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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만화에서 나온 대사던가요.. 100가지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사랑이 있는 법이라고요. 문득 정사마께서 겪은 가슴아픈 일에 대한 얘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제 경험담을 말하고 싶은 충동이 불끈 드는군요.. 동병상련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그야말로 '만화'나 '영화'같은 사랑을 해봤습니다. 푸허허; 만화나 영화에 가끔 그런 상황 나오지요.. 될듯 말듯 될듯 말듯 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계속해서 접점이 이어지다가, 결국에는 아쉽게 끝나고 세월의 풍파에 묻히는... 이라고 한다면 미화된 버젼이겠고, 나쁘게 말하면 맺고 끊는 것을 분명치 못한 관계가 오래 이어지면서 가슴앓이만 하는 세월을 많이 보냈답니다.
자아 시작합니다.. "총통나드" 평범한 경험담..
저는 그 사람과 대학 3학년 때 만났습니다. 그 때 신입생으로 들어온 사람인데, 원래는 다른 학교를 다니다가 편입으로 온 것이라 나이는 오히려 저 보다 한 살 많았지요. 제가 학생회장일 때에 들어온 신입생이었지요.
그 때 까지 다른 여성과의 관계가 아쉽게 끝난 시점이라, 사실 연애니 뭐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맡은 일이 있었던지라 딴 생각을 품거나 하기도 이상했고, 특히 학생회장이 신입생을 꼬시는 것은 모양새부터가 안좋으니까 말이죠 (아하하;;;)
저는 성격이 보통 소극적인 편이라 바로 누군가에게 대쉬를 하거나 하는 짓은 우물쭈물 잘 못합니다. 게다가, 완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 연애감정을 품는 일이 거의 없고, 제가 "저 사람 괜찮다" 싶은 여성들은 이미 어느 정도 시간을 같이 보내서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된 이후에야 드는 감정이었거덩요.
근데, 그녀와는 처음부터 작은 트러블이 발생했습니다. 아직도 잊지 못하죠. 신입생 명부를 제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 중 마지막 한 장에 마지막 한 사람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한 장을 분실하고 말았죠. 신입생 환영회(..라고 부르고, [신입생 죽이기 지옥의 술판 the First]라고 발음한다)에 오라고 연락을 해야 하는데, 그 한 장을 잃어버려서 그 한 사람에게 연락을 못했습니다. 사실, 그 페이지를 찾기가 귀찮아서 어물쩡 넘어가려고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가 과실로 찾아온 것입니다. "오늘 환영회 있는 것 맞죠" 하면서요. 네, 바로 그 사람이 마지막 페이지에 있던 단 한 명, 누락된 그 본인이었던 것입니다. ==; 아놔 샹.. 은근슬쩍 넘어가려다가 그 일로 걸려서 '책임방기'라는 명목으로 우리의 기획총무부장에게 엄청나게 까이고 반성문 제출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로 그 사람의 인상이 뇌리에 박히게 되었죠.
그리고 나서 신입생 환영회를 했는데... ==; '한 눈에 반하다'라는 것은 그런 건가봅니다. 그냥 왠지 모르게 자연스레 그쪽으로 눈길이 가고, 그 머시냐.. 짓는 표정, 하는 동작, 말하는 분위기, 그리고 잘 웃는 그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죠.
그리고, 그 신입생 환영회에서 바로 대쉬.. 를 하지는 못했고, 일단 제가 있는 사회과학 공부학회에 가입을 권유했습니다. 뭐, 과에서 꽤 잘 돌아가는 좋은 학회였다고 자부할 정도로 한창 탄력을 받고 있던 시절이고, 제가 대충 관리를 하고, 제 바로 위 선배 한 사람이 간사를 맡고 있었으니, 공부와 독서, 토론도 같이 할 겸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 하는 흑심이었지요.
그리고 나서 신입생의 계절이 가고, 5월달로 접어들었습니다. 꽤 가까운 사이가 되었지만 아직 고백을 하지는 못했지요. 좀 더 분위기가 여물 때 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좀처럼 기회가 안오더군요. 그런데, 그때 쯤 해서 슬슬 이상한 소문/징후들이 포착되고 있었지요... 그 선배와 그가 사귀고 있는 것 같다는..
아직 확실한 얘기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았지만, 자꾸만 주변 녀석들이 그것을 '기정사실'로 얘기하는 것에 대해 속이 뒤틀리면서도 그냥 묵묵히 참았습니다. 하지만, 조금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더 기다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고백을 했지요.
