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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두구육(羊頭狗肉)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 겉과 속이 서로 다름,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말한다.
羊 : 양 양(羊/0)
頭 : 머리 두(頁/7)
狗 : 개 구(犭/5)
肉 : 고기 육(肉/0)
겉보기에는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경우를 흔히 본다. 또한 속은 음흉한 속셈을 감춰 놓고 겉으로는 훌륭한 체 한다. 이 모든 행위는 남을 속이는 행위다.
이와 같이 양의 머리를 가게 밖에 내걸고(懸羊頭) 개고기를 팔게 되면(賣狗肉) 그 가게의 신용이 올라가겠는가? 현양두 매구육(懸羊頭 賣狗肉)이 줄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성어가 되었다.
기원전 770년~403년,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말기 제(齊)나라의 명재상 안영(晏嬰)의 언행을 기록한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말이다.
제나라의 영공(靈公)에게는 남장 여인을 좋아하는 별난 취미가 있어 궁녀들에게 남자 옷을 입고 시중들게 했다. 그러자 일반 여염집의 여인들도 모두 남장을 하여 이제는 오히려 역겹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왕이 엄명을 내려 금지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았다. 그래서 재상 안자(晏子(안영을 높여 부름)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명한 안자는 즉각 대답했다.
君使服之於內 而禁之于外
국사복지어내 이금지우외
猶懸牛首于門 而賣馬肉于內也.
유현우수우문 이매마육우내야.
궁중에서는 그대로 남장을 하게 하고 밖에서만 못하게 금하면, 이는 마치 소머리를 문에 걸어놓고 말고기를 파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 말을 듣고 왕은 궁중에서도 남장을 금하니 그 풍습은 사라지게 되었다.
양머리를 걸어놓고 말고기 포를 판다거나 노나라의 훌륭한 인물 유하혜(柳下惠)의 흉악한 동생 도척(盜跖)이 도적의 육도(六道)를 운운하며 공자 말씀을 지껄인다고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하지만 말고기나 개고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겉 다르고 속이 다른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은 같다. 좋은 계획을 세워놓고 실천하지 않는 일이 나라에서나 주변에서나 왜 없을까.
양두구육(羊頭狗肉)과 안영(晏嬰)
잠수함이 수면 위에서 이동하는 순간을 수상항주(水上航走)라고 한다. 이 경우 주변의 상선이나 어선이 잠수함을 작은 배로 착각할 수 있다. 파도가 높은 날과 야간에는 더 오인한다. 선체의 3분의 2가 수면 밑에 있는 큰 배라는 것을 주변 선박에 알리기 위해 잠수함에는 레이더 반사기 등 특수한 장비들이 실려있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키가 특별히 작다고 해서 그를 깔본다든가 엄지와 검지를 벌려 조롱하면 안 된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원래 '현양두 매구육(懸羊頭 賣狗肉)' 이렇게 여섯 자였다. '매달다'라는 동사 현(縣)과 '팔다'라는 동사 매(賣), 이 두 글자가 생략되어 차츰 사자성어로 굳어졌다. 직역하면, 그냥 정육점 등에서 '양 머리를 걸어놓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속임수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안영(晏嬰)의 일화에서 유래했다. 안영은 관중(管仲)과 함께 제나라의 명 재상으로 꼽히는 인물이며, 안자춘추는 안영의 어록과 행실을 위주로 사후에 빈객(賓客)들이 대화 형식으로 기록한 그리 딱딱하지 않은 책이다. 안영은 관중보다 100여 년 후에 등장한 명 재상이다.
관중은 환공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보필하며 제나라를 강국으로 이끄는 행운을 누렸으나, 안영에게는 보스(boss) 운이 없었다. 당시 제나라는 혼군(昏君)이 계속 집권하고 사회 지도층에도 망둥이나 짱뚱어들이 날뛰어 하루하루 망국으로 치달았다. 이런 나라에서 안영은 50년 넘게 거의 홀로, 직언도 하고 비유도 하고 때론 으름장도 놓는 등 동분서주하며 해결사 노릇을 해냈다. 훗날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굳어진 이 네 글자도 그가 보필하던 혼군 경공(景公)을 깨우치는 직언 도중에 나온다.
