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緩衝世代의 不安
요즘 명색 정치인들의 과거행각으로 명예가 실추되고 출세행보에 위해를 당하는 것을 자주 본다.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실수(?)가 들어남으로써 명예가 실추되고, 수사를 받는 경우가 있을 뿐 아니라, 머리에 얹히기 직전 장관 감투가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감추어졌던 실수(?)란, 학위논문 표절, 음주운전, 연설은 물론 공적인 자리에서 한 발언, 남녀관계에 대한 논의와 인식과 그 행위.... 등 인간생활의 모든 영역이 망라된 듯하다.
이런 걸 보면서, 임명직이든 선출직이든 큰 자리에 앉고 싶은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처신해야 되지 않을까 느껴진다. 자기의 과거는 자기가 가장 잘 알 것이므로 지탄 받을 만한 과거가 있을 경우 아예 출진을 자제해야 한다. 극도로 발달된 각종 과학기술 기기는 자기의 과거를 전부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각오해야 한다. 기록되어 있는 사실을 뒤집을 만한 근거와 자신이 있으면 당연히 나서서 상대방의 문제 제기를 해명하고 설득하여 목표하는 자리에 않을 것이다.
인사 검증이나 의회의 청문회에서 사소한 사 생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누구나 지켜지기를 바라고, 보호되어야 할 사생활의 울타리를 넘보는 것은 인간 본연의 보루에 대한 침해가 되기 때문이다.
각종 선거의 홍보물에도 Fact를 벗어난 허위 사실은 엄격히 금지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줄리”그림을 건물 벽화로 내 건다든지... 등이다.
젊은 시절 두 사람이 합의하여 정을 통한 사실이라도 상대방과의 불화에 의해서 사회적인 공론이 되었을 때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 더구나 유부남이 여배우에게 총각이라고 속였다면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이미 대권을 앞에 둔 논의라면 전 국민 앞에 염치를 알아야 한다.
율리어스 시저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자기 아내가 행실이 나빴다는 풍문을 듣고 내쫓기로 결심한다. 주위에서 확실한 증거도 없이 너무 심한 조치가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을 때 영웅 시저는 “율리어스 시저의 아내는 소문만 나빠도 안 된다” 고 하면서 아내를 내쳤다.
무슨 상납 설에, 증거, 조사, 경찰소환... 그런 게 문제가 아니다. 소문만 나빠도 안 되는 시저를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염치의 문제다. 자기 자신의 후일을 위해서 지혜로운 판단을 해야 한다. 그 학벌과 나이와 준수한 외모가 아까워 훈수를 들어두는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랄 때의 작은 실수(?)나 교우관계가 성인이 된 어느 날 큰 과오(?)나 말썽으로 나타날 수 있으니 매사에 용의주도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어야 할 듯하다. 자유분방하고 발랄한 성장에 지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덧붙는다. 더러는 실수도 하고 또 실수라는 것을 알고 뉘우치면서 고쳐 나가는 과정에 건전한 인격이 형성되며, 선악과 가치 판단의 기준이 형성되는 것이 성장 과정이 아닐까. 혹 아이들을 위축시키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 것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묘한 세상이다. 우리들 완충세대는 불안하다. (‘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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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완충 세대의 현명한 역할이 필요함을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