 띄인 신문지조각(한겨레?)이 내 호기심을 풀어주었다.
윤여준(전 환경부 장관), 박경철(안동 신세게 연합클리닉원장)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아마도 뜻이 맞는 이들이 함께할 자리를 신문사가 주선한 기사였지 싶다. 손바닥 크기의 파지에서 읽을 수 있는 대화는 서너 줄에 불과했다. ‘걸핏하면 종북 색깔론으로 편을 가르려는 집권층에 넌덜머리가 난다’는 내용이었다.(전체 내용을 읽고싶었지만 날짜를 몰라 신문을 구하지 못했다.)
“...종북 좌파세력에게 절대로 정권을 내줄 수 없기에 죽을 각오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 새누리당 중앙 선대위 김무성 총괄 선대 본부장의 선언이다. 김무성이 누구인가 재벌급 재력가다. 오늘까지 권좌를 누려온 외모까지 그럴듯한 권력의 모델이다. 종북 척결의 수문장으로서 김무성은 박근혜 공주님을 모시기에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18대 대선후보로서의 박근혜의 구호중 가장 높이 치켜든 기치가 통합 정치다. 도무지 요지경속이다. 비판지식인들을 색칠하여 종북이라고 몰아내고 철새 정치인과 금전 관계에서 깔끔하지 않았던 인사들을 수용 자선사업을 개장함이 통큰 통합 정치인지 그 의미를 찾기에 어지럽다.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2012.10.26일 박정희 전 대통령33주기 추도식이 열리었다. 국립현충원 입구에서 묘역까지 ‘육영재단’ ‘정수회’등 이름표가 달린 고속버스 승합차등으로 북새통이었고 경찰 추산으로 1만2000 여명의 추모객이 집결했다고 한다. “종북 현상이 변수가 아닌 상수로 떠올라 있다.
"어쩌다가 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나”(채영철 추도위원회위원장의 식사(式辭에서) “DJ.(김대중 전 대통령)남북공조의 6.15선언과 햇볓 정책, 노무현의 10.4 공동 선언 등은 성스러운 대한민국 땅에서 말살 추방시켜야한다.” “노무현씨의 2007년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포기 발언에 대한 진상을 은닉하려는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명승 성우회장의 추도사에서) 100명 정도의 인원이 모이는 모임에도 축사나 조사 격려사 등은 사전에 의뢰를 한다. 주인없이 방치된 무명의 무덤가를 지나다 가도 슲음이 느껴지는게 보통사람들의 감성이다.
하물며 잘했건 못했건 전직 대통령의 추도식이다. 그들이 진정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애틋한 아픔이 있었을까 안보위주의 살벌한 언어로 라열된 그들의 추도사는 종북진영 퇴치를 위한 전투에 출정하는 전사들을 독려하는 격려사였다. 특히 DJ는 박정희로 하여금 박해를 받았던 정치인이다. 굳이 김대중을 언급함으로서 망자의 심기를 구겨놓을 필요가 있었을까. 박근혜가 과거의 잘못을 사과 하였을 때 한 여성이 “여러 사람을 죽여 놓고 무슨 자격이 있다는 겄이냐”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그들의 추도사가 가슴에 울리는 추모의 숙연한 감동을 주었다면 이 여인이 분노를 터트릴 수 있었을까?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않는 박근혜다. 1만 2000여명 군중의 이용가치를 놓질 리가 없다. 대선 경쟁자 문재인을 공격할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추도사에 노무현이 등장하고 김대중이 등장한다 이치에 어그러지는 NLL문제도 들고나왔다.
박근혜에게 그들은 추도객이 아니라 개개인이 모두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박근혜 자신을 위한 투표용지로 보였을 것이다. 목욕재계하고 망자를 대하는 경건함이 무릇 사람의 도의이거늘 박근혜는 거짓과 왜곡의 불순한 욕망으로 추도식에 임했다. 불효를 저질렀다. 아버지를 변호할 자격을 상실했다. 경향신문(2012.10.27.)이 재덕 기자는 그 날 추도식을 소개하면서 기사 제목을 다음과 같이 달았다.
‘종북 성토장’ 된 박정희 추도식… 근령·지만·서향희는 불참 27일 충청지역 유세에 나선 박근혜는 대전에서 또 노무현을 물어뜯기에 신바람이났다 노무현을 무능과 악덕(惡德)으로 몰아 부치고 문재인을 노무현과 동일시 하며 성토를 했다. 박근혜는 “노무현 정부는 정권을 잡자마자 이념 투쟁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생이 파탄 나는데도 밤낮 없이 편 가르고 선동했다. 실패한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느냐” 그녀의 언변은 청산류수이다. 누구도 그녀의 교발기중(巧發奇中)에 혹하지 않는 자가 없다.
다음은 박근혜 공주님을 모시었던 최필립의 증언이다. “1974년 육영수여사가 돌아가셨을 때는 장례식장에서 밤새는 사람도 많고 대단했는데 박대통령이 죽은 다음에는 밤새는 사람 한 명이 없었다...후략” 18년 집권에 박정희 대통령의 시신 곁에서 밤샘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었다는 이 해괴한 의미를 박근혜가 평생 가슴에 묻고 근신해야 하거늘 그녀는 경솔하기 짝이 없다.
노무현을 적대시 했던 사람들 조차 그와의 이별에 땅을 치고 통곡 했음을,추모의 인파가 해일 같았음을 박근혜와 그 권속들만이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자신의 영욕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시민을 자신의 아버지가 살해하였는지 그 것을 알면서도 통치자가 되겠다고 거짓말을 밥먹 듯 하는 박근혜가 사람일 수 있을까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살해된 (이승만, 전두환도 포함) 그 많은 원혼을 뒤늦게 나마 안식처로 인도하고 그동안 지옥같은 생활을 극복한 유족을 위로하고저 출범한 과거사 진상규명 위원회의 활동이 그리도 증오의 대상이었었나 원혼을 고히 잠재우고저하는 작업이 이념 투쟁이고 편가르기인가. 가해자의 입장에서만 사건을 인식하는 박근혜의 역사관에 소름이 끼친다.
매듭 말.
조치원에는 나를 지도해주는 청년 선생님이 많다 그들중 세종시 건설에 많은 일을 거들었던 世宗Post 홍석화 기자와 전화로 몇 마디 주고 받았다.
“이번에 어느 쪽이야.” “안철수요” “왜?” “민주당보다 안철수 쪽이 더 강력하게 박근혜를 쓸어뜨릴 의지가 보여서요.” 그는 물론 문재인 쪽에서 일을 할 것이다 세종시의 큰 일꾼이니까.
2012.12.2. 소설가, 김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