그 고백을 갖고 몇일 후,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그가 말해왔습니다. 뭐, 일종의 데이트처럼요.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나갔을 때, 그가 말해주길, 자신도 옛 남자친구와 헤어진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누굴 사귈 마음은 없고, 그 선배와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이죠. 그냥 새로운 환경으로 편입을 왔는데 마침 들어간 학회에서 그 선배와 나이가 같으니 친한 친구가 된 것 뿐이라고 말이죠. 반쯤 실망했지만, 그래도 반쯤은 한 숨을 놓았습니다. 적어도, 아직은 기회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그 말을 (어리석게도) 철썩같이 믿었답니다.
그리고 몇 달이 더 흘렀습니다. 어느새 2학기가 시작되고 9월, 점점 그와 선배의 모습은 어느 누구의 눈에도 '확실한 관계'로 보이는 장면들이 많아졌지만, 저는 끝끝내 믿지 않았지요. 그가 분명히 아니라고 말을 했으니, 그것을 끝까지 믿었답니다. 하지만, 이 쯤 되서는 제가 마음고생을 하는 모습을 다들 어느 정도는 알아채게 되었더랬죠.
그리고, 운명을 10월달, 그 선배가 저를 불러서 술이나 같이 한 잔 하자고 말했습니다. 뭔가 꺼림찍한 생각이 들었지만 순순히 따라가서 술을 마시는 와중에, 그 선배는 모든 일을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 살아가면서 그 날 처럼 마음의 깊은 충격을 받은 날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 너무 놀라고 당황했을 때 눈 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몸은 떨리고, 목소리도 낼 수 없고, 그저 서서 눈물만 주륵주륵 흘릴 수 밖에 없다는 그런 것이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그 때 알게 되었지요. 정말 가슴이 폭발하는 듯하여 아무 것도 귀에 안들어오고, 그저 선배가 뭐라고 말을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되서 "네" "네" 소리만 하며 필사적으로 그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오로지 눈에 힘만 주다가 술자리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바로 위스키 한 병 사서 집에서 퍼마시고 기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OTL;; 우엑.. 다음날 숙취가...
정말로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선배는 그때까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이죠. 저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에는 완전 골통보수 성향이었습니다. 악의적인 이유로 그러했던 것은 아니고, 단지 정말로 현실을 몰랐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가끔가다 벌어지는 과실에서의 논쟁과 말싸움에서 그 선배와 맞붙은 적이 많았고, 결국 '정말로 그런지 아닌지 내 확인해보리라'라는 생각으로 사회과학 학회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현장의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에서 가장 가슴울리는 경험 중 하나였던 용산구 어느 곳의 철거민 대책위원회에서의 경험을 거쳐 뽤갱이가 되었거든요.
세상의 현실을 모르고 우물 안 개구리와 같던 이제까지의 나 자신을 완전히 깨부수고, 스스로 생각하는 '의식'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인도해준 가장 고마운 선배이자 가장 친한 선배, 인생 최초의 진정한 '멘토어'라고도 할 수 있는.. 마음 깊이 존경하던 사람이었는데..
뭐.. 차이는 경험이야 익히 해 봤는데도, 그 때 만큼 큰 충격은 오늘날까지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크헐~
그만큼 그의 존재는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왔었고, 선배 또한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존재였는데.. 그 둘이 한꺼번에 그렇게 되다보니 거기서 받은 배신감이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급으로 당황스러웠죠. 정을 떼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보통 사람들이 차이면 금새 회복하는 것과는 달리, 꽤나 오래 마음고생을 하는 성격입니다만,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나면 그 감정이 사그라들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썅, 사그라들긴 커녕 완전 캘리포니아 산불처럼 타오르더군요.
아무래도 =_=; 젠장.. 그와 선배와 저.. 이렇게 세 사람이 같은 학회에서 활동을 계속 하다보니 매 주 마다 몇일은 보고싶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렇다고 학회를 그만둘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 점점, 어두운 나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과 내에서 선배와 그의 관계는 공공연한 것이 되었고, 그 둘에 대한 저의 감정 또한 누구나 눈치챌만한 것이 되었을만큼 좋지 않은 나날들이 이어졌지요.
