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노인들 경제 수준에 따라 선택 할 수 있게 지어진 실버 타운들이 몇곳에 있다 하여 관심이 있어 방문 하여 보았다. 우리내외 나이도 이쯤 되었으니 나는 작년부터 실버타운으로 이사 가자고 영감에게 졸랐다. 언젠가는 우리 둘 중에 홀로 남은 하나는 그곳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니, 우리가 지금 이만큼이나마 건강할 때 새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 같아서다. 그러나 남편은 막무가내 들은 척도 않는다.
나는 올 들어 우리 두 식구 사는 살림이 점점 힘이 들고 하기 싫어진다. 이는 우리가 영양실조 걸리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날마다 외식하며 살 수도 없는 노릇아닌가. 이런 내 투정에 영감은 나의 입을 막으려는 작전인지 식사 준비하는 일 외의 집안 일들을 자기가 하려 한다. 누가 들으면 좋게다고 할 테지만, 문제는 우리가 결혼 후 수십 년 동안 나의 영역이었던 집안일을 자기가 거들어준다고 참견 하는 일이 오히려 내게는 걸리적 거리고, 일만 더디게 하니 나는 그게 짜증난다. 오늘도 그런 사건이 벌어졌다. 우리가 이동네로 이사 오자 동아일보 신문 보급소에서 어떻게 알고 몇 달 동안 인지를 신문을 무료로 넣어주고는 요금 고지서를 끼워 보내며 대금을 내라했다. 이사 오기 전에는 다른 신문을 오랫동안 구독했었는데, 여기서는 우리의 선택의 여지도 없이 내가 말하기 귀찮기도 하고, 또 비슷한 내용의 신문이니까 그들이 하는 대로 그냥 받아 보았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중순에 보름간 집을 비울일이 있었다. 그 달분 신문대금을 일직감치 e-banking 으로 보내고 요금 고지서에 적힌 보급소 전화에 당분간 넣치마라 달라는 말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낮이나 밤이나 전화 받는이는 없고 무슨 음악 소리만 끝없이 울려댔다.
이런 땐 좋은 음악도 나를 약 올린다. 할 수없이 대문에 신문 사절 쪽지를 붙여 놓고, 집을 떠났다 돌아오니 대문 앞에 신문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다행이 앞집 젊은 댁이 가끔씩 거둬주었다며 신문 값 받으러 올 때까지 대금을 주지 말라 했다. 그때에도 그 전화번호에서는 여전히 노래만 나오고 ... 나는 화가 나서 그 신문을 더 이상 구독 않기로 작정하고 다른 신문을 가져오라 했다. 그런 다음 달 동아 일보 보급소에서 신문 값 입금 안됐다고 마침내 전화가 왔다. 나는 그런 경위를 말하고 독자에 대한 서비스가 나빠 다른 신문을 보기로 했으니 더 이상 넣지 마라 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와 서비스 계약이 올 12월 까지 신문을 봐야 한다고 큰 소리로 박박 우긴다. 적반하장이다. 글세?, 나는 그런 서비스 계약을 한 적이 없다.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공짜 신문 주니 받았고, 대금 고지서 오면 지불 했다. 사실 나는 신문을 끊으려는 생각은 그때까지도 전혀 없었다.