안영과 동시대를 살았던 공자 역시 그를 높이 평가했다. 사마천도 사기열전(史記列傳)에서 관중과 묶어 안영을 소개하고는 '만약 지금 안자가 생존한다면, 그를 위해 마부가 되고 싶을 정도로 흠모한다'는 극찬 문구로 마무리했다.
여담으로, 춘추전국 시대에 진(秦)나라 등 일부에선 호구 조사를 할 때 사내 아이의 나이는 적지 않았다. 나이 대신 키를 기록했다. 워낙 나이에 대한 신뢰도도 낮았지만, 대략 163cm를 기준으로 군역(軍役) 의무를 부과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난세에 안영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키가 작았다. 150cm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작은 거인이었다.
왜소한 체구의 명 재상 안영과 큰 키에 우쭐하길 즐기던 그의 마부와 또 그 마부의 할 말은 꼭 하는 아내 일화는 언제 접해도 입가에 잔잔한 웃음기를 남긴다. 사마천도 안자춘추를 읽다가 이 일화를 발견하고 사기에서 반 페이지 가량을 할애했다.
마부의 아내가 말한다. "안자께서는 키가 6척(尺)에 못 미치지만 신분은 제나라의 재상이고 그 명성은 여러 제후 사이에도 자자합니다. 오늘 그분이 외출하시는 것을 보았는데 뜻과 생각은 깊고 자신을 낮추시는 분이었어요. 당신은 키가 8척인데도 남의 마부 신세에 불과해요. 그런데도 당신은 아주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헤어지자고 하는 것입니다."
이 정문일침(頂門一鍼) 경고를 귀담아 들은 뒤 마부는 자신 안의 허세와 헤어진다. 자제하며 겸손한 사람이 된다. 안영도 마부가 새 사람이 된 연유를 듣고 그를 천거하여 실무 관료인 대부(大夫)로 지위를 높여주었다.
양두구육(羊頭狗肉)에서 양(羊)과 구(狗)를 분별할 지혜만 있다면, 이 네 글자의 부정적 의미가 우리에겐 ‘긍정의 힘’이 될 수도 있다. 사마천이 ‘안영의 마부가 되고 싶다’고 기록했지만, 그는 사기 집필을 시작하기도 전에 궁형(宮刑)을 받고 불구가 된 상태였다.
궁형은 오형(五刑) 중 하나로 '거세하는 형벌'이다. 이 극한의 시련에도 사마천은 사기라는 불멸의 역사서를 저술한다. 또다시 사마천의 흔들림 없던 붓과 그 마부 아내의 투시 가능한 눈썰미가 절실해진 시대다. 그들은 한결같이 드러난 몸이나 내걸린 것이 전부는 아님을 간파했다. 수면 위의 잠수함처럼 말이다.
▶ 羊(양 양)은 ❶상형문자로 양의 머리를 본뜬 글자이다. 양의 머리 모양을 도형화한 것이며 牛(우; 소)자와 비슷하다. 아주 옛날에 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짐승 중에서도 특히 존중된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羊자는 ‘양’이나 ‘상서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羊자는 양의 머리를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린 것으로 구부러진 뿔이 특징되어 있다. 양과 소는 인간이 가축으로 기른 가장 최초의 동물이었다. 특히 양은 뛰어난 고기 맛과 유용한 털로 인해 상서로운 짐승으로 인식되어 제사에 쓰이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고대의 권력자들은 양의 뿔을 상서로움이나 권력의 상징으로 삼았다. 羊자가 부수로 쓰이는 글자들이 ‘양’이나 ‘양고기’, ‘상서로움’, ‘권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羊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하단의 획이 생략된 형태로 결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羊(양)은 (1)면양(綿羊) (2)의지(依支)가 없이 약하다는 뜻에서 신자(信者)를 비유하는 말 (3)성질(性質)이 퍽 온순(溫純)한 사람의 비유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양(羊: 솟과의 동물) ②상서(祥瑞)롭다 ③배회(徘徊)하다 ④바라보다 ⑤자세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양의 털을 양모(羊毛), 양의 젖을 양유(羊乳), 양의 가죽을 양피(羊皮), 양털로 촉을 만든 붓을 양호(羊毫), 양의 무리를 양군(羊群), 양고기를 양육(羊肉), 양 뿔을 양각(羊角), 양가죽으로 만든 옷을 양구(羊裘), 양의 머리를 양두(羊頭), 양을 가두어 기르는 우리를 양사(羊舍), 털빛이 흰 양을 백양(白羊), 털빛이 검은 양을 흑양(黑羊), 소와 양을 우양(牛羊), 개와 양을 견양(犬羊), 양을 기름을 목양(牧羊), 양의 수컷을 저양(羝羊), 양의 암컷을 빈양(牝羊), 우리 안에 갇힌 양이란 뜻으로 자유롭지 못함을 함양(檻羊),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을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창자처럼 구불구불 휘고 좁은 길이라는 뜻으로 대학 입시나 입사 시험 등의 합격의 어려움을 양장소경(羊腸小徑), 속은 양이고 거죽은 호랑이라는 뜻으로 거죽은 훌륭하나 실속이 없음을 양질호피(羊質虎皮), 양을 잃고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실패한 후에 일을 대비함을 망양보뢰(亡羊補牢),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려움을 다기망양(多岐亡羊) 등에 쓰인다.
