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별천지 '빛의 정원'으로 초대
300만개 오색전구 아래 연인들 사랑고백 이벤트… 가든파티·야외공연 푸짐
김경은 기자 eun@chosun.com
동장군(冬將軍)의 맹위에 몸을 움츠리던 세상이 밤이면 울긋불긋 따사로운 빛을 발하는 오색 별천지가 된다. 경기 북부 곳곳에서 나무마다 거리마다 색색의 전구를 매달아 까만 밤을 화사하게 수놓기 때문이다.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에서는 수목원 내 주요 정원에 300만개의 전구로 불을 밝히고, 포천 허브 아일랜드도 200만개의 전등을 설치하고 야간 개장에 나서면서 경쟁하듯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의정부 중앙로 도심 한복판 문화의 거리에서는 분수가 보랏빛 물줄기를 내뿜으며 시민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헐벗은 나무들로 마음이 스산해지는 연말,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밤거리로 나서 보면 어떨까. 지상에 내려앉은 형형색색의 조명이 환상의 세계를 선사할 것이다.
◆아침고요수목원: 자연과 빛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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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의 달빛정원./아침고요수목원 제공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상면 행현리 산 255)은 내년 2월까지 하경정원, 달빛정원, 고향집정원, 분재정원, 에덴정원 등 수목원 내 주요 정원에 색색의 전구 300만개를 매달아 불을 밝히는 '2009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전'을 연다. 전력소모량이 적고 초절전 기능을 자랑해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인 LED 조명이 오후 5시 30분~8시 30분까지 33만㎡의 야외 정원 곳곳을 빛낸다.
하경정원은 눈(雪) 색깔을 닮은 은빛 전구와 빨강·파랑 빛이 나는 조명을 대비시켜 차가운 아름다움이 돋보이고, 고향집정원은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초가집을 연출해 정겨움을 더한다.
분재정원에 들어서면 온몸에 조명을 휘감은 온갖 분재들이 스스로 빛을 쏟아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추첨을 통해 프러포즈 정원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별빛 프러포즈', 가족·친구·연인을 위한 '크리스마스 경품 이벤트' 등 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내년 1월 20일까지는 오색별빛정원전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이 개최돼 1등(아침고요상)에 뽑히면 상금 100만원과 수목원을 평생 공짜로 구경할 수 있는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1544-6703
◆허브 아일랜드: 허브향에 취한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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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여만개의 조명이 허브와 조화를 이뤄 오색별천지를 만든 포천 허브 아일랜드. 내년 2월말까지 가면파티, 댄스파티 등‘200만개 불빛축제’가 이어진다./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포천시 허브 아일랜드(신북면 삼정리 517-2)는 야외정원 등 곳곳에 200만개의 전등을 설치해 오후 5~9시까지 형형색색의 불빛을 밝힌다. 로즈메리·재스민·제라늄 등 겨울꽃 허브를 포함해 모두 200여종의 허브를 만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6600㎡)의 허브 실내식물원에서는 200만개의 조명이 허브와 조화를 이뤄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가면 파티, 가든 파티, 댄스 파티, 색소폰 연주, 라이브 공연, 불꽃놀이 등 다양한 축제도 이어진다. 곤돌라가 물 위를 떠다니는 베네치아, 소원을 비는 로마의 트레비 분수 등 새로운 볼거리도 만들었다. 분홍색 전구를 촘촘히 두른 호박마차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다. 허브 아일랜드의 '200만개 불빛축제'는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진다. (031)535-6490
◆의정부시 중앙로: 조명의 향연
최근 보행자 전용 거리로 다시 태어난 의정부시 중앙로에서는 저녁마다 조명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4차선 도로에서 차량이 사라지면서 새 주인이 된 금강송 64그루 사이로 갖가지 조명들이 장식품처럼 설치됐기 때문이다. 나무를 비추는 노란색 전용 조명, 실개천을 감싼 하늘색 조명, 자연석 옆 흰색 조명 덕분에 위에서 내려다보면 반짝이는 설탕을 골고루 뿌린 길쭉한 케이크 같아서 구경꾼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자체 조명과 바닥 조명의 연출을 통해 화려한 야경을 만드는 디지털 분수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031)828-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