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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제 22차 산행]
1. 일자: 2011. 06. 11 ~ 12 (일)
2. 날씨: 맑음
3. 인원: 10명(첫날 2명, 다음날 9명)
4. 대상: 하봉옛길과 향운대 / 경남 산청군 삼장면, 함양군 마천면 소재
5. 코스: 윗새재-하봉옛길-향운대-광점동 (도상 13.25㎞, 산에서 보낸 시간 28시간 20분)
윗새재(09:45)-조개골삼거리(10:24)-청이당터(11:40)-계곡건넘(11:47~16:25/점심)-야영지(16:40~08:25/1박/독바위산책)-마암(09:30)-동부능선안부(09:50)-1618봉(09:55)-국골사거리(10:14)-1543봉(10:17)-향운대(11:13~11:36/간식)-첫너덜지대(12:06)-삼각점(13:14)-어름터(13:22~13:40)-광점동(14:05)
6. 후기
지난 3월, 장당골과 치밭목능선 산행 이후에는 당일산행으로 주로 지리산 언저리를 맴돌았다. 화개지구에서 두 번, 덕산지구에서 네 번 있었다. 진달래꽃과 화개벚꽃이 만개했을 때 목통에서 농평으로 올라 황장산~촛대봉을 타면서 불무장등능선을 마무리했고, 또 한번은 지통사 위 임도사거리에서 성제봉에 올랐지만 철쭉은 시기가 일렀다. 덕산지구에서는 주산능선 꼬리부분을 타면서 옥종고개를 넘어봤고, 백운산~마근담봉을 거쳐 수양산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르다 백운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지난해 가졌던 백운계곡 ‘반쪽산행’을 바로잡았으며, 청계와 어천의 고갯마루인 한재에서 석대산과 망해봉을 잇다가 갈치재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고, 지난 주에는 곡점능선 하단부를 올라봄으로써 이 능선도 종지부를 찍었다.
황장산 직전 봉우리에서 바라본 농평마을과 반야봉~토끼봉~명선봉으로 이어진 지리산 주능선.
[4. 9 황장산-촛대봉 산행]
내려다본 구름다리와 신선대.
[5. 7 성제봉 산행]
하동 흰덤산에서 바라본 오대주산, 구곡봉, 천왕봉.
[4. 23 오대주산-비룡산 산행]
백운산에서 선인봉 지난 능선에서 바라본 석대산. 그 뒤로 적벽산과 백마산이고, 맨 뒤에 진주 집현산이 보인다.
[5. 14 백운산-마근담봉 산행]
석대산 능선에서 바라본 경호강.
[5. 28 석대산-망해봉 산행]
곡점능선 오름길에 바라본 곡점능선 하단부. 좌우로는 각각 구곡봉과 주산.
[6. 4 곡점능선 산행]
그러나 그 동안 한 번도 야영산행을 갖지 못해 아쉬워하던 차에 서울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하봉헬기장에서 야영하자는 것이다. 마침 진주의 한 아우도 첫날은 동행할 수 있다고 해서 이번 산행이 이루어졌다.
오전 5시 50분, 노포동 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은 집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다. 차표를 손에 들고 승강장으로 내려간다. 구름 사이로 붉은 기운이 감도는 장엄한 하늘이 장관이다. 그 아래로 철마산과 거문산(右)은 막 잠에서 깨어나고 있고, 터미널 내 주차된 버스들은 점호를 받는 듯한 질서정연한 모습에서 의연함이 느껴진다. 나는 산행을 하면서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왠지 배낭을 메고 도심을 활보는 것이 싫어서일 게다. 하지만 이번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부산 노포동 종합버스터미널.
6시 정각에 출발한 버스가 7시 45분쯤 진주 터미널에 들어선다. 그 사이 눈도 좀 붙였다. 잠시 후 아우가 도착한다. 곧장 그의 차에 올라 덕산으로 향한다. 아직 식전이라 중앙시장 부근의 육회비빔밥 생각이 났으나 덕산에서 해결하기로 한다. 윗새재에서 청이당 터를 거쳐 하봉옛길을 따라 오르자는 아우의 제안에 동의한다. 운전을 하면서 제수씨와의 첫만남 등 삶의 흔적을 자연스레 풀어 놓는 아우가 마치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 술과 친구는 오래일수록 좋다고 하지 않은가.