정말 지금와서 생각하면 저도 징하디 징합니다만, 그 문제로 인해 수 많은 친구들과 상담을 하고, 술을 마시고, 매 번 "딱 잊어버리자"라고 생각을 해도 그의 얼굴만 보면 마음이 제자리걸음을 해버리더군요. 사회과학 학회가 그렇듯, 보통 집회나 정치활동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학회는 기본이여 그런 행사 때 마다 같은 과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이젠 매일같이 만나게되니 정말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항상 무슨 심부전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가슴이 무겁고 답답한 나날을 몇 년 동안이나 보내게 되었지요. 맡은 책임을 방기하고 그냥 그 자리를 떠날 수도 없다보니까 항상 보게 되거든요.
결국, 선배는 군대를 가게 되었고, 그 때 부터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더랬죠. 사람이 공과 사를 구분해야 된다지만, 솔직히 공과 사를 깨끗하게 구분하는 사람은 인간이 아닙니다. 그건 성인, 초인, 위버멘쉬, 완전체에요.. 으헗ㅀㄹ헗렇ㅎㅎㅎㅎ렇ㄹㅀ헣헐헐 OTL;;;
이미 선배와의 관계는 공식적이고 예의바른 관계 정도로 퇴보해버렸고, 다시는 옛날과 같은 친밀한 선후배 관계로는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죠. 그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를 지키는 것이, 군대에 가있는 동안 그에게 집적거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구의 눈에 봐도 군대를 간 선배와 그의 관계는 분명히 멀어지는 것이 뚜렸했습니다. 그리고, 그도 자주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였지요. 이리저리 갈등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서는 온갖 유혹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기회를 잡는 천하의 나쁜 놈이 될 수도 없었고, 하지만 꺠끗이 물러나서 스스로 멀리하지도 못한 우유부단한 상황이 가장 큰 실수였을 것입니다.
선배가 군대에 간 그 몇년 동안, 아무래도 그의 헛헛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자꾸 신경을 쓰다보니 자주 만나게도 되었고, 그도 이제 학교에서 몇 년 동안 공부를 하고 학생운동을 함께 해온 동지가 되었으니 정말 매일같이 만나게 되었죠. 게다가, 제가 학생회장을 그만 둔 그 다음 해에 그녀가 학생회장이 되었으니 ==; 아놔 슈발, 전임학생회장이 신임학생회장의 일을 도와주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되는 그런 상황이었고.. 정말 일 한 번 더럽게 꼬였던 것입니다.
특히, 매년 여름에 가는 농활과 같은 큰 행사에서는 30명 중 절반 넘게 참여할 정도로 당시 제가 있던 학과가 사회의식이 투철했기 때문에 (당시의 농활은 그냥 농촌봉사활동이 아니라 농민과의 연대, 농민문제에 대한 공부를 겸하는 '운동권의 행사'라는 것이 뚜렷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권이 아닌 후배들조차 와서 참여를 할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하게 꾸려갔었거든요).. 근데, 농활에서 학과의 농활대장이 되거나 하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죠, 그런 굵직한 행사마다 도와주며 함께하다보니 ==; 어떻게 되겄습니까. 제가 멀리하려고 해도 그쪽에서 자연스레 호의를 보이는 순간들이 많아지잖아요.. 이런 슈발..
게다가, 그녀는 결코 주량이 쎈 것은 아니었지만, 기를 쓰고서라도 술자리에 빠짐없이 참가하여 학생회장으로써의 대인배적 기질을 보여주는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남자친구는 군대에 가있고, 편입생이라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아 그런 상황을 관리해줄 친밀한 동기도 많지는 않았고 (다 동생뻘로 생각하는 그런 분위기였으니까요)... 결국 나이 차이가 별로 없고, 같은 학회에서 활동하고, 산전수전을 함께 겪었고, 전임학생회장과 후임학생회장의 관계도 있는 만큼 .. 술자리에서는 맨정신으로 또렷한 모습을 보여줬어도, 술자리 끝나고 나오면 그는 완전 떡실신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항상 제가 뒷수습을 했으니..
