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첨으로, 나미님의 해피돌스 앨범을 유튜브에서 들어보았는데요, 우왕~ 이건 뭐 나미님은 14살때부터 '인따나쇼날(international)'이었네요. 놀랍습니다. 지금 21세기에서도, 한국에, 이런 "여성5인조 훵크밴드"의 존재 자체도 없을뿐더러, 이런 연주, 이런 프로듀싱의 앨범은 전무후무, 유일무이한 거 같습니다. 단 한 장의 앨범뿐이란게 너무 아쉽네요. 물론 다음해인 1979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미님의 음반인 "나미와 머슴아들"이 나왔지만요.
"나미와 머슴아들"의 1979년 앨범이야 이미 프랑코 로마노 등의 프로세션 연주자들의 앨범이니 퀄리티야 말할것도 없이 훌룡한 명반으로 탄생했지만 -그러지말고 그냥 1978년을 시작으로 해피돌스 멤버 5명 그대로 계속 쭈우~욱 활동했으면 어땠을까 혼자 상상해봅니다. 오리지날 창작곡과 연주로 채워진 당시의 녹음과 프로듀싱으로 락/솔/훵크앨범을 매년 한 장씩 내고, 중간에 라이브앨범도 발매하면서 활동했으면 지금쯤, "사랑과 평화"나 "산울림"같은 대밴드가 탄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
어쨌든, 1978-1979 이 두 해의 나미님의 앨범은 베이스기타 둥둥거리며 꿈틀대는 재미가 즐거운 훵솔 명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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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생각나는 대로 몇 자 끄적여보자면,
A1곡은, 마치 밴드명인 "해피돌스"를 암시하듯, 소개하는듯한 제목의 "안녕 돌리"인데요, 둥둥거리는 베이스에 포키한 기타연주 편곡의 유니크한 해피돌스식 스윙재즈곡이네요. 듣기에는 메인보컬로 나미님 같은데, 나미님 특유의 목소리가 귀에 쏙쏙 꽂히네요^^ 생기발랄하게 통통튀는 연주에 이은 멋진 트럼본 연주가 나오더니, 듣는사람 깜짝 놀라게 루이 암스트롱을 창법을 흉내내며 걸쭉하고 걸걸하게 노래부르며 끝나는데 너무 즐겁습니다.
A2는 "사태를 수습해라(픽업더피시즈)"에서는 밴드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말하는듯, 70년대 디스코훵크를 미국 본토 그대로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네요. 유튜브로 들어서 음질이 좀 아쉽지만, 특히나 브라스세션에 배음으로 깔리는 건반이나, 기타, 베이스, 펑키시스타즈의 보컬 코러스까지, 열라 멋진 펑키튠입니다. 나미님의 보컬뿐 아니라, 멤버들 모두가 실력이 출중!!훌룡!!
A3곡 "봄비"는, 신중현선생님의 진한 쏘~울 블루스인데, 여성보컬 버전이라 그런지 처량함은 덜 하지만, 역시나 명곡.
A4곡은 너무나도 많은 버젼의 디스코훵크곡인 "엉덩이를 흔들어(쉐쉐쉐 쉐커 부티)". 아싸~ 딴스다~!!ㅎㅎ 역시나 발랄한 언니들의 노래 사이로, 트럼펫과 기타가 만드는 리듬에 절로 쉐~쉐~, 쉐~세~ 쉐어 부~~티~ 거기다 멋지게 드럼필인 들어오면서 브레이크 거는데(너무 짧아서 아쉽지만), 이건 뭐 DJ들이 샘플링하기 딱 좋은 곡이네요.
B1곡인 "달달한 짚시 장미"는, LP의 첫번째곡인 A1과 비슷한 리듬, 편곡의 상큼발랄한 곡이네요. 멤버들의 보컬하모니를 맘껏 즐길수 있는, 역시나 멋진 드럼필인에 이은 클라리넷(맞나?)의 짧은 솔로가 신나는 곡입니다.
B2는 비로소, 나미님 단독의 쏘~울/RNB 곡. 마치 미국60-70년대 stax, volt 레이블에서 나온 쏘울가수 앨범 같습니다. 특히나 어릴적의 마이클잭슨이 그대로 연상되네요. 14세의 나이를 믿기 힘들정도의 노련한 보컬기교나 감정 등이 놀랍네요. 정말이지 보석같은 곡이네요.
B3곡은 박력있는 드러밍에, 멤버들의 베이스, 기타, 브라스세션의 멋진 잼!! 제법 긴 연주의 드럼솔로로 긴장감 넘치게 진행되다가, 모든 멤버들이 나와서 곡의 첫소절을 합주하며 마무리 하는데 멋집니다!!
B4곡 그 유명한 '쿨앤더갱'의 "훵키한 물건(훵키 스터프)".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이 곡이 가장 좋네요. 멤버들 모두가 펑키연주자들이기에, 마지막 곡인만큼, 아쉽지 않도록 헤비하게 가느군요. 짐승같은 연주에 누님들의 발랄한 보컬들이 얹혀지니 원곡과는 또다른 멋진곡이 되는군요. 그냥 '해피돌스'가 아니라, "해피 헤비훵크 돌스", 였군요. 짐승들~!! 워우~워우~워우~워우~워우~워우~워우~워우~워, 예!! 멤버들의 연주자체만 듣는것만으로도 너무나 즐거운 곡입니다. 역시나 곡이 너무나 짧아서 아쉽네요.
첫댓글 우와,,, 곤드레님 뭐하시는 분인가요? 전문가 냄새가 팍팍! 저는 그냥 나미님 노래 아무거나 듣고도 아... 좋다. 수준인데 이렇게 자세히 평을 해 주시니 느낌이 또 다르군요. 재밌습니다. 그런데 왜 닉네임이 곤드레 이신지... ㅎㅎ
백수인데요^^;;; 그냥 장르와 악기만 나열한건데 뭘요;;;;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살고싶어서요~~ㅎㅎ
@곤드레 음악평론가시죠 ? 곤드레님 글을 보고 다시한번 노래를 감상하니 좋네요 앞으로 카페에서 자주보요 ^^
@곤드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해피돌스의 앨범을 듣고 당시에 이런 음악을 구사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카페에서 자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