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45분 : 큰 아이의 아침 밥상을 차린다
고딩인 딸아이의 아침밥은 늘 6시에 차려져 있어야 하고
눈꼽 달랑이는 하품으로
밥상을 마주하는 큰아이는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난 그 옆에서 조간을 쫘~악 펴놓고 열심히 훑어 본다
아이가 문을 나서면 그때서 우유 한잔!!!!!
아침 7시 10분: 둘째 아이의 아침 밥상을 차린다
초딩인 둘째 딸아이는 엉덩이 토닥이고
귀에다 한참 쫑알 대어야 눈을 껌벅이며 일어난다
아이가 아침을 먹는 동안 난 밖에 나갈 채비를 한다
왜냐하면 이사를 하고 나서
둘째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거리가 멀어졌고
그래서 아침마다 학교에 데려다 주고 있다
귀챦기는 하지만 운동하는 마음으로 둘이 걷는다
왕복 40분 거리이지만
일부러 동네를 더 멀리 돌아온다
집에 오면 9시.
낮 12시 30분~ 1시: 남편과 나의 아점.......
아점이란? 아침과 점심의 줄인말!!!!!
오후 2시~ 3시 : 둘째 아이의 귀가.....
들어 오면서 배가 고프단다
간식 준비 ^^
곱시 : 저녁식사 시간이다 곱시란? ㅎㅎ 일곱시 !!!!!!
특별히 저녁식사에 더 많은 공을 들인다
가족 모두가 모여 즐겁게 식사 하는 시간이니까 !!!!!
밤 11시 20분: 밤기도를 마치고난 남편과 나....
그리고 고딩 딸아이가 배고프다고 슬픈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야참 준비 !!!!!!
딸아이는 비빔 국수를 젤로 좋아한다.
새벽 2시: 가족들 모두 잠이 들면
블로그점검을 하고 글도 쓰고 방문도 하고........
나만의 시간 ^^
일상중에 밥상이 중요한 이유:
나의 첫 임신은 기쁨 만큼이나 고통도 컸다
열달 내내 입덧을 하느라
링거주사와 수박으로 열달을 버텨냈다
왠 수박?????
유일하게 수박은 소화가 잘 됐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울아이 태어날때 수박씨가 얼굴에 붙어 있을 꺼야 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수박씨는 없는데 아토피에 천식에 알러지에
체중 미달 이다
병원에서는 인큐베이터에 넣어야 한다고 했지만
형편상 그럴수 없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첫아이 인지라
잘키우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아이는 너무나 많이 아팠다
아토피에 천식에 알러지로
응급실로 뛰어야 할 때도 많았고
삐오삐오(엠뷸런스)를 타야 할때도 있었다
병원에서는......
이것도 먹이지 마세요
저것도 먹이지 마세요....
우유도 콩도 생선도 고기도 다 안된단다
그럼 우리 아이는 뭘 먹어??????
그때 난 결심을 했다
아이야!
잘 먹자!
그리고 몸이 튼튼해져서 너의 질병을 스스로 이겨내는 거야!!!!!!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내 결심이 헛되지 않고 아이가 병을 이길수 있는 튼튼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아토피에 젤루 않좋다는 우유는 매일 매일 ....
인스턴트?
그래 이런것도 먹어야 면역성이 생기지.....
간간히 햄버거도 치킨도.......
물론 몸에 좋다는 민간상식을 다 동원하여
주변에서 구하기 힘든
달맞이꽃 종자유도 구해서 먹였다
그리고.....
밥상....
거의 하루에 다섯번 정도
아이를 위한 밥상을 차렸다.....
지금?
울 큰딸아이는 2.3kg에 태어나 황소개구리 같다는 소리까지 들었더랬다
ㅎㅎㅎ.....
지금은 165cm의 늘씬한 고딩이다
성공했다
작게 낳아 크게 키웠다
하나님과 밥상의 기적이다!!!!!!!!