이 참.. 연심을 그대로 품고 있으면서도 온갖 유혹을 참아가며, 군대 간 선배에 대해서는 친밀한 관계가 끊겼다고는 해도 최소한의 의리를 배신할 수는 없고.. 하지만 그와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술에 취했을 때 부리는 애교가 장난이 아니라 심장은 항상 벌렁벌렁 하면서도 얌전히 집까지 택시타고 바래다주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가장 가슴이 아프면서도, 나름대로 즐거웠던 시절이 아닌가 합니다. 그저 두근두근하던 청춘의 시절이었지요. 무하하;
결국, 시간이 더 흐르고, 농활이 다시 한 번 찾아왔을 때, 그녀가 농민들과 학생들이 매일 벌이는 술잔치 중 하나에서 끝까지 버티다가, 술자리가 파하고 쪼렙 애숭이들은 잠자리에 들었을 상황에 취기를 감당을 못해 비몽사몽 하면서 바깥으로 나오더군요. 보통 학생들이 머무는 곳이 마을회관인데, 이 회관에서 농활을 온 녀석들이 무슨 피서지에 온양 행동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관리를 합니다. 기타치는 둥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특히나 담배피는 녀석들이 길거리에서 지나다니는 농민들이 빤히 볼 수 있는데 마을회관에서 담배피고 노는 그런 꼴은 용납 못하거등여.
그런데, 이제.. ==; 선배가 되어 학생들을 인솔하거나 현장에서 관리하는 농대장/학생회장 등을 도와주는 급의 사람이 되면 부릴 수 있는 작은 '특권'이.. 야심한 밤에 모두 다 잠자리에 들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몰래 마을회관 바깥에 나와 시골의 야경을 바탕으로 옥상에 숨어서 조용하게 몇 사람들 끼리만 담배피고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특권을 살짝 이용해서 술자리에서 빠져나와 옥상에서 혼자 개떡같은 신세를 한탄하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술자리가 파한 후에 그녀가 홀로 취해서 옥상 위로 올라온겁니다.
아싸바리 기회는 왔다...! .. 라고 행동하면, 천하의 젠틀맨이 아닙니다. ==; 사랑과 전쟁에는 어떤 수단도 공정하다고는 하나, 저는 저만의 신념이 있고, 그가 약해진 틈을 타서 뭔가 일을 저지르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속으로 맹세를 했기 때문에.. 자연히 그냥, 술 깰 때 까지 얘기나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옆에 와서 앉더니, 완전히 무너지더군요. 일이 꽤나 힘든가봅니다. 그냥 토닥토닥 위로하고 담배나 한 대 주려고 했는데, 아 글씨 이 녀석이 내 품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는게 아니겄습니까.
슈바... 은영전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미녀의 눈물만큼 달콤한 것은 없다'고...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OTL;;;; 게다가 마침 시골 한밤 중의 야경이다보니.. 젠장.. 자제력과 인내력을 총동원하여 알퐁스 도데의 <별>을 리인액트먼트 했답니다. 그리고, 그 때 부터 사이가 급진전을 했고,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그와 선배가 사귀고 있는 상황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그 또한 저에 대해 친밀하면서도 애매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몇 년이나 흐르게 되었고, 선배도 제대를 했고.. 저도 졸업과 이후의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다시 한 번 그녀와의 사이는 멀어지게 되었고.. 결국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녀는 졸업을 했고, 그녀가 졸업하는 날 서러움에 복받쳐 다시 혼자 술을 까며 남몰래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
후.. 정말 긴 시간 동안의 마음고생이었습니다만.. 마침내 끝났다.. 싶었는데..
그녀는 졸업하여 작은 출판사에 취직을 했고, 가끔가다 만나 술을 마시는 정도의 연락만 하다가.. 어느 날, 그녀로부터 선배와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선배가 먼저 찼다고 하더군요 ==; (속으로 생각하길, ㅆㅂ, 내게 그 개같은 맘고생을 하게 했으면, 게다가 그렇게 오래 사귀었으면 행복하게 해주고 결혼이라도 해줘야지 그게 뭐냐.. 라는 감정이 막 치밀더군요..)
뭐, 그런 자리에 꼭 불려가서 위로를 해주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한 추레한 남정네의 역할이다보니.. 당연히 저도 끌려나갔죠. 그런데, 슈발 이거 술을 마시다보니 "아직도 나 좋아해?" <- 이런 쪽 얘기로 막 흐르게 되었고... 결국에는 솔직히 사랑한다고 말을 해버렸고.. 잘 되나 싶었는데, 여기서도 기사도 정신이 솟아나오다니.. 저는 정말 구제불능인가 봅니다. 멍석이 깔렸는데 행동개시를 못하다니 말이죠.
