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층마루에서 벌렁 누우면 아득하게 먼 종남산이 보이고
남천강이 구불구불 평온하게 흘러내려가고
푸르른 들판이 바둑판처럼 훤히 보이는 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었다.
그시절은 집에 조금 떨어진 도랑에 물이 내려가고 있어서
초여름의 저녁이 될 즈음이면 반딧불이 엉덩이에서 불을 밝히며
각자 제 잘난듯 빛내 주었고 죽마고우들은 철모르게 그곳에서 물장난을 치곤했었다.
감꽃이 필적이면 그누구보다도 새벽일찍일어나 동네방네다니며
지푸라기에 감꽃을 끼워넣어 목걸이를 만들면 으슥대곤 했었다.
초등학교는 지금 생각하면 자그마한곳이지만
그때는 그렇게 넓게 보였다.
운동회를 할때 달리기를 할라치면 언제나 꽁지를
면하지않을수가 없었든 고난의 거리였고
중학교는 아침일찍 40분 정도를 걸어서
산비탈을 넘으며 다녔다.
한여름에 태풍으로 인해 많은 비가 내려
산이 무너지는 바람에 묘들의 형태가 흐터려져 있었는데
늦은 저녁에 친구들과 그길을 걸어 올때는 그렇게
무서울수가 없었다.
또 비온뒤의 비포장길을 다닐때 지나가는 트럭에 튕겨오는
구정물에 흠뻑 교복이 흠뻑 젖어서 돌아오는 일도 있었지만
가을즈음이 되면 끝도 한도 없는 코스모스길을 걸어오는 기분이 지금도
좋은 추억의 한페이지로만 기억된다.
고등학교은 밀양읍내에서 다녔다
밀페된 공간에서 3년간 버스통학을 하면서
낭만적인 시절을 보냈든거같다.
첫번째 버스는 너무 일찍오는지라 항상 타지는 못하고
두번째 버스를 타야 하는데 늦잠을 잘때가 많은지라
지각대장을 면치 못했던거같다.
고등학교의 소풍코스는 으례 약속이나 한듯
긴늪이였는데
우리들에게 많은 얘기를 태어나게 해주었고
로만틱한 낭만을 주었던 그곳...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어 토요일이 되면 영남루에 가서
친구들과 즐겨보내든 시절이 절실히 배어있는거같다.
몇몇 여고친구들과 졸업을 앞두고 영남루의 어느곳에서
자기의 소중한보물을
땅을 파내어 소중히 보관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어느장소이였는지도통 떠오르지않는다
그후의 밀양의 기억이란....
그시절에서 완전 끊겨서 난 잘 알지못한다.
진학을 하기위해 큰도시로 그리고 결혼과 함께
밀양을 떠나버렸으니까.....
그래서인지 20년간의 밀양에서 보낸생활이 너무나 소중스럽다.
고이고이 그추억들을 간직하고 싶어진다.
그긴 내 부모님의 산소가있구 철없이 뛰어다니던 어린시절이 추억이 있고
친구들과의 우정이 있고
그리고 내 첫사랑이 존재했던 곳이기에...
- 별당의 일상생활얘기에서 -
첫댓글 별당화님... 너무 너무 공감가는 글... 같이 또는 다르게 공유하고 있는 추억의 장소들이 있기에 우리 밀양사람들은 하나일 수 밖에 없지요... 별당화님의 추억처럼... 저 역시 그와 같은 추억을 지녔기에... 언제 어디서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지요... 우리 밀양사람 모두가 다...... 별당화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해요.. 좋은하루보내세요..
리나님 저의 볼품없는 글 읽어주시고 언제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울 카페 고운님들은 모두가 이런 아름 다운 추억 간직 하며 살아가고 있답니다.....별당화님.
밀양이란 말자체가 나와도 퍼득 뒤돌아보곤하지요...밀양 ..당연히 그리워해볼만한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밀양에서 지보다 훨씬 오래도록 살았군요. 지야 국민학교만 밀양의변방에서 다녔지만 그래도 그때가 최고랍니다. 고향의 추억은 무엇으로도 바꿀수가 없다 잖아요. 고향내음을 맡아봅시다요 이곳에서들~~~
구호님도 그럼 밀양에서 흔적을 남겨셨네요..ㅎㅎ 어릴적 추억은 언제나 가슴속에 남아서 이젠 꿈인지 생시인지 혼동이 되곤하지요..
별당화님 눈오는날 영남루에서 눈싸움 하다 스치고 지나가진 안았을 까 ~ 하는 생각도 하내요 내 추억도 비슷한것들이 많아서 !!
다린님... 혹시 그 눈싸움에 저도 같이???? ㅎㅎㅎ
아~ 그때 눈싸움할때 다린님도 있었나요 ?ㅎㅎ 저 그때 길지나가다 한방 맞았거든요..
그렇네요...이글을 보는 분들이 그때 그시절의 옆집오빠 언니였으면 하구 우정을 나누던 그시절친구였으면 하네요..
아이고~~~ 그라머 그때 내한테 눈 던지가~ 눈티 반티 만드신분이 그라머 별당화님??? 그러게 사람은 죄짓고는 몬산다카이...ㅎㅎㅎ ㅋㅋㅋ
지금은 어디사시는데요???
글쎄 말이에요..밀양에서 그리 멀지는 않은데...언젠가는 들려보고싶은 밀양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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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 그때 그시절의 친구들이 행복한 삶을 누려주었으면 하네요.
조용한 미소..감사합니다.
소풍장소가 긴늪아니면 그앞에 모리였는데.... 벌써 오래된 추억을 꺼집어 내게 만드셨네요.. 간만에 고운추억의 앨범을 꺼내어 친구들 한명 한명의 얼굴을 재 확인해봤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숙이님의 멋진 추억을 위해서....ㅋㅋ
결혼과 함께 밀양에 오게 된 저는 이제 하나둘 추억을 만들어간답니다. 한참이 지나 제게도 이곳의 생활이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도록 더욱 알차게 지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별당님의 추억에 저도 상상이나마 잠시 잠겨봤어요~
행복가득찬 추억들을 만드시길 바래요.볼품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밀양을 떠나온지가 벌써21년지났습니다 간혹 동창모임을 할때면 밀양을 가지만 누군가가 밀양의 밀자만 나와도 반가워 지지요 고향이 있어 행복하고 밀양님들이 있어 더욱푸근한 삶을 사는가봅니다
저도 밀양떠난지 버니님하구 비슷해요....그후 아직 가보지 못했고요....저또한 밀양이란 단어중 " 밀 "자만 나와도 순간적 반응이 대단합니다,,
고향이란 꼭 가야만 행복한게 아니라 마음속에 존재하는것만으로도 무척 행복해지는것같지않나요 그러고 보면 우린모두 행복한 사람인가봐요
그러네요..나의 고향 밀양이란 단어를 가슴속에서 고이 간직하며 삶을 살것 같으네요.
아침이면 종남산 산행가 경치좋은 밀양만 생각했는데 이제 님들의 추억을 생각하겠네요,,,,
밀양 그자체가 추억의 한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