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캐나다 물 수입론...100년 협정 무력화 조짐
북미 수자원 패권 재편...캐나다 보호책 마련 시급
기후변화로 캐나다마저 물 부족 현실화
북미 대륙의 수자원 분배 구도가 급격히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수자원을 미국으로 끌어오자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양국 간 100년 된 수자원 협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 몬태나주의 용수 시설 파열 사태는 양국 수자원 협력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세인트메리강의 물을 미국 몬태나주와 캐나다 남부 앨버타주로 공급하는 100년 된 시설이 파손됐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연방 정부의 보수 자금이 동결됐다. 이로 인해 앨버타주 밀크리버 지역의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설 문제를 넘어 북미 수자원 협력의 근본적 변화를 암시한다. 과거 미국은 북미수력동맹(NAWAPA) 프로젝트를 통해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물을 미국 몬태나주 북부로 끌어오는 대규모 계획을 추진했었다. 당시 계획은 중단됐으나, 최근 미국의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유사한 구상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산불 사태와 관련해 "캐나다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끌어와야 한다"며 북쪽에서 남쪽으로의 대규모 수자원 이동을 주장했다. 이는 기술적으로 매우 비용이 많이 들고 생태계 교란 등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구상이다.
캐나다 내부에서도 수자원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5년 피터 러히드 전 앨버타주 수상은 "앨버타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나 가스가 아닌 물"이라며 미국과의 수자원 공유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후변화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캐나다의 기후는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으며, 여름철이 더욱 건조해지고 있다. 빙하가 줄어들고 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캐나다 역시 자국의 수자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캐나다는 수자원 모니터링과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노후화된 수자원 인프라의 개선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수자원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