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한글 맞춤법 총칙 제2항이다. 단어를 단위로 하여 띄어 쓰는 게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주로 제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례는 이 규범에 맞을까.
① “남북, 화합하려면 어떤 노력해야 하나”
“전기충격기도 치명적 무기될 수 있다”
② “힘들게 돈 벌었는데, 왜 기부 할까요?”
①은 위의 규칙으로 보아 맞는 것 같다. 그러나 통사론(統辭論)에서 보면 잘못된 문장들이다. “어떤 노력해야 하나”의 ‘어떤’은 관형사로서 체언을 꾸며야 하는데, 현 상태에서는 ‘노력해야’라는 동사를 수식하는 모양이 돼 있다. 따라서 ‘노력해야’를 ‘노력 해야’로 띄어 써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로 적어야 바른 문장이 된다.
“전기충격기도 치명적 무기될 수 있다”도 ‘치명적’이라는 관형사가 ‘무기될’이란 동사를 꾸미는 형태여서 잘못됐다. “전기충격기도 치명적 무기(가) 될 수 있다”로 해야 한다.
②는 ‘기부 할까요’가 잘못된 표기다. ①하고는 정반대의 형태다. ‘기부 할까요’를 ‘기부를 할까요’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할지 모르나 그러려면 조사 ‘를’을 드러내야 한다. ①의 ‘어떤’처럼 ‘기부’ 앞에 그것을 꾸며 주는 관형어가 있다면 괜찮으나,
②에는 그런 관형어 없이 부사 ‘왜’만 있으므로 ‘기부할까요’(동사)로 붙여 써야 맞다.
2008/01/03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