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 시원해야 잠이 잘 온다…수면에 좋은 온도는?
잠들기 1~2시간 전 체온 조금씩 떨어져 ‘수면모드’
침실 온도 15~20도로 유지…에어컨 23~26도 설정
낮에 빛 차단하고 밤에 조명기구 등 가전 사용 금물
지난 6월부터 이른 열대야가 찾아오더니 그 여파가 7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자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열대야로 인해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감퇴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따라서 잠들기 전 침실의 온도를 20도 이하로 유지하고, 조명기구나 전자제품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는 침실의 온도다. 우리 몸은 잠들기 1~2시간 전부터 체온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수면 모드’에 들어간다.
따라서 침실 온도를 적당히 낮춰 놓으면 체온이 쉽게 떨어져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면서 잠들기 더 쉬워진다.
“침실의 온도 변화에 따라 잠이 쉽게 들기도 하고, 반대로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기도 한다”면서 “잠들기 전 15~20도를 유지하는 것이 최적의 수면 온도”라고 말했다.
침실의 온도가 높으면 잠을 깊게 자기가 어렵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탈수가 일어나 전해질과 영양상태의 균형이 깨지면서 자다가 자주 깨게 되기 때문이다.
침실의 온도가 높아 체온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몸의 회복을 돕는 깊은 잠의 양이 확 줄어 잠을 자도 피곤하고 낮에 졸음이 쏟아지게 된다.
“면역이 활성화되지 않아 감염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고 화를 참을 수 없는 감정조절 장애도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당뇨병과 말초혈관 장애 환자들은 침실의 온도가 높으면 불면증을 더 많이 겪을 수 있다. 당뇨병을 오랫동안 앓거나 말초혈관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혈관 확장 기능이 떨어진다. 자더라도 몸속 장기의 온도인 ‘심부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자는 도중 자주 깨게 된다.
침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방 안의 온도를 고려해 23~26도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대기온도가 20도 이하로 유지될 수 있어 최적의 침실 온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타이머로 1~2시간 정도 켜놓은 후 끄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단, 에어컨의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면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심부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오히려 잠들기 어려워진다. 또 냉방병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시원한 침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낮에 블라인드를 쳐서 빛이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밤에는 조명기구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여름에는 백열등 사용을 줄여 방 안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백열등은 전력 중 90% 이상을 열로 발산한다.
하지만 잠들기 전 LED나 OLED를 사용하면 청색파(블루라이트) 때문에 잠들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오븐이나 토스터기, 전자레인지 등 열에너지가 많이 방출되는 전자제품도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세탁기나 건조기도 열을 많이 발산해 방 안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
“잠들기 2시간 전까지만 사용하고, 잠들기 직전에는 사용 억제하거나 침실 바깥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잠들기 전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시켜 방 안의 온도를 낮추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