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 블로그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모두 장식하고 있는 노래, 바로 매닉 스트리
트 프리처스의 2007년 신보 Send Away The Tigers의 7번 트랙 Autumnsong이다.
이 노래가 너무 너무 좋아서, 하루에도 mp3 플레이어 (아이팟 나노) 로도 듣고, 기
분이 확 내키면 최강의 CD 음질로 또 수십번 듣는다. 물론 Autumnsong이 질려서
다른 음악으로 선회하기도 하지만, 다른 노래를 듣고 있을 때도 늘상 이 노래를 머
릿속에서 떠올린다. 이렇게 서정적이고, 내가 좋아하는 록 비트가 그대로 살아나는
슬로우 록 넘버는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Autumnsong은 공교롭게도 내가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노래를 처음 들었던 바
로 그 순간이었다. 소리바다에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노래를 다운받다가, 제목
이 괜찮은 것 같아서 우연히 들어봤는데, 아니 이게 왠걸, 마치 건즈 엔 로제스의 명
곡 Sweet Child O'Mine을 연상시키는 우렁찬 기타 리프가 인트로를 장식하면서, 곡
이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처음에 이 곡을 들었을 때, 매닉 스트리
트 프리처스가 1980년대 후반기에 탄생된 그룹인 줄 알았고, Autumnsong이 그당시
에 등장한 곡인줄 알았다. 하지만 벅스뮤직에 나열되어있는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의 디스코그래피를 발견한 순간, 이 노래가 2007년 여름에 나왔다는 사실이 나를 충
격으로 몰아넣었다.
희한하게도, Autumnsong을 들은 바로 다음 날, 아마 토요일이었을 것이다. 당장 짐
을 싸들고 신촌으로 향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록그룹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그것도 1집이 아닌 2007년 신보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왠지 교보문고 핫트랙스에는
Send Away The Tigers가 없을 것 같아서 (그것은 굉장히 심한 비약이었다.) 신촌
에 자리잡은 향뮤직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Send Away
The Tigers 주세요!" 라고 외쳤다. 향뮤직의 판매요원은 곧장 알아들었고, 나는 괜
히 기분 좀 내려고 한국판이 아니라 외국 원판으로 구입했다. 한 3천원 더 비쌌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서, 컴퓨터 CD-롬을 통해 여러번 듣고, 이번에는 CD 플레이어로 수
십번을 들었다. 계속 플레이어 리모콘은 7번 트랙에서 멈추지 않았고, 들을 때마다
새로운 생각과 이상이 머릿속에서 마구 발산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너무 심한 비약
을 해서, '아, 이것이 바로 브릿팝이로구나.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힘이다!' 라
고 마음속으로 외치기도 했다. 이제는 가사집을 보면서 20번 이상을 들었다. 다행
히도 가사가 대개 쉬운 단어로 이뤄져서 대충 무슨 뜻인지 감은 왔지만, "너가 이
가을 노래를 듣는다면~" "파괴하기 위해 태어나고, 창조하기 위해 태어나고~",
"머리를 깨끗이 비우고 달릴 준비를 해라~" 등등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로 점철
되어있었다. 순간, 직역을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이 곡의 사연을 찾아보기
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심지어 세계적인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도 Autumnsong의 사
연에 대해서 기재되지 않은 것이다. 답답해서 벅스뮤직의 Send Away The Tige
rs 앨범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어떤 네티즌의 댓글을 보고 이제서야 이 노래의
사연을 이해하게 되었다. 대략 이렇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마스코트이자,
미소년 리듬 기타리스트 리치 제임스가 1995년 실종되었는데, 매닉 스트리트 프
리처스 멤버들은 이후부터 리치 제임스의 복귀를 희망하는 노래를 많이 만들어
냈고, 2007년 신보에서는 Autumnsong을 통해서 '리치 제임스의 복귀' 를 노래
했다고 한다. 이제서야 Autumnsong의 가사가 이해되었다. 리치 제임스는 마치
비주얼 록밴드 멤버처럼 진한 화장을 즐겨한다. 그래서 "Wear your eyes as d
ark as night~ (어둔 밤처럼 어둡게 눈화장을 하고~)" 라는 가사가 인트로를 장
식하고 있었구나 하고서 깨닫게 되었다.
