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1일 사순 제1주간 (화) 복음 묵상 (마태 6,7-15) (이근상 신부)
8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마태6,8-13)
청할 것을 다 알고 계시는 청해야 할 내용을 알려드리는 일은 불필요한 일이다. 그러니 주의 기도는 청원기도가 아니다. 그건 감사의 기도다. 아버지의 이름이 우리 삶 안에서 드러내어 감사하며, 나라가 와서 감사하며, 뜻이 이루어져서 감사하며,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하며, 용서를 하고 용서를 받게 해 주셔서 감사하며, 유혹에 거스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며, 악에서 구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고백. 그건 감히 이미 모든게 이루어졌다는 오만이 아니라 그리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의 고백이어서 애틋하다.
기도는 이거 이거 저거 주세요 주님 하고 비굴하게 자꾸 간청할 필요 없다. 이미 자기 새끼에게 줄 것들은 넘치게 다 주는 분에게 하는 말이다. 그건 이 깜깜하고 이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이미 주었다는 가장 좋은 것들, 그 보석들을 찾겠노라는 다짐이며 감사일 수 밖에 없다.
여기 저기 흩어졌으며, 땅 저 깊은 곳에 박혀 있어서 때론 뭔가를 좀 파혜쳐야 하는 수고 필요할 뿐. 천에 하나 나무에 걸려 우리에게 환하게 위로를 주는 예외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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