덕산의 한 식당에서는 지리산꾼과 조우하는 행운이 따른다. 그와 일행은 식사를 마친 듯 방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그를 아는 터라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그는 거제에 사는데 이렇게 직접 대하기는 처음이다. 그쪽 산우들과 야영산행을 왔다고 한다. 그는 <지리99> 탐구팀 대장으로서뿐만 아니라 지리산을 열정적으로 찾고 있는 진정한 지리산 마니아다.
청국장을 주문하자 기본 식단에다 간장양념 된 돼지고기가 후라이팬에 별도로 따라 나온다. 아침부터 부담스럽지만 산행하는 데는 오히려 도움이 될 성싶다. 마침 농협에 갔던 아우가 들어온다. 방 안에 반가운 사람이 있다고 하니 구면인 그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아우가 나를 그에게 갑이라고 소개하자 바로 말을 튼다. 모두 지리산이 엮어준 인연들이다. 그가 일어서면서 우리 식대까지 지불하고선, 좋은 산행하라는 말을 남기고 먼저 떠난다. 반주로 막걸리 한 통을 비운 우리도 잠시 후 일어선다.
덕산을 떠나 삼장면으로 들어설 무렵 서울팀에 전화를 걸어 아우에게 건네니 야영지에서 꼭 얼굴 보고 가라는 주문을 하는 것 같다. 어느덧 대원교를 건너 대원사 일주문을 지나고 있다. 유평계곡에 들어선 것이다. 이 계곡은 선녀탕 세신대 세심대 옥녀탕 등 많은 명소와 걸출한 계곡미를 지녔지만 자동차로 이동하는 요즘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그보다도 산행 출발점이 자꾸 높아지다 보니 낮은 산을 더 낮게 만드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9시 45분, 텅 빈 주차장 한 켠에 차를 세우고 산행에 나선다. 마을은 한적하고 조용하며,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내가 양철지붕의 허름한 집을 가리키며 하룻밤 묵고 싶다고 하자, 아우는 아예 사버리라고 한다. 언제쯤 그런 여유가 있을까? 이렇게 산만 찾다가 종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그렇다면 지리산만 찾다가 종치는 것은 크나큰 기쁨이고 행복이자, 잘 산 인생이지 않을까. 희망사항이다.
윗새재 마을의 한 폐가.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아우는 비교적 가벼운 행장이다. 나 역시 야영산행치고는 아우 못지 않다. 몸만 오라는 서울팀 명령에 충실히 따른 결과다. 비상식을 뺀 먹거리라곤 라면 두 개와 점심용 유부초밥, 그리고 삶은 계란 세 개가 전부다. 고적한 산길에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어느새 조개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예전에 철모이정표가 섰던 곳이다. 물가에 배낭을 내리고 잠시 쉼을 갖는다.
10시 45분, 조개골 본류를 버리고 오른편 지류를 따른다. 고르쇠호스가 널브러진 다른 골짝들과 달리 이 곳은 순수하고 청정하다. 빛이 파고든 숲은 부드러운 신록에 생동감을 더한다. 쑥밭재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른다. 직진하면 청이당고개와 산청독바위 중간쯤의 동부능선 상에 올라서게 된다. 한바탕 오름짓을 한 뒤에야 전망대에 선다. 조개골의 여러 지류를 받아낸 유평계곡이 깊이 패여 내려가고, 그 위로 달뜨기능선이 일자눈썹을 하고 하늘과 맞닿아 있다. 6·25동란시절 조개골 언저리에서 저 능선을 바라보며 고향과 가족을 한없이 그리워했을 빨치산들의 마음은 어땠는지 자못 궁금하다.
오름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유평계곡과 달뜨기능선.
청이당 터 직전 와폭에 앉아 아우가 가져온 막걸리 한 통을 비운다. 자연과 술, 그리고 사람이 어울리니 가식이 없어 좋다. 옛 사람들의 풍류도 이런 소박함에서 비롯되었지 않았나 싶다. 특히 상춘곡에서 안빈낙도를 노래한 불우헌 정극인 선생이 대표적이다. 청이당 터에 이르자 ‘지저분하지 않아서 좋다’고 아우가 한 마디 뱉어낸다. 자세히 살펴보니 보이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대로 깨끗한 편이다. 흔적 없이 다녀가는 의식이 요구된다.
청이당 터.