가사의 뜻도 모르고 '사랑 노래' 인줄 알았던 단순무식한 내가 순간 부끄러워졌
다. 거의 사망으로 확정된 리치 제임스를 2007년에 와서도, 무려 12년이 지난 지
금도 그의 조속한 복귀를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멤버들이 희망하고 있다니. 너
무 감동스러웠다. 그런 점들이 나로 하여금 Autumnsong 마니아로 만들어버렸다.
그 사실을 안 이후부터, 이제는 30번 이상 계속 Autumnsong을 감상했다. 아이팟
의 '많이 듣는 곡 25 리스트' 에 매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 Send Away The
Tigers 앨범을 손에 집으면, Autumnsong의 기타 리프 인트로가 먼저 귀에 들리
는 이상한 현상까지 발생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Autumnsong 라이브를 보기 위해 유투브를
찾았다. Autumnsong이라고 검색창에 치니,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가 라이브로
이 노래를 부른 동영상이 3~4개 정도 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도 봤는데, 사실
노래에 비해서 뮤직비디오가 상당히 '어색' 하고, 심오한 내용을 가지고 있어서
뮤직비디오에 대해 강한 인상을 느끼진 않았다. 하지만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가 라이브로 연주한 Autumnsong은 감동 백배였다. 특히 개인적으로 영국의 어
느 주말 저녁 쇼에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가 연주한 Autumnsong을 좋아하
는데, 보컬이자 리드 기타인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가 흰색 기타를 들고서 여유
로운 표정을 지으며 Autumnsong의 인트로 기타 리프를 칠 때, 내 몸에서 전율
이 찌릿찌릿 오기 시작한다. 그 외에도, 멤버 전체가 역동적인 액션을 취하면서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연주했던 어느 콘서트 현장의 Autumnsong 라이브 동영
상도 굉장히 인상깊게 봤다.
기회가 된다면 Autumnsong 싱글 앨범을 구하고 싶다. 정보를 알아보니, 다양
한 버젼으로 나와있는데, 일단 정규 싱글 앨범에는 Autumnsong과 한 곡이 들
어있는 2곡짜리로 구성되어있고, Maxi CD Single (?) 앨범은 3곡 정도가 추가
된 버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소녀가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
진이 재킷으로 되어있는 것을 구하고 싶은데, 아무쪼록 Autumnsong 싱글 앨
범은 소장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구입해야
하는지 참 막막하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공식 홈페이지 (http://www.manicstreet
preachers.com) 에 기재된 Autumnsong에 대한 설명을 인용하면서, 나의 'Autu
mnsong 중독증' 에 관한 내용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Classic coming of age
punk ballad - Aerosmith's 'I See You Crying', 'Sweet Child of Mine' guitars
and The Ramones doing 'Baby I Love You'. The power of your first feelings
love - hate -confusion - feeling bullet proof, your first kiss - your first fight -
your first drink of alcohol. The power of naive idealism." 펑크 발라드의 고전
적인 등장! - 에어로스미스의 I See You Crying, 건즈 엔 로제스의 Sweet Child
Of Mine, 라모네스의 Baby I Love You와 같은... 당신의 첫번째 술 경험, 당신의
첫번째 다툼 경험, 실수의 여지가 없는 당신의 첫키스 경험, 혼란, 미움, 사랑 등
당신의 첫 경험에 대한 힘! 순수한 이상주의의 힘!
첫댓글 저도 이노래가 좋와서 한동안 이것만 들었는데..ㅎ
곡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요~ *_*
곡 굿이죠
저도 이노래 원츄해요!! 아... ㅎㅎ
저도 이 노래 좋아해요^^ 올해 섬머소닉때 이 노래 부르는데 눈물날뻔했어요 ㅠㅠ
외국 노래 찾는데는 소리바다보다 소울식이 훨씬 나을겁니다. 그리고 Autumnsong 싱글은 앨범자료실에 올려둘테니 시간나실때 받으시고요~ 매닉스가 중독될만한 곡들이 참 많은 밴드인데 어찌 다른 앨범들은 계획에 없는가요? :>
노래 정말 멋지네요 감사해요
뭐...그냥 읽다가..딴지는 그렇지만...ramones는 라몬즈라고 읽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