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동아리 '웃는 광장'에 나온 것만으로 삶에 변화가 올 거야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진 정치에서 아직 보호의 울타리 안에 있는 청소년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열여섯 중학생 예빈이는 상실의 슬픔으로 아무런 의욕이 없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엄마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보면 미래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예빈이가 친구 미란이의 성화에 못 이겨 정치 동아리 '웃는광장' 모임에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정치 활동으로 유명해진 고등부 선배 주리나와 방혁 그리고 또래 아이들의 토론을 보면서 자신과는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은 이질감을 느낍니다. 청소년 정치가 급물살을 타면서 기성세대들도 청소년의 정치 행보에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정당에서는 청소년 위원회를 만들어 만 16세를 코앞에 둔 중학생들을 말 그대로 ‘모셔 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청소년 사이에서는 SNS를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드러내는 것이 유행처럼 퍼집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서 예빈이는 자신만의 세상에서 한 걸음 나와 푸른 하늘을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을까요?
청소년이 정치에 참여하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우리나라의 만 18세 청소년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주어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은 감이 있었음에도 청소년은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기에 부족하다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정치 활동을 제한해도 될까요? 정치는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청소년의 생활을 가장 잘 알고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청소년일 것입니다. 《열여섯 우리들의 선거》의 주리나처럼 청소년이 비례 대표 후보 1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우리 목소리를 통해 얻게 된다면 손에 넣는 건 권리 그 이상일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Not Too Young To Run(공직 후보자로 출마하기에 너무 어린 나이란 없다)'이라는 정치 구호가 등장하고 젊은 정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미래의 정당들은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해 만 16세를 앞둔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권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만 16세로 정당 가입 연령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데다 만 18세까지는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정당 활동이 가능합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면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의 정치 활동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지 않을까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아이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딱히 없는 아이. 사랑도 연애도 나와 상관없는 '무소유의 아이'라고 자신을 칭하는 예빈이의 마음 속에는 상처와 결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집 안에 있는 시들시들한 식물 같은 예빈이가 우연한 기회에 정치 동아리 '웃는광장'에 참석하고 세상에 무관심했던 모습에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관심 있는 선배에게 눈길을 주기도 합니다. 햇빛 한 줌 보기 어려운 북향 상가 주택에서 예빈이는 탁 트인 하늘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내디딥니다. 《열여섯 우리들의 선거》는 어린이와 성인 사이 어딘가에서 지난한 시간을 견디고 있는 청소년 독자에게 스스로 일어나 행동하는 용기를 통해 이 시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합니다.
첫댓글 기성세대에게 한방을 선물하는 책
청년이 서야 조국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