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할머니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알프코트다쥐르주에 있는 산 몽 방투(Mont Ventoux)를 사이클로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이 산은 해발 고도 1910m로 세계 최고의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참가자들이 달리는 프랑스의 유명 산들 가운데 하나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런던 남부 루이셤에 사는 앤 존스 할머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돕기 위한 자선단체 에이모스 트러스트의 기금 모금 행사에 참여해 20km를 페달을 밟아 이동했다. 안개와 빗속을 뚫고 6시간 만에 정상에 이르렀고, 1만 3000 파운드(약 2238만원)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손주가 여섯이나 된다는 그는 도전을 무사히 마쳐 기쁘다며 사람들이 "나이든 얼굴"을 마주하면 으레 떠올리는 짐작을 바꾸고 싶었다고 밝혔다. 심리치료사와 사회봉사 일을 하다 은퇴한 할머니는 "사람들이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고무하고 싶다"면서 "65세가 된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 나이가 되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내 메시지는 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스 할머니는 지난해 여름 에이모스 트러스트의 크리스 로스 국장과 함께 사이클 투어를 하며 "프로방스의 야수"로 알려진 몽 방투 산에 꽂혔다. 이 산에는 흉악한 강풍이 몰아 쳐 이런 별명이 붙여졌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처한 곤경을 덜어주는 일을 책임으로 여겼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저스트기빙(JustGiving) 페이지에 올린 글에다 "낙담과 울분에 손을 얹고 가만 있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쓰고 싶다"고 적었다. "1만 1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너무 많다. 이스라엘 어린이 한 명이 죽었다 해도 똑같이 너무 많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에이모스 트러스트는 성명을 통해 "잔인한 하마스 공격과 이스라엘의 가차없는 보복 모두 규탄한다"고 밝혔다.
로즈 국장과 나란히 존스 할머니와 동행한 메건 윌리엄스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가자의 가족과 친구, 주민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많은 기부가 있었기에 진짜 무척 감명을 받았고, 그곳 사람들이 낙담하지 않았으면 하는 여러분의 바람 때문에 또다른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존스 할머니는 칼레에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그들의 옷을 수선하는 자원봉사 일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몽 방투 산은 1334년 가톨릭 수사이자 파리 대학 교수였던 장 뷔리당(1301~59)이 처음 등정했다. 2년 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가 이 산을 등정한 뒤 등정기를 남겼는데 다음 구절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산의 높이와 거대한 파도의 높이를 알고 싶어 하고 넓은 강이 휩쓰는 것과 대양의 둘레와 별들을 탐험하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내부에 대해 알려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