그가 역시 많이 취했고, 복잡하고 많이 약해진 상황에서 지푸라기 잡는 식으로 그렇게 나오는 것 같아서, "그럼 나랑 사귀어줄 수 있어?"라는 질문에 차마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냥,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고, 많이 취한 것 같으니 들어가서 쉬라고 바래다주었죠. 하지만, 그 떄 집 앞까지 바래다 주고 최초로 그녀에게 "키스해줘"라는 말을 듣고.. 해준게 생각이 나는군요. 그것 또한 아마 살아가면서 결코 잊지 못할 순간 중 하나일겁니다. OTL;
어쨌든 그 일을 계기로 다시 점점 만나는 일이 많아졌고, 아슬아슬한 곳 까지 수 차례나 가면서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녀와 끝내 사귈 수는 없었습니다. 이후 몇 년 동안을 만나고,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지고, 오래동안 못 만나게 되는 일들이 되풀이 되면서.. 그렇게 처음에 대학에서 그를 만났을 때 저는 스무 살이었고, 그는 스물 한 살이었는데.. 나중에 저는 서른 살이 되고, 그는 서른 한 살이 될 때 까지의 세월을 아련히 보내고 나서, 어느날 부터인가를 마지막으로 못 보게 되었습니다.
뭐, 가끔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결혼은 아직 안했지만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는 것 같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생활을 잘 보내고 있나봅니다. 가끔 담배나 술을 사러 가게로 가기 위해 밤에 길거리에 나오면, 가로등이나 달이 보일 때 마다 그가 생각나고는 합니다.
==; 이렇게 10년을 피토하는 시절을 보낸 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확실히 좀 특이한 사랑의 세월을 보낸 것 같기도 하고... 나름대로 추억도 많았고, 즐겁던 시절이었고..
무엇보다도 가슴콩닥콩닥하던 일들을 잔뜩 겪던 시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청춘이 좋다고들 하죠. 아하하;;; OTL
...
그러니 정사마 힘내셈.
어떤 사랑도 후회할 수 밖에 없는 동시에, 아름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평범한 것이든, 아니면 오마이숄더!같은 사랑이든.. 어떻게 되었든 말이죠, ㅍㅎㅎㅎㅎ
ㅍㅎㅎ..ㅎ....ㅎㅎ..
...
슈발..
OTL;;; 갑자기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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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아... 총통님의 비극적사랑(......) 뭐 사실 저도 않좋게 끝난 연예담이 있었는데, 이건 제가 너무 심하게 망가져 버린 사건중 하나라, 글로 쓰고싶진 않네요(......)
==; 하사장, 이러기야? 망가진 것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비참한 연애의 끝을 목도한 사나이들의 로망이잖여~ 공개해라! 공개해라!
그런 비참한 연애 이야기는 하기가 싫어영 ' ') 원래 비공개가 제맛임 ㄲㄲㄲㄲ
그 만화 대사는 바람의 검심 시시오와 싸우기전에 나온 야그였습져 ㅠㅠㅠㅠㅠㅠ 입흔 기생 출신 언니의 비극적 사랑 그 놈의 대사가 당시엔 너무도 와닿던지 ㅠㅠㅠㅠㅠ총통님하의 눈물나는 야그 잘봤심다 ㅠㅠㅠㅠㅠ 저도 한 때나마 아주 찌질하게 맘 고생 징하게 했드랬죠 ㅠㅠ
좋네요...그런 청춘을 경험하지 못하고 시험과 책만 파던 인생을 겪은 사람으로서 부럽기까지 합니다.
왠지 저도 그 뒤를 따를듯 합니다. 힘내십쇼 ㅇㅈㄴ
이동준님, 무장공비님,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오오... 조흔 경험담이다
원래 '그녀'가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라... 바른 한글 찾아 쓰기 위해 노력 중이다요 ㅇㅎㅎ
난 그런것도 없지.... '')a 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ㅏㅎ하ㅏ하하하ㅏ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ㅏㅎㅎ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할ㅇ나너ㅣ허미ㅓㅎ나우ㅠㅍ노한멍히나ㅓ히ㅏㄹㅇ히누ㅡ휴ㅣ나ㅓ히마ㅗ이함ㄴ르ㅜㅎ아ㅣㄴ햊댜ㅣㅏ험닝루히ㅏㄴ루ㅠㅏㅓ니ㅏㅇ러히자ㅓㅣ;젇ㄹ회저힌멍리헐아ㅣㅓ힌ㅇ
우와아아아아아ㅏㅇ아아ㅏㅇ아ㅏ앙!!!!!!!!!!!!!!!!!
하아...ㅜㅜ 저야 뭐 아름다운 청춘은 커녕 망신만 당하다가 이젠 알아서 책만 파고 사는 삶으로 가고 있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