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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97.2m봉 강우레이더관측소에서 바라본 가리산
그런데 물이 아무리 소리높이 골짜기를 울려도 산은 역시 조용하다. 아니, 실은 정적이 잡음보다 더 시끄럽다.
귀를 아프게 파고든다. 도시의 잡음보다 더 날카롭게 외친다. 혼자 나서지 말고 차라리 친구들과 함께 올 것을
그랬다. 웃고 떠드는 소리에 정적이 저편으로 물러났을 것을. 왠지 갑자기 마음이 쓸쓸해진다. 깊은 산길을 혼
자 걸으니까 그런가 했더니 바람소리인 것이다. 솔가지 스치는 바람소리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찢어놓고 지
난다. 작년에 메마른 잎이 아직도 가지에 달려 있으면 그것을 따각따각 울린다. 물은 봄의 소리를 내는데 바람
은 겨울의 소리만을 낸다.
―― 진웅기(陳雄基, 수필가, 1931~2005), 「산의 소리」에서
▶ 산행일시 : 2021년 4월 18일(일), 맑음, 미세먼지 보통, 약간 쌀쌀함
▶ 산행인원 : 2명(킬문, 악수)
▶ 산행시간 : 11시간 28분
▶ 산행거리 : 도상 20.9km
▶ 갈 때 :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타고 홍천에 가서(요금 7,400원), 농어촌버스 타고 성산으로 감
(요금(1,400원)
▶ 올 때 : 역내리 가리산자연휴양림 버스정류장에서 농어촌버스 타고 홍천으로 와서(요금 1,400원),
동서울 가는 직행 시외버스 타고(요금 12,300원) 용문에 내려, 무궁화호 열차 타고 청량리에 옴
(요금 3,800원)
▶ 구간별 시간
06 : 40 - 동서울터미널, 홍천 가는 시외버스 출발
07 : 45 - 홍천터미널(08 : 00 성산 가는 농어촌버스 출발)
08 : 25 - 성산(화촌면사무소) 정류장, 산행시작
09 : 00 - 319.7m봉
09 : 30 - 말고개
10 : 14 - △330.0m봉
10 : 49 - 345m봉, 무인산불감시시스템
11 : 15 - 354.7m봉
11 : 19 - 큰말고개
11 : 46 - 387.0m봉, △380.6m봉
12 : 28 - 한산(384.0m)
12 : 44 ~ 12 : 56 - 뒤돌아온 갈림길, 점심
13 : 14 - 427.8m봉
14 : 12 - 531.2m봉
14 : 20 - 곱돌고개, 임도 삼거리 안부
15 : 35 - △689.2m봉
17 : 30 - 997.2m봉, 가리산 강우레이더관측소, 하산
18 : 33 - 633.6m봉
18 : 50 - △527.4m봉
19 : 20 - 천현(泉峴), 도로
19 : 53 - 역내리(가리산자연휴양림) 버스정류장, 산행종료(20 : 00 홍천 가는 농어촌버스 탐)
20 : 32 - 홍천터미널(21 : 00 동서울 가는 직행 시외버스 탐)
21 : 38 - 용문터미널(용문역에서 22 : 02 청량리 가는 무궁화호 열차 탐)
22 : 40 - 청량리역, 해산
2-1. 산행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내평 1/25,000)
2-2. 산행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내평 1/25,000)
2-3. 산행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내평 1/25,000)
▶ 말고개, △330.0m봉
요즈음이 나들이하기에 썩 좋은 봄날의 절정이다. 더구나 주말이라 동서울터미널도 행락객들로 북적인다. 서울
홍천고속도로가 막히지나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버스는 천호대교 건너 88올림픽대로부터 거침없
이 달린다. 동서울에서 홍천까지 1시간 5분 걸린다. 홍천에서 08시에 출발하는 성산이나 철정 가는 버스를 타
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홍천은 아침안개가 자욱하다. 날씨가 쾌청할 조짐이다.
가리산을 가는 들머리가 서로 다르다. 캐이 님과 두루 님은 시외버스를 타고 철정으로 간다 하고, 킬문 님과 나
는 농어촌버스를 타고 성산으로 간다. 버스기사님에게 성산교 건너 새말 가까이서 내려주실 수 있겠느냐고 묻
자, 이 버스는 성포교 건너 삼포로 가니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성산에 내려 도로를 따라 가며 성산교를 건너는데
도로교통표지판에 ‘가리산 입구 10km’라고 한다. 못 볼 것을 보아버린 기분이다.
