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9:23-24 로마병정들은 꿰매서 만든 겉옷은 네 사람이 나누어 가졌지만 속옷은 꿰매지 않고 하나로 짜서 만든 것이기에 아깝다 생각하여 제비를 뽑아 한 사람이 갖기로 했는데 이것은 시편 말씀의 성취라고 요한은 증언했다.
이전 말씀에서 빌라도는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두 명의 유대인 무장항쟁 독립투사들을 십자가에 달아놓고 그들의 우두머리 바라바의 자리인 가운데에 예수를 십자가에 달은 뒤 “그 위에 예수, 나사렛 사람 유대인의 왕” 이라는 명패를 달았다. 대제사장들이 자칭 왕이라고 쓰라고 항의했지만 빌라도는 쓸 것을 썼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이어지는 말씀은 로마병정들이 겉옷을 나누고 꿰매지 않고 짜서 만든 속옷은 제비를 뽑은 것이 시편의 말씀의 성취라는 내용이다.
2세기 영지주의자들은 예수님 대신 시몬이 십자가에 달렸다고 주장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의 증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부활의 증인은 너무 많아서 부활 자체를 부정한다면 웃음거리 밖에는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단들은 예수님은 시몬으로 변신을 해서 죽지 않았다가 다시 변신해서 제자들에게 나타났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원고측 증인 4명과 피고측 증인 4명이 등장한다. 여기에 사랑받는 제자는 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기록한 자로 등장한다.
그 중 네 명은 로마 병정들이다. 본래 로마 군대의 가장 작은 단위는 8명이다. 8명이 하나의 텐트를 사용했었다. 그 중 절반만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딸려 보낸 것이다. 23절은 먼저 병정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을 때 그의 옷을 가져다가 네 조각으로 나누어 각 사람이 한 몫 씩 차지했다고 했다. 네 사람이 나눈 것은 겉옷이다. 겉옷은 사각형으로 된 커다란 천이다. 꿰맨 자리를 뜯어서 나누었을 것이고 머릿수건과 허리띠와 샌들까지 합쳐서 네 몫으로 나누었을 것이다.
또 23절 뒷부분에서 속옷은 꿰맨 곳 없이 위에서부터 통째로 짠 것이라고 했다. 새번역은 의미를 살리기 위해 “아래까지” 라는 말을 넣었는데 원어에서는 없는 말을 넣은 것이다. 24절은 그러므로 그들은 서로 말하기를 “이것은 나누지 말고 그것을 놓고 제비뽑기를 하여 누구 것이 될 것인지 결정하자”고 했다. 속옷이란 오늘날 우리가 입는 속옷이 아니다. 겉옷은 겉에 두르는 커다란 천이고 속옷이 보통 입는 평상복이다. 이 속옷은 보통 두 장의 천을 꿰매어 몸에 맞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통으로 짠 속옷은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로마 병사들은 가치가 있는 것이니 나누지 말고 제비를 뽑자고 한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옷은 대제사장의 옷을 상징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예수님이 영원한 대제사장이라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요한복음 1:1절의 ‘말씀’ 이라고 한다.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이방세계 조차도 나누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두 그럴듯 하지만 확실한 근거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요한이 본문의 문맥을 통해 암시하는 상징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요한이 상징들을 사용할 때는 분명히 상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증거했다.
우리는 그러한 해석에 “과연 그런가?” 하고 생각을 해보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 성경 본문을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맥이다. 문맥을 보면 겉옷은 공평하게 나눌 수 있었지만 속옷은 나눌 수는 있지만 나눈다면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네 조각으로 나누지 말자고 한 것이다. 값이 많이 나가는 속옷을 서로가 차지하려는 탐욕 때문에 군인들은 주사위 놀이를 하자고 한 것이다. 저들은 탐욕을 따라 행동했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성취하셨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내 겉옷을 서로 나누어 가지고 나의 속옷을 놓고 제비를 던졌다는 22:18절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인들은 예수님 속옷을 놓고 주사위놀이를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소한 내용까지 기록한 것은 저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아 죽인 자들이고 저들이 곧 예수님의 죽음의 분명한 증인이라는 것이다. 로마 군인들은 예수님을 고소한 원고 측 증인들이다.
요한복음이 기록되던 당시에는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을 실제 목격했다는 증인들이 너무 많아 반박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죽지 않았다는 여러가지 주장들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예수가 구레네 사람 시몬으로 변해 있고 시몬이 예수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며 죽은 것은 예수가 아니라 시몬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2세기 영지주의자들의 주장이지만 영지주의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이전에도 이러한 주장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요한은 예수님의 죽음이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을 증언하기 위해 이러한 사소한 일을 목격한 것까지 기록한 것이다. 예수님의 죽음은 분명한 사실이고 네 명의 로마 군인들이 그 증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