11시 50분, 문제(?)의 장소에 도착한다. 청이당 터 조금 위 계곡을 건너는 곳이다. 다소 이른 시각이지만 점심을 먹고 가자는 아우의 말에 배낭을 내린다. 계곡물에 발 담그며 쉬기에 그만이고, 5시에 만나기로 한 하봉헬기장까진 두 시간 남짓한 거리다. 점심을 하면서 남은 막걸리 한 통을 마저 비운다. 그런 후 만찬 때 먹을 안동소주를 꺼내면서 딱 한 잔씩만 하자고 내가 제안한다. 거듭 말렸던 아우였지만 딱 한 잔이라는 말에 더 이상 어쩌지는 못한다.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석 잔이 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고 끝내 호리병의 바닥을 보고 만다. 그리곤 기억이 없다. 이른바 필름이 끊어진 것이다.
청이당 터 위 계곡 건너는 곳.
한참 후, 서울팀이 이곳을 지나면서 맛이 간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다음날 알게 된 내용은 이렇다. 서울팀은 칠선계곡과 대륙폭포골을 따라 하봉에 설 당초계획을 접고 광점동에서 허공다리골로 올라 청이당고개에서 쉬고 있는데 계곡 쪽에서 왁자한 소리가 나더란다. 그래서 혹 동자 일행이 아닌가 하고 정탐병 한 명을 내려 보냈고, 우리를 보고 돌아온 정탐병은 동자 일행은 아니고 대낮부터 술 취한 사람 두 명이 있었다고 했다.
국골사거리를 거쳐 하봉으로 진행할 서울팀의 계획이 청이당고개에서 또 다시 수정하기에 이른다. 청이당 터 건너편 능선 상에 아늑한 야영지가 있는데 거기서 하룻밤 묵는 게 어떠냐고 한 누님이 제안을 하자 모두 찬성하면서 동자에게는 문자를 보내 청이당 부근으로 오라고 하고, 만약 동자의 답이 없으면 한 명이 올라가 데리고 내려오는 것으로 결정을 보았던 것이다.
한참 동안 쉬었던 서울팀은 야영지로 이동하면서 또 다시 우리와 마주치게 되었는데, 앞선 7명은 우리를 이상한 사람들로 단정하고 그냥 지나가버렸고, 얼마 후 누님이 마지막으로 그 곳을 지나는데 동자가 반기며 엄청 큰 소리로 “누님~~” 하고 부르더란다. 누님이 앞선 일행을 불러 내리면서 하봉헬기장에서 보기로 한 동자를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에도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이 사건은 다음날 산행 때는 물론 산행 후 생초에서 어탕국수로 뒤풀이 때까지 회자되면서 이번 산행의 즐거움이 되었지만 기억이 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 그 내용은 생략한다.
다음날.
새벽 네 시쯤 눈을 뜬다. 어제 낮부터 마신 술의 뒤끝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정신이 맑고 몸은 개운하다. 고도 1,300m 숲 속에서 느끼는 신비로움이랄까. 하지만 모든 게 낯설다. 함께한 사람들까지도. 누군가 어제 어떤 이에 대해 무슨 말을 했다는 데도 기억이 없다. 혹여 실수는 하지 않았는지 지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커피 한 잔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금세 친숙해진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잠시 후 산책길에 나선다. 목적지는 산청독바위 누님을 비롯한 다섯 명이 함께한다. 야영지에서 5~6분쯤 내려가 문제의 장소를 유심히 살펴보고 계곡을 건넌다. 얼굴에 가볍게 부딪는 산죽이 보드랍고 새벽공기는 한층 상큼하다. 독바위에 닿자 이번엔 밧줄이 없는 오른쪽으로 에돌아 크랙을 잡고 올라간다. 아직 누님은 도착하지 않았고. 세 명이 먼저 오른다. 모두들 바위 오르는 동작이 예사롭지가 않다. 북한산 화강암벽에서 단련된 동작이란다. 뒤 이어 내가 오른다.
