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장애를 극복하고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사는 <오체 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
그의 다 자란 팔다리는 고작 10cm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런 팔다리고 달리기, 야구, 농구, 수영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보통사람과 똑같이 교육을 받은 그는 자신의 신체가 지닌 장애를 결코 불행한 쪽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초개성적'이라 생각하며 "장애와 행복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이야기와 생각을 솔직하게 담은 <오체 불만족>은 일반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어 닫혔던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이다. 흔히 장애인은 불행할 것이라 짐작하지만 그는 결코 그렇지 않음을 온몸으로 말해준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음에도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면서 그는 "장애인이긴 하지만 인생이 즐겁다"고 얘기한다. 그런 면에서 언제나 활달하고 즐겁게 사는 그의 생활 태도와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힘들고 어려운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거울이다.
이 책에는 그가 태어나면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 일상의 단면들이 솔직하고 위트있게 그려진다. 어떤 부분에 이르러서는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특히 자신의 장애와 관련하여 부모, 선생님, 친구, 이웃과 사회에 대한 생각들과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독자들로 하여금 장애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보통의 어머니라면 자신이 낳은 자식의 몸에 팔다리가 없을 경우, 심한 충격을 받거나 슬픔에 겨워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달랐다. 주위에서 걱정하던 것과는 달리 아기를 대하고 나온 첫마디가 "어머, 귀여운 우리 아기…"였다. 그리고 뺨과 어깨 사이에 연필을 끼워 글을 쓰고,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포크로 식사를 하는 등 보통 아이들과 똑같이 키우기 윈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별히 보호하거나 장애아라는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감추지 않았다.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담임을 자청한 교사들이 보여준 행동도 교육의 귀감으로써 가슴을 찡하게 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줄곧 담임을 맡은 다카기 선생님의 경우,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도 도움없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남들과 똑같이 청소를 시키고 체육시간에도 장애아라 해서 그를 제외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체육일 정도였다.
반 아이들도 그를 같은 친구로소 스스럼없이 대했다. 학부모들도 자신의 아이가 장애가 있는 그와 같은 반이 되어서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함께 어울리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는 이 책에서 단순히 자신의 성장 내력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중고교 시절 장애에 굴하지 않고 농구부 선수, 미식축구부의 매니저역으로 시합에 참가하기도 하고, 명문 와세다 대학에 들어가 벌이는 '생명의 거리 만들기' 운동을 이끄는 등 특별한 용기와 활약상의 이면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회'에 대한 그의 간절한 염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