▶ 頭(머리 두)는 ❶형성문자로 头(머리 두)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豆(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豆(두)는 고기 따위를 담는 식기로서 둥근 그릇에 높은 발이 달려 있고, 頁(혈)은 얼굴이나 머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頭(두)는 豆(두)라고 하는 도구가 서 있듯이 사람의 머리가 몸위에 곧게 달려 있는 모습으로 머리와, 일의 시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頭자는 ‘머리’나 ‘꼭대기’,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頭자는 豆(콩 두)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豆자는 ‘콩’이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제기 그릇을 그린 것이다. 전국시대 때의 頭자를 보면 豆자 위로 頁자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사람의 머리를 제기 그릇에 올린 것 같지만 이것은 사람의 머리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니 豆자는 발음과 함께 사람의 신체 윗부분에 있는 머리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頭(두)는 (1)주로 마소나 양, 돼지 같은 네발 가진 짐승의 수효(數爻)를 세는 단위 (2)골치 등의 뜻으로 ①머리 ②꼭대기, 최상부(最上部) ③우두머리 ④처음, 시초(始初) ⑤첫째, 상위(上位) ⑥맨 앞, 선단(先端) ⑦근처(近處), 근방(近方) ⑧변두리 ⑨물건을 셀 때의 단위, 마리 ⑩사람을 세는 말 ⑪음식상을 세는 말 ⑫지혜(智慧), 재능(才能) ⑬어조사(語助辭)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두머리 추(酋), 머리 수(首), 으뜸 괴(魁),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미(尾)이다. 용례로는 머리의 존칭을 두상(頭上), 머리가 되는 차례를 두서(頭序), 머리가 아픈 증세를 두통(頭痛),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실마리를 두서(頭緖),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을 두각(頭角), 머리와 낯을 두면(頭面), 머리 털을 두발(頭髮), 음절의 첫소리를 두음(頭音),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어떤 일에 오로지 파묻힘을 몰두(沒頭), 머리나 마음 속의 생각을 염두(念頭), 이야기의 말머리를 화두(話頭), 글이나 일의 첫머리를 벽두(劈頭),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이야기나 글의 첫머리를 모두(冒頭), 어떠한 곳에 몸소 나감을 출두(出頭),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시가지의 길거리를 가두(街頭),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가 벗어지고, 이가 빠져 사이가 벌어진다는 두동치활(頭童齒闊), 참형을 당하여 머리와 다리가 따로따로 됨을 이르는 두족이처(頭足異處), 정신이 어찔하여 쓰러짐을 두중각경(頭重脚輕),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음을 이르는 두한족열(頭寒足熱) 등에 쓰인다.
