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복당’ 또 갈라진 野… “더 일찍 결단했어야” vs “비상식적”
강경파 “전투력 있는 의원” 환영
비명계 “사과할건 사과해야” 반발
與 “아이들 교육에 큰 해 끼쳐
국회 교육위서 민형배 제척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햇빛과 바람, 마을기업, 그리고 기본소득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민주당 소병훈 의원, 이 대표, 민주당 우원식 의원(왼쪽부터). 이훈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사진)의 복당 논란을 두고 민주당이 또 한 번 갈라졌다. 민 의원과 가까운 강경파 의원들은 “민주당에서 가장 전투력 있는 의원이 복당했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만장일치로 민 의원 복당을 결정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부끄럽다” “비상식적”이라는 반발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아이들에게 목적을 위해서라면 반칙과 불법도 동원하는 잘못된 사례로 비칠 수 있다”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민 의원을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 非明 “민주당 긍지 추락”
5선 중진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7일 YTN 라디오에서 “검찰 정권이 야당의 운명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최대의 위기”라며 “민 의원은 민주당에 굉장히 필요한 자산”이라고 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도부가 (복당을 위한) 정치적 판단을 일찍 결단했어야 된다”며 “정치인으로서는 어려운 결정을 한 민형배 개인이 책임지는 게 아니라 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했다. 윤건영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민 의원의 복당이 ‘의회주의 폄훼’라는 지적에 대해 “의회주의 훼손은 국민의힘도 똑같이 한다”라고 비난의 화살을 여당으로 돌렸다.
반면 비명 의원들은 일제히 지도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부끄럽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비공개 최고위에서 결정할 그리 간단한 사안이라면 지금까지 복당을 미룬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쪼그라든 민주당, 이제 그만하자”라고 했다. 김종민 의원도 전날 저녁 CBS 라디오에서 “(민 의원 탈당은) 헌법재판소 판결로 절차에 문제 제기를 받은 사건”이라며 “(당 지도부가)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 안팎의 공세에 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뜬금없이 정상적인 정치 행위인 국회의원의 탈당을 문제 삼아 선동질한다”는 주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헌법재판소 판결문에 나의 탈당 행위가 잘못됐다는 얘기는 없다”며 “검찰 독주가 예견된 비상한 상황에서 국회법이 허용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 與 “민형배, 교육위서 제척돼야”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 절차 파괴의 공범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국회부의장인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문제 지적을 완전히 무시하고 헌재와 국회, 국민을 우롱하듯 보란 듯이 (민 의원을) 복당시켜 다시 한 몸이 된 것”이라며 “국민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면 결코 이럴 수 없다”고 성토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시대적 돈봉투 ‘쩐당대회’ 사태 와중에 민 의원 복당을 강행한 민주당의 간 큰 행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도덕적 파산을 스스로 선언한 정당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을 소속 상임위인 국회 교육위에서 제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 의원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반칙이든 불법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잘못된 사례를 몸으로 보여줘 아이들 교육에 큰 해를 끼치게 된다”면서 “민주당은 민 의원을 교육위에서 즉각 제척하라”고 요구했다.
허동준 기자, 이윤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