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主敵)이라는 말을 군사적으로 씁니다.
요즘 와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합니다.
미국과 일본은 동맹이라고 하고 북한을 주적이라고 하니
이것은 너무도 잘못된 주적 개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도 적이라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지만
굳이 적을 둬야 한다고 해도 동족을 주적으로 하는 것은 잘못된 주적 개념입니다.
북한이 먼저 남과 북은 이제 더 이상 동족이 아니라고 선언했지만
그것은 김정은이 그렇게 선언한 것이니 우리는 철부지가 선언한 것이라고 치고
여전히 동족이라고 해야 하는데 우리도 같이 주적이라고 하여 똑같이 철부지이고,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보낸다고 전선을 한반도를 넘어 우크라이나까지
그리고 러시아까지 넓히려는 우리 정부의 권력자들이 철부지이고 악의 세력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적 개념을 잘 가져야 하는데
오늘 바오로 사도는 신앙적으로도 주적 개념을 잘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전투 상대가 인간이 되어선 안 됩니다.
아무리 우리 인간이 서로 찌르고 상처 준다고 원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사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 말씀은
인간을 원수로 여기지 말라는 말씀과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전에 여러 번 얘기한 적 있듯이
가까이 있기에 서로 찌르는 것입니다.
멀리 있으면 찌르려고 해도 찌를 수 없잖아요?
그러니 가까운 부부가, 형제가, 이웃이 상처를 가장 많이 주고받습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상처를 주는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말이고,
바로 이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요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주적은 인간이 아니고 상처 주는 가까운 이웃도 아니며,
이들을 원수로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악한 생각과 악한 세력입니다.
어제는 수녀님들과 미사를 드리는데 가장 중요한 성찬의 전례 중에
정말 너무도 느닷없이 어떤 형제와 안 좋았던 것이 생각나면서 분심이 들었고
떨쳐버리려고 해도 그 생각이 계속 나 이것은 악령의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이 처음이 아닙니다.
미사 중에서도 가장 거룩한 순간에 잡생각이나 나쁜 생각이 드는 경험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악령의 짓이라는 생각이 점점 들었고 굳어진 것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인간을 주적으로 삼지 말고,
인간을 죄짓게 하는 것들을 주적으로 삼아야 하고,
죄 중에서도 미워하게 하는 악의 세력들을 주적으로 삼아야 합니다.
미워해야 할 것은 미워하게 하는 것이지 사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일생 이것을 놓치지 않고 산다면 이런 우리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 아닐 것이고,
그러기에 하루하루 그리고 오늘 하루
이것을 놓치지 않고 살기로 다짐하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