이번에는 가리산을 아예 그 긴 근원에서부터 오르기로 한다. 성산(城山)의 성산천과 홍천강의 합류지점 근처에
서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타고 오르는 것이다. 물론 가다가 옆구리 산인 한산(384.0m)을 들른다. 가리산 정상
까지 데드라인을 17시 30분으로 잡는다. 그래도 어쩌면 하산 막판에는 헤드램프를 켜야 하지 않을까 한다.
새말 가기 전에 성산지로 가는 임도를 가다 산모퉁이에서 흐릿한 인적 쫓아 산속에 든다. 바로 옆 산자락에 서
원 같은 기와의 고가가 보이는데 그 내력을 알아볼 틈이 없이 간다. 야트막한 산등성이 넘으니 산불이 크게 났
던 319.7m봉이 민둥한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서 볼 때는 벌목한 줄 알았다. 메케한 연기 냄새가 난다. 아마 지
난 3월 24일에 났던 산불이다. 벌채사유림에서 발생한 이 산불로 축구장 26개의 20ha가 소실되었고 진화작업
에 240여명의 인력이 동원되었다고 한다.(2021.3.24.자 인터넷신문 신아일보)
능선이 민둥하여 더욱 가파르게 보인다. 저기를 오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가가자 인적마저 태우지는 못했다.
엎드려 긴다. 시야를 가릴 것 없이 다 태웠으니 주변의 공작산을 비롯한 봄경치가 눈에 가득 찬다. 319.7m봉을
북진하여 내리고 산불지역을 벗어난다. 야산의 야성이 극성이다. 막자란 잔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안면 블로킹
하고 저돌한다. 이다음은 가시덤불숲이 대기하고 있다.
왼쪽 사면은 가파른 계단식 절개지이고 도로에 접해서는 철조망을 쳤다. 능선 마루금은 절개지 철계단 내려 말
고개다. 철계단 또한 철조망을 둘렀지만 쪽문을 여닫을 수 있게 했다. 난관은 끝나지 않았다. 도로 건너기가 어
렵다. 도로는 고속화국도라서 차량들이 쌩쌩 달리고 중앙분리대는 넘기가 약간 까다로운 철 구조다. 맹견(?) 두
마리와 놀고 있는 주민에게 멀찍이서 큰소리로 저기로 가는 길을 물었다.
도로 갓길을 조심스레 가다 보면 부목골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부목골 가기 전에 굴다리가 나올 거라고 한
다. 그랬다. 굴다리 지나니 옹벽 위로 철조망을 둘렀다. 다행히 여닫을 수 있는 쪽문이 보인다. 철조망 안으로
들었지만 높은 절개지다. 말고개 쪽으로 약간 가면 절개지를 오르는 철계단이 있다. 가 본다. 너무 높고 수직이
다. 고개 뒤로 젖혀 올려다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린다. 킬문 님이 손맛을 다시며 한번 올라가 보자고 한다. 나는
도저히 그럴 자신이 없다고 돌아서자 킬문 님도 돌아선다.
경사가 느슨한 사면이라고 고른다. 가파른 잡목 숲이다. 인적도 수적도 없다. 갈 지(之) 자 아닌 한 일(一) 자라
도 만들어 가며 오른다. 산행 초반부터 된 고역이다. 각시붓꽃, 얼룩제비꽃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훨씬 더 힘들
었을 것이다. △330.0m봉. 삼각점은 ╋자 방위표시만 보인다. 첫 휴식한다. 이제 춘유의 시작인가 한갓진 산길
이다. 말고개 건너에서 올라온 인적이 앞서 간다. 주변의 산 빛이 곱디곱다.
3. 319.7m봉은 산불이 나서 황무지로 변했다
4. 멀리는 공작산
5. 멀리는 공작산
6. 할미꽃(Pulsatilla koreana (Yabe ex Nakai) Nakai ex Mori), 백두옹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7. 오른쪽 멀리는 백우산, 그 앞 오른쪽은 송곡대산
8. 각시붓꽃(Iris rossii Baker)
9. 알록제비꽃(Viola variegata Fisch. ex Link)
10. 분꽃나무(Viburnum carlesii Hemsl.)