통화 안 되는 전화를 고지서에 써놓고, 빈집 앞에 신문 늘어놓은 꼴이 화가 났을 뿐이다. 독자에게 그런 서비스가 무슨 계약이라고.. 아직도 우리 동네는 이런 식의 신문 구독 계약제도가 있었나?. 나는 공짜도 싫다. 내가 골라 보고 싶은것 보고, 본 만큼 돈 내는 계약이 좋다. 지금도 우리집 현관문엔 동아일보 사절 쪽지를 달고 있으나, 여전히 아침 신문은 던지고 간다. 내가 혼자 이렇게 속을 달달 복고 있는데, 어제 내가 잠깐 바깥 출입한 사이에 보급소 사람이 찾아와 영감에게서 8,9월분 대금을 받아 갔다한다. 그리고 12월 까지 신문을 더 보고 요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 넘에게 난 화를 영감에게 퍼 부어댔다. “제발 집안 일 고만 참견하세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당신이 언제 신문 값 내 봤어요?” “지금 마누라가 없으니, 나는 모른다, 내일 다시 오라 하면 될 걸, 왜 낼름 돈을 내줘요, 내가 벼르고 있는데...”하니 영감은 “계약이 그렇다는데 어떻게 해,”하며 우기면서 그 영수증에 번호 있으니 거기 전화해서 돈을 받으란다 나는“당신이 언제 그런 계약서 보았소?” 하며 쪼아대니 그도 골이 났고 나도 골이 났다. 이러면 우리 둘은 이틀간 대화가 없어진다. 우리 중학생 손녀딸이 나보고 하는 말이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쌈 하는거 웃기게 재미있다고 한다. “아이쿠, 내가 애들 보는데서 그랬었나?..” 가슴 찡한 시 한편 올려 본다.(남자도 저런 때가 있나보다) 접기로 한다 박영희 요즘 아내가 하는걸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쾌심하기도 하지만 접기로 한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도 편하고 다 쓴 편지도 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 두 눈 딱 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일지라도 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 두 번 접고 두 번을 또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지 않던가 살다보면 이슬비도 장대비도 한 순간 햇살에 배겨나지 못하는 우산 접 듯 반만 접기로 한다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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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조만간 우리의 인생도 접어야 하리!
조만간 접어? 아니야, 인명재천....기다려, 서두를지말고 포기하지 말고
그렇지요, 인생 접는것도 삶의 한 과정이니까요. 그 때가 될때까지 지금까지 살게 해 주신 삶에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마지막 생의 목적지까지 안착 할 수 있도록 노를 저으 듯 열심히 건강히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하여간 늙으면 별것아닌것 갖고 싸움하게 되여있는가보다. 나도 집사림과 정말로 하찬은일로 노냥 싸우는데... 그래서 늙으면 빨리 죽어야하니봐.
하잖은 일로 싸우되....죽지는 말어. 부부가 왜 싸우냐고? 사위 출근한후 친정엄마가 딸에게,
'너는 왜 그렇게 밤낮 싸우느냐? 딸왈? '같이 살려니까, 같이 살려고 싸우지요"
명답이지?....너야 너.
잘 읽고 갑니다. 괜히 코 끝이 찡하네요.
접을 때까지 열심히 재미있게 살다 가자고요.
그럼. 그래야지요. 접는 날자를 알면 이러겠어요.
아내는 가끔 저에게, '갑자기....생길일을 생각해..' 연락처를 적어두라고 한지도 오래되었는데,
이번 겨울에는 몇자 적어 두어야겠어요. 고혈압, 심근경색이 뭔지!!!! ㅎㅎㅎㅎ
나에겐 완전 동감의 글....
나 도와준답시고 부엌 어지르고,, 뒷 설거지에 오히려 난 더 고달프다...
나 몰래 깨고 버린 컵, 그릇이 무릇 얼마이며, 태우고 몰래 버린 냄비가 몇개이던가....
나와 말 한마디 없이 40년 읽던 신문을 하루 아침에 끊어 버린 일...
난 철이 일찍(?) 들어 이런 일에조차 접기로한지 이미 오래 되었다.. ㅎㅎㅎ
그런 '백성'이 한두 분이 아닙니다.
그릇을 깼을때, 귀한 후라이 팬을 태웠을때...
성님께서 '이를 어쩔꼬???!!' 하시었을까요.
웃음이 절로 절로....ㅎㅎㅎㅎㅎ
미국에 사는 친구가 아끼던 고물 카메라를 어느 날, 아내가 엿장수(미국에도 있는디?)에게...
40년 읽던 신문을 어느날 뚝!!! 좀 샘했습니다. 제가 그러드라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