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음 외 1편
김묘재
쭉쭉 뻗은 저 목소리, 무슨 파인가요?
칠성파는 구속되고 막가파는 흩어지고 재개발에 밀린 석창파는 위기랍니다. 중국산 대파가 들어오면 조선파는 어찌 될지 모르는데 탕수육 앞에서도 나뉘는 민심 찍먹파는 도끼를 내려놓으시죠. 야릇한 깻잎 논쟁, 당신의 목청은 어느 쪽인가요?
좌파와 우파
끝은 갈라진 손톱
할퀴는 것은 극과 극의 방식
집안싸움에 쪽파가 고개를 들지 못해도
도레미파 라도파 파파파
둥근 파열음에 부푸는 허파
그 자리에서
반음씩만 올라가봅시다.
상하좌우 갈라져도
고음, 다음, 다음, 화음
뭉개지지 않는 당신의 처음
부딪혀야 맛깔스러운 불협화음
텅빈 목울대를 흔드는 파파파,팡파르
쉿!
파꽃이 터지고 있어요.
모두를 품고 사방팔방 날아갑니다.
사고 망치
김묘재
하지 말라는 짓만 했습니다.
가만 있으라면 총총 달려나가고
만지지 말라면 기어코 터뜨렸습니다.
엉뚱한 엉덩이를 쫓으며
입에서 나오는 건 모두 헛말
잡은 손은 금이 가고
찢어진 지문보다 깊은 무늬
약을 발라주던 새빨간 하소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질 때
말랑한 소문에 갇힌 몸부림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니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생각이 생각을 옥죄고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 가장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해도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각 깨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어떻게 깨야할까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발버둥칠수록 엉키는 사고뭉치
제 자리를 맴도는 소용돌이에 띵샤*
달달한 결정을 깬 망치들이
진심어린 거짓말로 다시 뭉칠 때
싱잉볼 동심원을 풀어줍니다.
저절로 사그러드는 소란 끝에
잊었던 날숨을 걸어둡니다.
참말을 깨면
정말,
고요가 올까요?
*인도전통악기. 싱잉볼과 함께 명상에 사용된다.
1. 약력-2024년 구상솟대 신인문학공모전 수상, 성균관대학교 졸업, 한양사이버대학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