▶ 한산(384.0m), 곱돌고개
부드러운 산길이다. 야트막한 안부 지나고 교통호와 참호를 지난다. 잠깐 올라 345m봉이다. 무인산불감시시스
템이 있다. 군인들의 ‘산악체력단련코스’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345m봉 넘고 오른쪽의 ‘적근금지’라는 철조
망을 두른 사면은 산양삼 재배지다. 이어 354.7m봉을 내린 안부는 큰말고개다. 임도가 지난다. 홍천강 건너 바
라보이는 봉황산이 과연 봉황이 사는 듯 높고도 오색을 둘러 우아하다.
절개지가 높은 절벽이다. 왼쪽 사면으로 길게 돌아 생사면을 치고 오른다. 그래도 가파르다. 땀 뺀다. 능선에 들
면 잘난 길이다. 고도를 점점 높인다. 387.0m봉이다. 내가 지도를 오독하여 미리 사면을 돌아 제대로 가고 있는
킬문 님을 뒤도시라 부른다.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100m쯤 떨어진 △380.6m봉 삼각점을 보러 간다. 내평 465,
2005 복구. 또 △380.6m봉에서 수렴 걷어 바라보는 전경이 진경이다. 장릉의 끄트머리 한산과 그 너머 너머로
아득히 보이는 997.2m봉(강우레이더관측소)이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춘색 고운 숲속 길을 간다. 이런저런 산 이야기를 나누며 간다. 캐이 님과 두루 님은 철정에서 한산을 올라 곱돌
고개로 갔다. 곱돌고개에서 함께 점심 먹자고 한다. 그렇다면 한산을 들를 여유가 없겠다 하며 간다. 우리는 대
체 어디쯤 가고 있을까 새삼스럽게 지도를 들여다본다. 이런, 주능선을 한참 벗어나 한산 쪽으로 가고 있는 것
이 아닌가! 차라리 잘된 일이다. 주능선에서 0.75km를 벗어난 한산을 오른다.
비록 표고 384.0m이지만 브랜드가 있는 산이다. 철정에서 이정표로 안내하는 산이기도 하다. 한산이 큰뫼, 곧
큰산이라는 뜻일 것. 정상은 아무 조망이 없는 소나무 숲이다. 캐이 님은 곱돌고개 수로에 우리더러 먹으라고
튀긴 생선 한 접시 놓고 먼저 간다고 한다. 그들과는 1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우리도 주능선에 돌아와서
무덤가에서 점심 먹는다. 점심이랬자 나는 편의점 김밥 두 줄(비상식으로 백설기 떡, 군고구마 등이 있다), 킬문
님은 단팥빵 1개다.
한산에서 뒤돌아온 주능선은 인적이 없다시피 하다. 370m봉부터 잡목 숲이 우거진 오지다. 잡목 성긴 사면을
골라 길게 돌아 오른다. 427.8m봉이 첨봉이고 그 다음 531.2m봉은 진달래가 이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는
고산준봉이다. 외길이다. 바윗길 지나고 바람이 등 떠밀어 오른다. 오르막이 아니면 추울 바람이다. 밀림도 지
난다. 숨 가쁘면 가다말고 뒤돌아서 수렴 사이로 공작산을 바라본다.
531.2m봉을 오르고 곱돌고개로 내리는 길이 참으로 야속하다. 뚝뚝 떨어져 내리는 그 애가 타는 아픔이란 이
루 다 말할 수가 없다. 여태 저축한 고도를 한 입에 다 털어 넣는다. 곱돌고개. 임도가 지나는 삼거리다. 캐이 님
이 가파른 산등성이를 곧바로 오르지 말고 오른쪽의 새로 난 임도를 따라 넘으라고 했다. 어째 조금 손해 보는
느낌이지만 그렇게 한다. 캐이 님이 수로에 놓아 둔 튀긴 가자미 한 접시를 탁주 안주하여 먹는다.
△689.2m봉 오르는 길. 낙엽이 수북하여 걷기가 여간 거북하지 않다. 심설에서처럼 발이 푹푹 빠진다. 어려운
산행이 시작된다. 갑자기 스마트 폰 오룩스 맵이 먹통이다. 킬문 님의 오룩스 맵도 진작 정상 작동이 아니다. 또
한 킬문 님은 아까 말고개에서 콘크리트 수로를 오를 때 미끄러져 무릎이 피나게 까였고, 배낭 한 쪽 끈이 끊기
는 등 난조가 겹쳤다. 지도가 없는 산행이 되고 만다. 걷고 있어도 어디를 가고 있는지 모른다. 답답하다.
