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 3대 명산으로 보은산(우두봉), 비파산, 오봉산이 있는데 이 산들은 강진읍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으며
보은산이 골산이라면 비파산은 육산으로 기다란 비파를 닮았다
오늘 한마음산악회는 '월간 산'에 소개된 비파산과 오봉산을 오른다
일기예보에는 오전 중 비가 내리다가 오후 일찍 비가 그친다고 했는데 다행히 비는 아침에 끝난 것 같다
11:12 돈고개재 출발
산행 초입부터 한동안 대나무숲을 지난다
KBS송신탑
12:27 비파산(琵琶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15분
기다란 비파를 닮았다고 비파산(琵琶山)이다
비파산에서 한참동안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오봉산으로 다시 치고오를 일이 슬며시 걱정될 정도다
비가 그친 뒤의 산행이라 습도는 높지만 해는 아직 구름에 가리어져 있고
시원한 바람이 산행 내내 산 아래에서 불어대고 있어 찌는듯한 더위는 그래도 아니다
13:14 오봉산 갈림길
주 등로에서 비켜나 있는 왕복 1km 거리의 오봉산을 갔다가 돌아오기 위해 무거운 배낭은 벗어둔다
오봉산은 이름 그대로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정상석은 4번째 봉우리에 있어
고만고만한 봉우리 4개를 오르내려야 하는 쉽지않은 코스다
드디어 저기 오봉산 정상이 보이는데, 뒷쪽 멀리 보이는 예사롭지 않은 산은 아마도 영암의 월출산일 것이다
줌인한 월출산 원경
13:33 오봉산(五峯山) 정상 / 산행시간 : 2시간 21분
오봉산에서 돌아와 까치내재 방향으로 간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리막 구간.... 밧줄이 있어 다소 안심이 된다
14:04 까치내재
여기에서 도로를 따라 금곡사까지 편안하게 내려갈 수도 있었는데
예전에 등반한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산길로 800m만 더 가면 시원한 샤워장이 있는 금곡사 뒷쪽으로 바로 내려선다고 해서
여러명이 그의 뒤를 따르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생고생을 했다
산태봉 방향 이 길로 800m만 가면 왼쪽으로 금곡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고 했는데 .....
<참고사진> 산태봉까지 오른 다른 일행의 사진
(산태봉까지 올랐던 두 명은 나중에 이 길로 하산을 했다고 한다)
여기 이 갈림길에서 왼쪽 금곡사로 내려가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 갈림길이 나오질 않는다
이 갈림길까지 오기 전에 다른 길로 잘못 들어선 것 같은데 선두의 그 양반도 헷갈려 한다
길은 이미 사라졋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암릉이 앞을 가로 막는다
위험한 암릉 사이를 이리저리 그래도 요령있게 한참을 진행하니 .......
저기 저 아래에 금곡사가 뻔히 내려다 보이는데 길은 보이지를 않는다
앉아서 엉금엉금 기고 바위 사이를 뛰어 내리고.... 개고생을 하면서 한참을 더 가니
금곡사 아래 주차장에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15:00 어찌어찌해서 겨우 도착한 금곡사(金谷寺) 입구
절 뒤에 있다는 샤워장으로 올라갈 힘은 남아 있지도 않고 해서 길 옆 조그만 계곡으로 내려가 알탕을 한다
땀에 젖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옷을 벗어던지고 새 옷으로 갈아 입으니 살 것만 같고
58산우회에서 준 발목토시를 착용했더니 신발 안까지 땀이 흘러 내리지를 않아서 좋았다
15:21 금곡사 주차장 / 총산행시간 : 4시간 9분
금곡사(金谷寺) 입구에는 양쪽에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우리는 저 오른쪽 바위 옆면을 타고 내려온 것이었다
절 입구 양쪽 석문(石門)은 그 모양이 마치 두 마리 닭이 싸우고 있는 듯해서 쟁계암(爭鷄岩)불린다
방랑시인 김삿갓이 금곡사에 머물며
‘양편에 바위 우뚝 솟아 서로 다투는 줄 알았더니, 물줄기 한 가닥으로 흐르는 것을 보니 근심 사라지네.’라는 글을 남겼다
하산식(下山食) 시간은 아직 40분이나 남았기에 배낭은 버스에 벗어두고 금곡사 구경에 나선다
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사찰이라고 하는데.....
뜻밖에도 부처님 진신사리탑이 있다고 적멸보궁을 홍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도대체 적멸보궁이 몇 군데나 있는지... 부처님 진신사리는 도대체 몇 과나 되는지.....
금곡사 전경
금곡사 대웅전과 보물 제829호 금곡사 삼층석탑
1988년 석탑 해체 복원 공사 중 부처님 진신사리 32과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백제양식이 보이는 고려시대의 탑으로
기단에서 3층 탑신에 이르기까지 점차로 규모를 줄여 안정된 비례를 보이는 점이나
짜임새에서 이 탑의 우수함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바위 암벽을 다시 한 번 쳐다본다
저런 암벽을 어떻게 내려왔을까? 나 혼자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터인데~
산행 중 알약 형태로 된 소금 두 알을 먹었는데도 염분 부족 탓인지 현기증이 있고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식욕도 당기지를 않아 막걸리 청주 한 잔에 편육 몇 점을 겨우 삼킨다
비파산과 오봉산 산행을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진 읍내에 있는 '영랑 생가' 답사를 한다
왼쪽이 영랑 김윤식이고,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정지용, 오른쪽이 용아 박용철 시인이다
영랑(永郞) 생가
동요로 작곡되어 널리 알려진 시
영랑의 대표적인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영랑 생가는 넓은 터에 안채와 사랑채를 갖추고 집안에 우물까지 있는
꽤 규모가 큰 부농(富農)(?)의 집으로 보였다
사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