거인 발자국처럼 패인 홈에 물이 가득 담겨 있는 곳을 지나 맨 위로 올라가니 사방에 수묵화가 펼쳐져 있다. 이른 아침, 실로 오랜만에 바라보는 지리산 풍광이다. 평소 같으면 침낭 속에 있을 이 시각에 독바위 꼭대기에 앉아 옅은 운무에 휩싸인 동부지리산록을 눈으로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만은 내가 지리산이다. 정말 지리산을 사랑한다는 것은 스스로 지리산이 되어야 한다는 한 선배의 말이 비로소 실감나는 순간이다. 바로 이 맛이다. 청이당 터 계곡에서 얼굴을 씻고 야영지에 올라서면서 산책을 끝낸다. 두어 시간 산책에 또 다른 묘미를 맛 보았다.
산청독바위.
독바위 위에서 바라본 동부 산록.
중봉과 하봉이 한일자를 긋고있고, 중봉 왼쪽은 써레봉능선, 맨 오른쪽은 국골사거리 옆 1543봉이다.
8시 25분, 야영지를 떠난다. 30여분 고즈넉한 숲 속을 걷자 청이당 터에서 시작된 하봉옛길과 만난다. 옛 것이 새롭듯 이 길 또한 그렇다. 고전에서 새로운 것을 얻는 기분이다. 그래서 옛 산길을 찾아 복원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새로운 생산 활동인 것이다. 마암 삼거리 직전 전망바위에서 지척인 비둘기봉을 바라보고 마암에 도착한다. 암벽 하단부 가운데 부위가 떨어져 내렸는데, 저 곳이 몇 해 전 야영하던 분들이 희생된 곳이란 생각이 들어 묵념을 하고 주변을 살핀다. 물이 있는 곳은 샘터인지 모르지만 당장 음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옆으로 곰취가 앙증맞게 돋 있다.
야영지를 떠나면서.
사람 흔적이 별로 없는 숲 길에 고목이 운치를 더한다.
마암 삼거리 직전 전망대에서 본 비둘기봉.
마암 가는 길.
마암.
마암 아래에 핀 곰취.
마암을 나와 구상나무 반기는 곳을 지나 동부능선에 올라서니 나뭇가지 사이로 초암능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하봉을 다녀오는 것은 생략하고 오른쪽 방향을 잡아 1,618봉에 올라선다. 지리 북편의 조망이 탁 트이는데, 국골과 초암능선이 발아래 펼쳐지고, 그 뒤로 창암산이 봉긋하게 솟아 있다.
이제는 내리막길 일색인 호젓한 동부능선을 따라 국골사거리로 진행한다. 아름드리 거목이 운치를 더하는 이 능선은 언제와도 좋다. 한 전망대에서 독바위와 동북부능선을 바라보고 국골사거리를 거쳐 1,543봉에 선다. 얼마 전까지 함양군에서 세운 영룡봉이란 표석이 있었던 곳이다. 바위봉우리 한 켠, 잘 눈에 띄지 않은 곳에 추모비가 있다. 돌양지꽃은 7, 8월에나 노란 꽃을 피워낼 것이다. 박무가 끼고 중봉이 가렸지만 상봉을 비롯한 주능선의 조망이 속을 후련하게 한다.
10시 30분쯤, 엄청 큰 배낭을 멘 한 무리의 산꾼들이 거친 호흡을 하며 올라온다. 더러는 우리 일행과도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그 무리의 맨 마지막에 낯익은 얼굴이 나타난다. 부산등산학교 선배다. "산꾼은 산에서 만난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향운대에서 야영했는데 하봉옛길을 따라 청이당고개를 거쳐 허공다리골로 하산할 것이란다. 우리 일행과는 정 반대방향의 원점코스다. 몇 마디 안부를 나누다가 다음을 기약하고 등진다.
1618봉에서 내려다본 국골과 초암능선, 창암산과 창암능선.
독바위와 새봉, 그리고 동북부능선.
동부능선.
1543봉에서 본 두류능선. 오른쪽 바위지대가 향운대다.
1543봉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일행.
밧줄이 달린 두 군데(한 곳은 잘려 있었지만)를 지나 두류능선을 버리고 향운대로 간다. 사면 길은 생각보다 길지만 뚜렷하게 나 있다. 독바위가 보이는 곳을 에돌자 향운대다. 오른쪽 바위 오른쪽 하단에 맑고 찬 샘에서 물통을 새로 채운 후 오이와 빵으로 요기를 하면서 달콤한 휴식시간을 갖는다.
향운대.
향운대에서 바라본 독바위. 가운데 잘록이가 청이당고개다.