997.2m봉 강우레이더관측소를 등대 삼아 간다.
두루 님이 전화로 어디쯤 오고 있는지 물어도 다만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라고만 대답한다. 울창한 잡목 숲속인
△689.2m봉이다. 삼각점은 앞서 간 두루 님이 판독하기 쉽도록 부토를 쓸었다. 내평 422, 2005 재설. 지금 시간
15시 35분이다. 가리산 정상이 가물거린다. 두 시간에 갈 수 있을까? 서둔다. 왼쪽 잡목 숲을 냅다 뚫고 내리니
주릉이 약간 비켜 있다. 봄바람이 그답지 않게 차다. 발걸음마다 낙엽이 어지럽게 흩날린다.
11. 멀리 가운데는 봉황산
12. 멀리 가운데는 997.2m봉, 가리산 강우레이더관측소
13. 가운데 능선 오른쪽이 한산
14. 봄은 골짜기에 몰려 있다
15. 매화말발도리(Deutzia uniflora Shirai)
한국 특산의 암생(岩生)식물이다. 가지가 꺾일 때 나는 소리를 따서 댕강목이라고도 한다. 일본명은 죠센우메우
츠기(チョウセンウメウツギ, 朝鮮梅空木)이고, 영명은 ‘한국 말발도리(Korean deutzia)’이다.
16. 큰구슬붕이(Gentiana zollingeri Faw.)
17. 큰구슬붕이(Gentiana zollingeri Faw.)
18. 멀리 가운데는 오음산
19. 새 잎도 꽃이다
▶ 997.2m봉, 가리산 강우레이더관측소
능선이 오래도록 펑퍼짐하여 차돌목이를 짚어내지 못하겠다. 왼쪽 사면 바로 아래로 임도가 간다. 그 임도는 옆
의 벌목한 가파른 능선을 겁나게 오른다. 우리가 오르는 능선도 그렇지만 미끄러지면 잡을 나무라도 있는 여기
가 낫겠다. 암릉이 아닌 흙길을 달달 기어오른다. 이다음에 붙들 나무를 일일이 골라 지목하며 오르곤 한다. 가
파름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허리를 펴자 주변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조망이 트이는 벌목한 사면으로 돌아간다. 연엽산, 구절산, 금물산, 성지봉, 오음산, 공작산 등등이 또 반갑다.
연엽산 앞에 있는 자지봉(紫芝봉)은 분별해 내기 어렵다. 넙데데한 능선은 사방에 노랑제비꽃 천지다. 발 디딜
데를 찾느라 머뭇거린다. 940.8m봉을 지나고는 하늘 가린 숲속길이다. 여기는 아직 봄이 도착하지 않았다. 노
랑제비꽃이 그 선발대이다. ┳자 갈림길 왼쪽으로 잠시 잡목 숲을 헤쳐 오르면 997.2m봉 강우레이더관측소다.
관측소 두른 철조망까지 다가가지만 주변의 키 큰 나무로 조망이 가렸다.
지금 시간 17시 30분이다. 가리봉 정상 도달 데드라인으로 정한 시간이다. 여기서 가리봉 정상까지 도상 2.0km
이다. 딱히 등로는 없다. 얼마간 CCTV 카메라더러 나 잡을 테면 잡으시라 하고 레일 안으로 들어서 가야 한다.
예전에도 그랬다. 킬문 님이 약해졌다. 나 때문에 그런가? 아니면 세월의 무게를 느껴서인가? 그만 하산하자고
하니 선뜻 동의한다. 가리산을 내려놓는다. 그 정상을 눈앞에 두고 돌아선다. 이것 또한 용기다.
997.2m봉 동릉을 내린다. 여태와는 달리 인적이 뚜렷한 능선이다. 숲속이라 경점이 없고 양쪽 사면이 절벽인
가파른 내리막이라 줄달음하여 내린다. 능선은 산그늘이 지기 시작한다. 바쁘다. 940.8m봉을 오를 때처럼의 그
가파름으로 뚝뚝 떨어져 내리다 633.6m봉에서 제동한다. 산벚꽃 수놓은 화려한 봄을 간다. 멀쩡한 산길에 삼각
점을 본다. △527.4m봉이다. 삼각점은 ‘내평 421, 2005 복구’이다.
