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하는 주요 단지들에서 ‘만점 청약통장’이 쏟아지고 있다. 집값이 반등하는 가운데 분양가가 뛰어 오르자 청약자들이 아껴뒀던 고가점 ‘장롱 통장’들을 꺼내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7월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어섰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A-49블록 호반써밋 3차(본청약)에서 가점제 만점에서 단 1점이 모자란 83점 통장이 나왔다. 이 점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7인 가구(35점), 무주택기간 15년 이상(32점), 통장가입기간 14년 이상~15년 미만(16점)을 충족해야 한다. 해당 단지는 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전국서 청약이 가능했다. 서울·인천·지방 등으로 나눠 점수를 받았다. 83점 통장은 전용 84㎡A 기타지역에서 나왔다.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광진구 구의역롯데캐슬이스트폴의 당첨 가점도 최고 79점으로 6인 가족 기준 만점 통장이 나왔다. 84㎡A타입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나왔다. 이 단지 전용 84㎡의 분양가는 15억 원 선에 달했지만 인근 시세보다 1억~2억 원 가량 저렴하다는 판단에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구의역 롯데캐슬이스트폴보다 입지는 떨어지지만 전용 84㎡의 분양가가 13억 원대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경기 광명시 '광명센트럴아이파크'에서도 전날 당첨자 발표 결과 5인 가족 기준으로 청약 만점 통장이 나왔다. 청약홈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당첨 가점은 최저 29점, 최고 74점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했는데도 청약 수요가 몰렸다.
앞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 대비 10억원 가량 낮은 분양가로 관심을 모은 서울 용산구 '호반써밋에이디션'에서도 6인 가구 만점 통장(79점)이 나온 바 있다.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청약 분위기는 살아나고 있다. 부산 남구 대연3구역을 재개발한 ‘대연디아이엘’도 59㎡A 평형에 최고 80점의 통장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7인 가족 기준 만점(84점)에서 불과 4점 모자란 점수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약 수요가 몰리면서 현재 감소세인 청약 통장 가입 개수도 다시 늘어날 지 주목된다. 미분양이 증가하며 청약 수요가 사그라들자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갯수는 올해 1월 2623만 6647개에서 지난 6월 2588만 2064건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17.8대 1로 6월(7.1대 1) 대비 크게 올랐다. 특히 서울은 101.1대 1을 기록하면서 상승을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자잿값 상승 등으로 분양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추첨제 확대, 공급 물량 부족 등으로 청약 경쟁률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고가점 통장들이 잇따라 나온 것은 청약 규제 완화와 서울 주택시장의 회복세, 분양가 상승 기조 등이 맞물리면서 그간 청약을 망설였던 실수요가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전매제한 완화에 따른 가수요까지 유입되며 입지나 규모 등에 따라 과열을 보이는 단지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청약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