11시 40분, 향운대를 나서는데 비로소 하산한다는 느낌이 든다. 일행이 떠난 뒤였다. 얼마간 머무르다 어렵게 발걸음을 뗀다. 광점동 어름터로 가는 길은 얼마간 능선길이 이어지다 계곡으로 떨어지면서 너덜과 만난다. 이 길을 오를 때 이 너덜에서 능선으로 붙어야 하는데 자칫 헷갈릴 수 있는 곳이다. 오른쪽(오름 기준) 다리를 꼰 듯한 나무를 포인터로 삼아 약간 왼쪽으로 오르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계곡을 따르게 된다.
너덜지대로 내려서서. 다리를 꼰 듯한 나무.
어름터 독가로 내려서서.
광점동 가는 길에.
이제부터 산길은 왼쪽에 계곡을 두고 내려 가는데 잘 살피며 가야 한다. 그러다 넓은 개활지 같은 너덜이 나오면 또 한 번 주의해야 한다. 직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일행도 표지기를 보고 계속 직진하길래 내가 멈춰 세운 후 오른쪽으로 약간 틀어 내려간다. 얼마 후 능선길을 만난다. 이제부턴 뚜렷한 길만 따르면 된다. 어느덧 삼각점을 지나고 어름터인 독가에 내려선다.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려 계곡으로 들어간다. 얼마 후 이곳을 떠나 25분만에 광점동에 도착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1박 2일 산행을 종료한다. 이 글을 통해 함께한 분들께 감사 드린다. 끝.
[걸어간 길]
하봉옛길과 향운대.
황장산 - 촛대봉.
하동 성제봉.
오대주산 - 흰덤산 - 두방산 - 비룡산
백운산 - 마근담봉.
석대산 - 망해봉.
곡점능선 하단부.
첫댓글 참 맛깔나는 산행기에 흠뻑 빠졌다.. 제 정신으로 돌아왔습니다.
필름만 끊기지 않았다면 더 재미난 이야기도 기대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동자님의 기억속에서는 잊혀지지 않을 산행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 같네요.
산행 구글지도도 후답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간만에 원정팀과 어울려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좀 망지기도 했지만요. ㅎㅎ
구글괘적을 보니 그동안 열심히 산행하신 흔적이 역력하군요.
필름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정말 의외입니다. 아주 냉철(?)하신 분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인간적(?)인 동자님이 아니신가 합니다. ^^ 하지만 음주산행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사오니
늘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만나셨다는 거제분은 혹시 '거제뽓대' 분이 아닌가요? 저하고는 면식이 없으나
본카페 쉬블링아우와는 절친한 모양이더군요. 암튼 필름이 끊어질 정도로 대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밀한 산행기를 집필하시니 정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뽓때님의 산행기를 찾아보니 산학동자님을 만나셨다고 하네요~~~산학동자님도 뽓때님이랑 같은 소띠라네요~~
쉬블링님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앞으로 주의할 것은 주의해야겠습니다.
지리산 능선에서 제일 좋아 하는 코스인데 ~~
가장 인간적이라고 생각 되네여 청이당에서 음주~~
가끔은 일탈을 해 보는것도 괜찬지요 ㅎ
하봉옛길과 국골사거리로 이어진 동부능선은 아늑하고 호젓하고 운치까지 있어서 좋더군요.
얼마나 신선놀음 제대로 하셨으면 인간들이 오는 것도 몰랐을까요? ㅎㅎㅎㅎ
괜찮습니다,^^
이십여미터씩 굴러 떨어질 곳에서는 필름 끊기지 마십시요 ㅋㅋㅋㅋ
친구 같은 동생이 참 편했었나 봅니다. 굴러 떨어질 곳에서는 절대 안되지요. ㅎㅎ
아이고오~~~~ 읽는 내가 필름이 다 끊어질 뻔 했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어린 산행기 이런 산행기 한번 쓰기도 힘들것인데,.
감사 드립니다.
그쪽 산행은 거진 해봤다고 여겨집니다만,.
아직 향운대 쪽으로 내려서진 못해봤네요.
어먼길로 들어가는 바람에,..ㅠ.ㅠ
참고하여 한번 다녀와야겠네요.
오름길에 독가에서 바로 올라가는것이 수월하긴 하겠는데,.
감사합니다.
산에 다녀오면 기록은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쓰는 산행긴데, 길어진 것 같습니다.
향운대는 아무래도 오름길에 찾아보는 것이 더 낫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