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
요시다 다카요시 지음 | 박현미 옮김
해나무
2017년 03월 30일 출간
우주, 별, 지구, 몸에서부터 아주 작은 전자까지…
“주기율표로 모든 것을 읽어낼 수 있다”
감탄하지 않았다면, 아직 주기율표를 볼 줄 모르는 것
“ 이미 양자화학을 배운 경험이 있는 저는 달랐습니다. 눈에서 뿌연 안개가 걷히는 마음으로 주기율표를 바라보던 것을 지금도 똑똑하게 기억합니다. 원소에 대해 흥미가 있던 제게는 (…) 일련의 진화의 흐름이 원소의 구성 비율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_본문 중에서
★ 주기율표의 양쪽 끝에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
★ 왜 인체는 수소, 산소, 탄소, 질소로 이루어져 있을까? ★
★ 우리 몸이 세슘을 칼륨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
★ 왜 희토류 원소들은 성질이 서로 닮았을까? ★
★ 독성이 있는 원소들의 특징은? ★
왜 주기율표는 지금과 같은 모양일까? 주기율표는 양끝으로 세로 기둥이 두드러지게 서 있고, 중간에 가로로 된 복도들이 늘어 서 있다. 요시다 다카요시(吉田 たかよし)의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원제 :元素周期表で世界はすべて?み解ける)는 주기율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주기율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소개해주는 교양 과학책이다. 주기율표를 양쪽 끝에서 공격하라거나 전자 궤도를 채우고 남은 전자에 주목하는 등 주기율표를 읽는 핵심적인 전략을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이 책은 원소를 쭉 나열해서 설명하는 대신, 핵심을 잘 파악할 수 있게 원소들을 특성별로 묶어서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주기율표를 원자번호 순으로 읽지 않고, 위계를 나눠서 설명하기 때문에, 평면적인 주기율표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책을 쭉 읽어나가다 보면, 주기율표 속에 숨겨진 절묘한 법칙에 그만 감탄하게 될 뿐 아니라, 주기율표가 우주, 지구, 인체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도 선명하게 알게 된다.
그러면 과연, 주기율표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한때 양자화학을 연구한 적 있는 저자는 의사가 되고 나서야 “눈에서 뿌연 안개가 걷히듯” 비로소 주기율표의 진면목을 보게 됐다면서, 자신이 알게 된 몇 가지 접근 방식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양자화학에서 활용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은 전자의 존재확률을 보여주는데, 주기율표는 “양자화학의 결론을 수식에 의존하지 않고 나타낸” 탁월한 작품이다.
가장 먼저 양쪽 끝을 공략하라!
우선, 주기율표를 효과적으로 파악하려면 가장 먼저 양쪽 끝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왼쪽에는 1족과 2족이 있으며, 오른쪽에는 18족이 있다. 1족은 ‘원자가전자(가장 바깥쪽 궤도를 도는 전자)’가 1개, 2족은 ‘원자가전자’가 2개인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고, 18족은 가장 바깥쪽 궤도가 전자로 꽉 채워진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로, 원소의 대체적인 성질은 원자가전자의 수로 결정되는데, 주기율표의 세로 한 줄은 ‘원자가전자’가 닮은 상태일 경우가 많다. 이렇게 왼쪽에서부터가 아니라 양 끝에서 공략하는 이유는 주기율표의 양 끝으로 갈수록 세로로 늘어선 원소들의 특징이 뚜렷해서다.
가령, 세슘과 칼슘은 둘 다 ‘원자가전자’가 1개인 1족 원소들이다. 우리 몸은 칼륨을 적극적으로 체내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서, 세슘이 있으면 인체는 세슘을 칼륨이라고 착각해서 체내로 받아들이고 만다. 비슷한 현상이 2족 원소들인 스트론튬과 칼슘 사이에서도 이뤄지는데, 스트론튬과 칼슘은 둘 다 원자가전자가 2개여서 우리 몸은 스트론튬을 칼슘이라고 착각해서 체내로 쉽게 받아들인다. 문제는 세슘과 스트론튬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해로운 원소들이라는 데 있다.
원자가전자가 불안정하게 가장 바깥쪽 궤도를 도는 1~2족과 상반되게, 18족인 희유 기체들은 가장 바깥쪽 궤도가 전자로 꽉 채워져 있어서, 다른 원자와 반응하지 않는 원소들이다. 이런 기체들로는 헬륨, 네온, 아르곤, 크립톤, 제논, 라돈 등이 있다. 다른 원자와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헬륨은 비행기나 기구에 이용되고, 아르곤은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며, 제논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마취제로 사용된다.
주기율표의 양쪽 끝을 공략했다면, 그 다음에는 가로줄로 늘어선 전이원소들을 살펴보면 된다. 3족에서 11족까지의 원소들이 전이원소인데, 이들 전이원소는 가로 방향으로 원소의 성질이 거의 비슷하다는 특성을 지녔다. 그래서 이들 전이원소는 세로 방향(족)이 아니라 가로 방향(주기)으로 원소를 살펴봐야 한다. 4주기의 모든 전이원소는 대체적으로 우리 인체가 작으나마 필요로 하는 원소들이며, 5주기의 전이원소는 모두 인체에 약한 독성을 띠는 원소들이다. 6주기의 전이원소(란타넘족 포함)는 우주에서의 존재량이 극히 적으며 우리 몸은 이들 원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전이원소 중의 전이원소는 희토류 원소들이다. 희토류는 3족의 6주기까지의 원소들로, 자석을 더욱 강하게 하는 특성으로 인해 첨단 기술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소가 되었다.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열일곱 종류의 원소들은 그 성질이 전반적으로 아주 닮았기 때문에, 희토류는 한데 묶어서 파악하는 게 좋다.
원소의 특성을 적극 활용한 인체
그 다음으로 우주와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을 구성 비율별로 살펴보는 게 효과적인데, 우주, 지구,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의 특징과 법칙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저자가 찾아낸 특징들이 있다면, 우주를 구성하는 원소 중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원소들로 인체가 구성되었다는 점, 지구와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들 상당수가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졌다는 점, 인체가 주로 사용하는 원소들 바로 아래에 있는 원소는 독성이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생명체들의 경우, 신경 자극을 전달하거나 근육을 수축시키는 데 1족 원소인 나트륨과 칼륨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신경이 자극을 전달하고 근육이 수축하는 현상은, 특정 신호에 의해 세포 밖에 있는 나트륨이 세포 안으로, 세포 안에 있는 칼륨이 세포 밖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적극 이용한 것이다. 나트륨과 칼륨은 가장 바깥쪽 궤도의 전자 1개를 잃어버림으로써 이온 상태가 되는 원소들이다.
이처럼 이 책은 주기율표를 보는 방법을 매우 효과적으로 알려줌으로써, 적재적소에 원소를 배치한 주기율표의 위대함에 더없는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좀더 깊이 알고 싶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별도의 섹션(‘한 걸음 더’)을 통해 주양자수, 방위양자수, 자기양자수로 전자의 궤도를 파악할 수 있는 양자화학적 원리도 자세히 설명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