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독교인들은 장차 들어가게 될 하나님 나라의 모습과 상태에 대하여 매우 궁금해 한다.
그래서 천국의 모습에 대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상상도 해본다. 천국에서의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 중 하나는 천국에서도 결혼 제도가 지속되어질까? 또한 천국에서의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될까? 하는 것들이다.
성경은 천국의 삶의 양태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고 있지는 않다. 요한계시록 21,22장에 묘사되어 있는 천국의 모습은 구약의 여러 심상(心象, motif)등을 사용하며 천국의 모습을 어느 정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포괄적이어서 구체적인 것을 알아낼 수는 없다.
천국의 가족 관계에 대한 한 가지 힌트는 마22:30에 있는 예수의 말씀뿐이다.
1. 여러 견해들
1) 펄시 콜레의 견해
펄시 콜레(Percy Collett)는 50여 년 간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 유역에서 원주민 선교를 해 온 선교사로서 자신이 천국에 갔다 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의 책 「내가 본 천국」,「천국의 비밀」등에서 천국의 모습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가 전하는 천국의 모습은 매우 세속적이며 물질적이다. 천국에는 성도들이 거할 맨션 공사가 진행중인데 전도한 수에 따라 크기가 다르며 예수도 그 맨션에 살고 계신다. 또한 천국에는 보석 공장이 있어서 각종 귀한 보석이 계속 만들어져 수십 만톤씩 쌓여 있다. 지구에서 천국으로 가는 데 6시간이 걸리며, 그 길은 북극 우주공간에 뚫려 있다고 한다. 또 천국은 지구의 80배 되는 크기의 거대한 별로서 천국에서의 생활은 이 세상에서의 것과 다름없다.
콜레가 말하는 천국은 이 세상이 더욱 발전하여 과학화·문명화된 상태를 보여 주는 것처럼 보인다. 몰론 천국에 전혀 물질적인 것이 없다고 볼수는 없다. 최종 상태의 성도들은 영만 가진 것이 아니라 영과 육을 함께 소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레가 주장하는 천국의 모습은 성경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주관적 체험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2) 스웨덴보그의 견해
스웨덴의 신비주의자이며 체험적 신앙의 소유자인 스웨덴보그(Swedenborg)는 수시로 천국을 드나들었다고 하며 그의 경험에 근거하여 「천국과 지옥」이라는 책을 저술했다. 그는 이 책에서 천국과 지옥의 상태와 그곳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매우 상세하게 소개해 주고 있다. 스웨덴보그는 그는 천국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이나 재림까지도 영화(靈化)하여 해석한다. 그에 의하면 천국은 하나의 커다란 도시이며 그 주변에 많은 위성도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천국의 사람들은 남녀로 나뉘어 있으며 서로 결혼한다고 한다. 그러나 천국의 결혼은 지상에서의 결혼과는 달리 육체적인 결합은 없으며 둘이 한마음이 되는 정신적, 영적인 결합이라고 한다. 즉 천국의 결혼에는 물질적인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아내와 결혼하는 것은 하나님의 질서에 전적으로 위반되는 것이며, 그러한 생각을 하는 자는 천국의 축복을 잃어버리고 천국에서 추방된다고 한다.
스웨덴보그의 사상 역시 콜레의 그것과 사상적 맥을 같이한다고 보여진다.
그는 성경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과 해석의 원리에 의해서 천국과 지옥을 묘사하고 있다.
2. 부활체의 성격과 결혼
1) 부할체의 성격
성경에서 부활체의 본질과 성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러나 몇몇 구절들을 종합하여 볼 때 부활체는 주님의 몸과 같은 영화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전15:49; 고후3:18; 빌3:21; 요일3:2). 즉 부활 때에 성도들의 몸은 신령한 몸(spiritual body, 고전15:44)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 몸은 지상적인 육체와는 다르며 시공을 초월하는 신령한 몸이며(요20:26; 빌3:21) 다시는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이다(고전15:52,53).
2) 부활체와 결혼
① 부활체의 성(性) : 결혼이나 가족 관계와 관련하여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은 부활체에 성(性) 구별이 있느냐는 것이다.
크리소스톱(Chrysostom)이나 다이크(K.Dijk), 쉴라이레르마허(Schleiermacher) 등은 부활체가 무성(無性)이라고 주장하나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남녀의 구분은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에 대한 증거로 존속된다는 것이 전체적인 입장으로 보인다.
② 부활체의 결혼 : 예수의 가르침에 의하면 부활체에 성(性)이 있을지라도 결혼하는 일은 없을 것을 보인다.
결혼은 1차적으로 인류의 번성이라는 목적을 가진다. 그런데 부활 후에는 죽음이 없으므로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J.A.Schep, W.Hendricksen). 2차적으로 부부간의 즐거움과 연합 및 성숙이 결혼의 목적인데, 부활체는 존재의 양식과 질이 달라지므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방법에 의한 즐거움과 만족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성적인 요구가 없어질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 고전6:13의 '배와 음식이 폐지'된다는 가르침이 유추에 도움을 줄 수 있다(J.A.Schep). 그러나 계22:2이 여러 과일들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욕구 충족도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③ 천사와 같음 : 천사들은 결혼하지 않는다. 성도들은 복된 상태와 결혼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부활한 성도는 하늘에 있는 천사와 같다. '천사와 같다'는 헬라어 isaggelo"(이상겔로스)는 이것을 지지한다.
④ 가족 관계 : 어떤 이들은 천국에서는 그 이전의 삶이나 여러 관계들에 대한 기억조차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근거 없는 가정에 불과하다. 성경은 우리가 천국에서 서로를 알아볼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눅16:19-3 1). 마22:23-28의 질문에 대하여 카슨(D.A.Carson)은 성도의 부활시에 일어나는 변화는 매우 위대한 것이므로 일곱 형제들의 아내는 틀림없는 모든 형제들을 사랑하며 그들 모두의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것은 분명 부부의 관계를 초월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천국에서의 가족 관계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길이 없다.
천국의 생활에 대하여 쓸데없이 호기심을 앞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지식에는 절제가 있어야 하며 칼빈의 말과 같이 성경이 가는 곳까지만 가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성경이 분명히 설명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필요 없는 상상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천국의 삶은 물질적인 면에서 세상과 불연속을 가지며 영적인 면에서는 연속성을 가진다. 우리는 이 논의를 이 정도에서 그치고 천국의 도래를 기다리며 깨어 근신하는 삶을 사는 데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