내릴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527.4m봉이지만 반대편에서 오를 때는 대단한 첨봉이다. 그렇게 쏟아져 내린다.
내리막이 멈칫한 안부께다. 주위는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왼쪽 사면을 돌아내리는 인적이 보인다. 그리로 간다.
산굽이 돌아 골짜기로 떨어지고 자갈길 지나 산기슭 농가 뒤뜰로 내린다. 농가 옆을 지나 평천(平川)을 다리로
건넌다. 가리산자연휴양림을 오가는 도로의 천현(泉峴) 버스정류장이다. 버스는 이미 끊겼다.
44번 국도 역내리 버스정류장까지 2.6km다. 거기까지 가야 한다. 걷는다. 이따금 산비탈 농가의 개가 어둠 속에
서 우리 인기척을 알고 느닷없이 짖어댄다. 오가는 차도 없다. 서쪽 검은 산릉 위로 초이레 상현달이 홀로 밝다.
평천 유수는 봄의 교향악을 잔잔하게 연주한다. 그런 길이다.
부기) 홍천에서 동서울 가는 직통버스가 20시 30분에 있다. 우리가 홍천 터미널에 도착한 건 20시 32분이었다.
퍽 아쉬웠다. 캐이 님과 두루 님은 그 버스를 탔다. 이다음 버스는 21시 직행버스로 온 동네를 다 들르니 평소
에 2시간 가까이 걸린다. 22시 직통버스(평소에는 1시간 정도 걸린다)는 막차인데 매진이다. 하는 수 없이 21시
직행버스 표를 무인판매기에서 끊는다. 저녁은 홍천터미널 구내 편의점에서 더운 물 부어 익히는 사발국수로
대신한다.
직행버스 기사님에게 용문까지 얼마쯤 걸리느냐고 묻자 40분을 예상한다. 양평에서 동서울까지는 길이 막히니
2시간이 훨씬 넘게 걸릴 거라고 한다. 용문에서 전철로 갈아타는 편이 더 빠를 거라고 한다. 용문에서 청량리
가는 열차를 조회하니 22시 02분에 있다. 용문에서 열차로 갈아 탈 수가 있다. 동서울까지 가는 직행버스표(요
금이 직통버스 7,400원인데 직행버스는 12,300원이다)를 무르고 용문 가는 표를 끊어야 하는데 매표원이 퇴근
하고 없어 불가능하다. 무인판매기는 취소 기능이 없다.
우리가 탄 직행버스는 용문까지 38분 걸린다. 홍천에서 코레일 톡으로 예매한 무궁화호 열차는 좌석이 넉넉하
다. 두 자리를 차지하고 간다. 깜박 졸았는가 싶었는데 청량리역이다. 용문에서 38분 걸린 22시 40분이다. 캐이
님과 두루 님은 동서울터미널에 똑 같은 시간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20. 벌목하고 남겨놓은 모수(?)
21. 가운데는 공작산
22. 가운데는 구절산
23. 왼쪽은 구절산, 오른쪽은 연엽산
24. 멀리 왼쪽은 금물산, 매화산
25. 멀리 왼쪽은 오음산
26. 멀리 오른쪽은 구절산
27. 997.2m봉 가리산 강우레이더관측소에서 바라본 연엽산
첫댓글 사서 고생들 하셨네요
알바로 한산끼지 다녀오시고~
겨우 네명이 가서 그것도 둘이씩 따로따로 산행했다고 지인들로부터 소리 좀 들었습니다.^^
그들은 이해하기 어렵지요.
두팀으로 다른 경로로 산행하셨네요. 서로를 챙겨 주시는 맘이 짠하게 와닿습니다. 생선튀김 한접시는 잘 드셨나요?
기동성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생선튀김은 산에서 먹어야 제맛이지요.
특히 가자미는.
@악수 가자미 튀김을 산에서 ㅎㅎ. 머지 않은 시간에 제가 한번 모시겠습니다. 멋진 산행기 항상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이젠 거리 좀 줄이세요^^
킬문 님 따라 나섰다가 ㅠㅠ
@악수 ㅋ 자업자득이라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