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운 목표엔 얼마만큼 도달했나?” 새해가 시작될 때 이런 질문을 던지며 한숨을 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 미국의 신학자 노먼 빈센트 필은 30년 동안 열정을 갖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다시 출발이다. 확실한 내 것이 될 때까지 노력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어떤 곳에 다다르다는 뜻으로 ‘도달하다’ 외에 ‘당도하다’ ‘도착하다’란 말도 많이 사용한다. 이들 단어의 쓰임은 비슷해 보이지만 꼭 같지는 않다.
“지도에 표시된 대로 따라가면 산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일행보다 산봉우리에 먼저 당도했다”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은 말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다”처럼 셋 다 ‘목적한 곳에 다다르다’는 공통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때의 ‘목적한 곳’은 구체적인 장소를 말한다.
그러나 어떤 장소가 아니라 ‘일정한 수준이나 기준 따위에 이르다’는 의미로 사용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당도하다’나 ‘도착하다’는 이러한 뜻으로 쓸 수 없다.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그들은 하나의 결론에 당도할 수 있었다” “어떤 목표도 좌절을 겪지 않고 도착하기는 어려운 법이다”와 같이 사용하면 어색한 문장이 된다. 모두 ‘도달하다’로 고쳐야 자연스럽다.
‘도달하다’는 목적한 곳뿐 아니라 “전문가의 경지에 도달하다”처럼 어떤 수준에 이르다는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당도하다’와 ‘도착하다’는 구체적인 장소에 다다른 경우에만 쓸 수 있다.
2008/01/01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