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260
동몽선습-038
동봉
제4. 남편과 아내(4)
바깥사람 바깥일에 마음을쓰되
안사람이 하는일에 입을다물고
안사람은 안살림에 신경을쓰되
바깥사람 하는일에 참견치말라
第四 夫婦有別/原文(4)
男子 居外而不言內 婦人 居內而不言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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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男子와 남성男姓은
같은 듯 다른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까요
남자의 '자'는 어조사일 뿐이지만
남성의 '성'은 성sex의 구별입니다
남자와 여자를 표현할 때의 '자'와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등에 붙는 '자'는
똑같은 '자子'이면서도 좀 다릅니다
어디에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쓰임새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름 아닌 새김訓讀 때문입니다
아들 자子에 담긴 뜻은 아들 외에
남자, 사람, 자식, 첫째 지지
당신, 경칭, 스승과 함께
열매, 이자, 벼슬 이름
어조사, 접미사로 쓰이며
번식하다, 사랑하다, 어리다
양자로 삼다 등이 들어 있지요
뜻이 이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래 좀 더 실어보겠습니다
방위를 나타내는 자방子方을 비롯하여
시간을 나타냐는 자시子時가 있고
적출자, 서자, 사생자 등과
양자 따위를 통틀어 말합니다
그러고 많은 제자백가 중에서도
공자 말씀만을 '자왈子曰'이라 합니다
공자 외에는 '맹자왈' '주자왈'처럼
필히 앞에 이름을 붙여 부르지요
그러므로 '자왈'이라고 하면
무조건 공자 말씀입니다
두 팔을 벌린 어린아이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기子입니다
이처럼 처음에는 포대기에 싸인
자식이란 뜻으로 쓰였습니다
구결자 야乛는 아기의 머리를 뜻하고
갈고리 궐亅은 어떻게 보입니까
포대기에 싸인 아기이기에
벌린 다리가 아닙니다
가운데 한 일一자는 팔인데
발은 포대기로 감쌀 수 있겠으나
두 팔은 자유롭게 저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어조사 '자子' 앞에
'남男'자를 놓으면 으레 남자가 되고
'여女'자를 놓으면 여자가 됩니다
사내 남男 자를 파자破字해 볼까요
밭田에서 힘써力 일하기에 남男인데
'밭'에 그 속뜻이 들어 있습니다
'밭'은 집 '밖'에 있습니다
'밭'과 '밖'은 받침만 다를 뿐
자음ㅂ과 모음ㅏ까지 동일하지요
남자가 '바깥사람'이 된 내력입니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을 때
농촌의 현지인들 생활을 보니
정작 밭에서 밭일을 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아낙들이었습니다
이랑을 짓고 씨를 뿌리고
김매고 벌레 잡고 거두는 이가
남자가 아니라 다들 여자였습니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었지요
땔나무를 장만하고 밥 짓는 일도
모두 여성이고 아이들이었습니다
나이가 장년에 든 대부분 남자들은
밭일은 물론이고 닭도 키우지 않습니다
안사람이 몸이 심하게 아프다거나
아이들이 수업 중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는 밭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거 보면 '남男'자에 담긴 뜻이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남자의 상대적인 이가 여자입니다
그런데 이 동몽선습에서는
'부인婦人'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인婦人과 부인夫人이 있습니다
이 둘은 쓰임새가 좀 다릅니다
같은 '사람 인人'자면서도
앞의 '부'자에 따라 달리합니다
대체로 '부인夫人'은 높임말이고
'부인婦人'은 뜻밖의 낮춤말이지요
며느리 부/지어미 부婦 자는
손에 빗자루帚를 든 여인女입니다
귀부인이 빗자루를 들까요
평범한 여인이 빗자루를 듭니다
평범한 안주인이 집안을 가꿉니다
부인婦人은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빗질하고 청소하고 집안을 가꿉니다
하나 부인夫人은 좀 다릅니다
지아비夫와 함께 하는 사람人이죠
이와 같은 지체있는 귀부인貴夫人을
부인婦人이라 하지는 않습니다
동몽선습에서는 부인夫人일까요
부인夫人이 아니라 부인婦人입니다
다시 말해 평범한 아내요 부인입니다
빗자루로 쓰는 곳이 어디겠습니까
하늘은 분명 아닐 테고 땅입니다
땅은 쓸겠으나 하늘은 쓸 수 없지요
하여 며느리/지어미 부婦 자에는
이미 땅의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한자에서는 겨우 뿔 하나 차이로
남편夫이 되고 하늘天이 되며
아내女는 집안을 잘 가꾸帚는 땅입니다
이러한 문화는 옛사람 생각일 뿐
현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와
내 생각은 좀 다릅니다
며칠 전 어느 정치인이 말했습니다
정치인 중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로서의 정치인이 있고
발광체로부터 빛을 받아 반사하는
보잘것없는 정치인이 있다고 말입니다
지구는 태양계의 한 가족입니다
그렇다면 발광체 태양은 대단하고
태양빛을 받아 반사하는 지구는
정말 몰가치한 행성일까요
지구에서의 삶을 후회합니까
발광체와 함께 반사체를 두고
우열을 논하는 정치인을 바라보며
어찌 저런 비유를 들까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윗물은 분명 맑은데
아랫물이 아직 흐린 것은
덜 맑아진 까닭이라는 얘기를 접하며
그런 억지춘향이 또 있나 싶습니다
나는 부인夫人보다 부인婦人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등세계에서 이는 억지입니다
이러한 문화가 지금도 전해지는데
가령 남의 아내를 얘기할 때는
부인夫人이라 합니다만
자기 부인을 남에게 소개할 때는
'제 부인夫人'은 물론이거니와
'제 부인婦人'이란 말도 쓰지 않습니다
말로는 구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령 글로써 표현할 때는
'제 부인婦人'이라고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로는 '집사람' '안사람'입니다
차라리 와이프라는 영어가 편합니다
동몽선습은 구별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남편의 할 일이 있고
아내는 아내의 할 일이 있다고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할 일이 다르듯
아내와 남편은 할 일이 다릅니다
가정에서 소중함을 찾는다면
아무래도 남편과 아내일 것입니다
동몽선습 원문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다시 한번 감상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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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사람 바깥일에 마음을쓰되
안사람이 하는일에 입을다물고
안사람은 안살림에 신경을쓰되
바깥사람 하는일에 참견치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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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1
남편과 아내 역할이 분명해야
http://cnm.blessweb.kr/bbs/board.php?bo_table=bgroup2_5&wr_id=41
참고자료2
헬렌피셔의 더 파워 오브 러브
https://kakaotv.daum.net/embed/player/cliplink/v156aHVHrqrbvgtVWNkWgNH@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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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重力은 과학科學일까?/사진 꾸밈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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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2021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