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러닝’ 논란… 다우키움 이어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폭락전 매각
‘SG 사태’ 보유주식 팔아 거액 챙겨
“사전에 정보 알고 매각” 의혹 제기
당사자 “우연의 일치” “단순 처분”
SG증권 매도 폭탄으로 가격이 폭락한 8개 기업 중 일부 기업 최대 주주들이 주가 폭락 전 보유 지분을 대량 처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사전 정보를 가지고 ‘프런트 러닝(front running·선행매매)’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주가 폭락 전 주식을 처분한 이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만이 아니었다. 공시 등에 따르면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 역시 17일 서울가스 보유 주식 10만 주(2%)를 단가 45만6950원에 팔아 약 457억 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은 올해 들어 네 차례에 걸쳐 32만 주 넘게 팔아 치웠다. 지분 매각 사유는 ‘단순 처분’이었다. 서울도시가스는 24∼27일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종목 중 하나였다.
김영민 회장의 동생인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의 대성홀딩스도 보유한 서울도시가스 주식을 지난해 말부터 단가 약 30만∼45만 원에 32만 주를 매각해 현금을 두둑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선광의 최대 주주 심충식 부회장도 가족의 선광 지분을 지난해 7, 8월 두 차례에 걸쳐 12만3848주(1.88%) 처분했다.
앞서 김익래 회장은 주가 폭락 사태 발생 나흘 전인 20일 시간 외 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 원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의 지분 처분 후 다우데이타 주가는 24일부터 하락을 거듭했다. 게다가 다우키움그룹의 계열사인 키움증권이 SG증권과 차액결제거래(CFD) 계약을 맺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회장은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하지만 김 회장은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도 28일 “김 회장과 주가 조작 세력은 일면식도 없다”면서 “0.00001%의 가능성도 없고 직을 걸겠다”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서울도시가스 측은 “회장의 개인 재산 관리 영역이라 정확한 지분 매각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미리 정보를 확보하고 매도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선광 측 역시 “심 부회장의 특별관계자들 연세가 80∼90세를 넘어 단순 상속 등을 준비하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들 의심 거래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프런트 러닝(선행매매·Front Running)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정보를 사전에 확보해 자신에게 유리한 매매를 성사시키는 부정 거래 행위
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