일상중에 밥상이 중요한 이유:
나의 청소년기 밥상은 하얀 우울이였다
하얀 우울이란.....
내가 중학교때 아버지께서 교회를 개척하셨다
덩그러니 비어있는 조그마한 상가에 이삿짐이 옮겨 지던날.....
그 공간안에 예배당 과 살림방이 베니다판 칸막이로 뚝딱 뚝딱 만들어졌고
밥상에는 수제비가 올라왔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그리고 다음날도......
우리는 곰표 밀가루 20kg 한포를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하루 세끼니를 모두 수제비로 먹었으니까.....
방학이 아닌 때는 도시락을 수제비로 싸갈 수는 없으니까
엄마가 어서 쌀을 구해 오신다
그리고 도시락을 싸 주신다
우리가 학교에 가면
엄마 아빠는 또 수제비를 드신다....
그렇게 그때의 밥상은 하얀 곰표 밀가루 였다
나의 첫 아르바이트는 팬시점이였다
대학 진학을 미루고 팬시점 선물 포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땐 점심값을 매일 매일 현찰로 받았다
700원.....
너무 작다고?
그때에는 라면 한 그릇이 400원
떡라면 500원
쫄면, 냉면 700원.... 그랬었다
그런데 나는 늘 슈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100원 짜리 과자를 사기위해.....
100원짜리 과자를 사먹고 나면 600원이 남는다
그 600원이 나에겐 너무나 요긴한 용돈이 되는 거다
세살 어린 동생이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터러
그렇게 모아진 용돈으로 동생이랑 이렇게 저렇게 쓸 수 있었다
그 때의 밥상은 100원짜리 과자 한봉지.........
울 남편 학창시절.....
밀가루 반죽하여 방망이로 쫙쫙 밀어
칼로 송송 썰어 만든 칼국수....
듣기에는 좋은데 글쎄 그 칼국수를 도시락 싸가지고 다녔단다
정말 살림이 어려웠단다
어쩐지.....
칼국수 무지 싫어하더라.....
신혼때다
난 유치원에 근무할때였고 남편은 기계설계 엔지니어였다
남편 직장이 집 근처여서
퇴근시간이 거의 비슷했다
저녁 준비를 암만 빨리 해도 남편이 오기전에 맞출수가 없었다
그런데 퇴근해서 들어오는 신랑의 얼굴이 늘 저기압이다
왜 그럴까?
회사에서 뭔 일이?
아님. 나한테 불만?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결국 남편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자기야!
뭐 않좋은 일 있어?
아니.......
배고파서.......
허걱!!!!!!!!
그래 !
맛있는 밥상으로 울 신랑 행복하게 해 줘야징!!!!!!!!!!
울 신랑 배고픈거 정말 못참았던거
배고팠던 어린날의 잔상인가보다.....
다행히 지금은 배고프다고 슬퍼하진 않는다
우리집 밥상이 이루어낸 기적이다!!!!!!!
난 오늘도 밥상을 차린다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다
냉장고에 들어앉은 저 재료들로 무엇을 만들어볼까......
난 이벤트를 좋아한다
ㅎㅎ 물론 아이들도 남편도 좋아한다
생일때는 나만의 케잌을 준비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엄마표 케잌.......
신앙생활이란 교회생활이 아니다
신앙생활이란 주님과의 친밀함을 누리는 삶이다
삶이 소외된 신앙생활은 반복되는 종교적 행위일 뿐이다
주님과의 친밀함을 누리는 삶은.....
자신의 책임을 잘 감당하게 되고
가족을 사랑하게 되고
이웃을 배려하게 되고
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지키게 되고
용서와 화해를 이루게 되고
평안과 기쁨을 나누게 되고....
그러므로서
모두가 우리를 그리스도인이라 인정하는 그런 삶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멋찐 믿음의 삶을 축복하며 응원합니다. 아자아자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