▶ 狗(개 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句(구)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狗자는 ‘개’나 ‘강아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狗자는 犬(개 견)자와 句(글귀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句자는 말뚝에 줄이 엮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개를 뜻하는 글자로는 이미 犬자가 있기 때문에 狗자가 따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있다.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에서는 이에 대해 큰 개는 犬으로 불렀고 작은 개는 狗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狗자는 이와는 관계없이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개’나 ‘강아지’를 뜻하고 있다. 그래서 狗(구)는 ①개(작은 개) ②강아지 ③범의 새끼 ④곰의 새끼 ⑤개새끼(행동이 나쁜 사람 비유) ⑥별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고기를 구육(狗肉), 개의 간을 구간(狗肝), 개장국을 구장(狗醬), 바닷 장어를 구어(狗魚), 너구리를 구환(狗獾), 개의 목에 다는 방울을 구황(狗鎤), 개의 가죽을 구피(狗皮), 개의 쓸개를 구담(狗膽), 개가 앓는 돌림병을 구역(狗疫), 개고기를 쪄서 만든 음식을 구증(狗蒸), 개와 돼지를 구체(狗彘), 개를 통째로 진하게 고아 낸 국물을 구고(狗膏), 개를 잡음을 구도(狗屠), 개가 짖음을 구폐(狗吠), 개와 말이라는 뜻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자신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구마(狗馬), 개와 쥐의 뜻으로 인격이 비천한 사람을 구서(狗鼠), 개나 말이 그 주인에게 다하는 충성심이라는 구마지심(狗馬之心),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간신배가 있으면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음을 구맹주산(狗猛酒酸), 담비 꼬리가 모자라 개 꼬리로 잇는다는 뜻으로 쓸 만한 인격자가 없어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고관에 등용한다는 구미속초(狗尾續貂), 개밥의 도토리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외톨이가 되는 것을 구반상실(狗飯橡實) 등에 쓰인다.
▶ 肉(고기 육, 둘레 유)은 ❶상형문자로 宍(육)은 고자(古字)이다. 신에게 바치는 동물의 고기의 썬 조각, 俎(조) 따위의 글자에 포함되는 夕(석) 비슷한 모양은 肉(육)의 옛 자형(字形)이지만 나중에 月(월)로 쓰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것을 日月(일월)의 月(월; 달)과 구별하여 月(육달월)部라 부른다. 육이란 음은 부드럽다의 뜻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肉자는 ‘고기’나 ‘살’, ‘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肉자는 고깃덩어리에 칼집을 낸 모양을 그린 것으로 ‘고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肉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만 고기를 뜻하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사람의 신체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肉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달’을 뜻하는 月(달 월)자로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본래 肉자의 부수자로는 ⺼(고기 육)자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편의상 月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을 뜻하는 月(달 월)자와 혼동이 생길 수 있지만 月(달 월)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期(기약할 기)자처럼 우측 변에 위치하고 ⺼(육달 월)자일 경우에는 肝(간 간)자처럼 좌측이나 하단, 상단에 위치하게 되니 구분할 수 있기는 하다. 이렇게 肉자가 月자로 쓰일 때는 ‘육달 월’이라고 읽는다. 그래서 肉(육, 유)은 (1)짐승의 고기 (2)살 등의 뜻으로 ①고기 ②살 ③몸 ④혈연(血緣) 그리고 ⓐ둘레(유) ⓑ저울추(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고기의 맛을 육미(肉味), 육체에 대하여 과하는 형벌을 육형(肉刑), 육체에서 풍기는 느낌을 육감(肉感), 고기가 많이 있는 호사한 모양을 육림(肉林), 적진에 돌진 육박하는 일을 육탄(肉彈),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하는 소를 육우(肉牛), 구체적인 물체로서의 인간의 몸뚱이를 육체(肉體), 육질로 되어 단단하지 않은 몸을 육신(肉身), 높거나 대단한 기준이나 수치에 거의 가깝게 다가가는 것 또는 공격하기 위해 몸으로 돌진하는 것을 육박(肉薄), 식육의 고기 종류를 육류(肉類), 남녀의 교접을 육교(肉交), 적에게 몸으로 다가감을 육박(肉迫), 쇠고기를 얇게 저미어 만든 포를 육포(肉脯), 고기가 산을 이루고 말린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육산포림(肉山脯林), 웃옷 한쪽을 벗고 가시 나무를 짐 곧 잘못을 크게 뉘우침이라는 육단부형(肉袒負荊), 살이 썩어 벌레가 꾄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근본이 잘못되면 그 폐해가 계속하여 발생함을 육부출충(肉腐出蟲), 살이 많고 뼈가 적음을 육다골소(肉多骨少), 고기와 술이 많음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육산주해(肉山酒海), 몸이 몹시 여위어 뼈만 남도록 마름을 육탈골립(肉脫骨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