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정오가 되면 어김없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4월25일 수요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위가 있습니다만,
이번주 시위에는 좀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담은 연극 '나비'의 거리 공연이 그것입니다.
극단 나비에서 공연하는 연극 '나비'는
현재 각 성당이나 학교 등에서 순회공연되고 있으며,
교도소 등지에서 봉사공연도 펼치고 있습니다.
한낮 도심에서, 조명도 없고 세트도 없이 '나비'공연을
펼치게 된 것은 바로 4월26일과 27일 일본 아베총리가 미국을
방문하기 때문입니다.
보도로 알려진바와 같이 미국은 일본군위안부와 관련된 법안을
의회에 상정해 놓고 있으며, 이번 방문에서는 그것과 관련된
논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일본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놓고 수시로 말을 바꾸고 있으며
그럴 때마다 한일관계는 악화되기 일쑤였습니다.
그것은 치유되지 않은 우리의 아픈 역사이며,
묻혀버린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해결해야 하는 현재의 문제로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어찌 할머니들의 아픔이 개인적인 아픔일 뿐이겠습니까.
연로하신 위안부 할머니들은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과 때맞추어
미국으로 건너가 항의 시위를 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시위에 참가한
할머니들이 이번 주 수요시위에는 참석하시지 못합니다.
그래서 극단 '나비'에서는 할머니들이 아시건 모르시건
우리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 뙤약볕 아래 거리 공연을 하겠다고
자청한 것입니다.
고국에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고
치유의 길을 모색하는 작은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그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지요.
사실 저는 나비 공연을 보고 펑펑 울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연극 관람을 권했고, 보신 분들은 하나같이
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다소 무겁고 우울한 주제를 담은 연극이라
처음엔 선뜻 보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좋았다는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연극 '나비'는 재미교포 작가가 쓴 것입니다.
그것을 극단 아리랑 방은미 전 대표가 대본을 보고 반해
국내에 들여왔고, 호평을 받은 것입니다.
천주교 교정사목위원회 후원으로 교도소 순회 공연 봉사도
하고 있는 방대표는 최근 극단 '나비'를 출범시켜
전국 성당이나 단체, 학교 등을 순회하며 '나비'공연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연극 '나비'의 내용 역시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기해
일본에 온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극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위안부 할머니들 역시 이번 4월26일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때에
미국으로 가서 시위를 합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역사 속의 일이 아닙니다.
아직 그분들이 살아계시고, 민족의 얼을 말살하고,
민족의 언어를 말살하고, 우리의 문화를 말살한
일제하 그 긴 세월의 고통이 치유되지 않는 민족의 아픔으로
여전히 우리 속에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4월25일 수요일 정오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있고
'나비'공연은 12시 30분부터 입니다.
물론 공연은 전막을 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세미 공연인 셈입니다만 그 의미는 연극 전체를 공연하는 것만큼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극의 완성도는 당연히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연출가 겸 극단 나비의
대표 말을 들으며 저는 수요일 점심은 '나비'공연으로 대체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나비'공연 후원회도 생각하고 있다는 대표의 말을 들으며
점심 한끼 값으로 우선 후원회원 반열에 끼겠다는 생각과 함께.
함께 나눌 수 있다면, 혹 도심의 직장에 근무를 하신다든지,
시내 볼일이 있으신 분들, 아니면 특별히 시간을 내셔서
수요일 정오에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그냥 공지라 생각하고 글을 올렸는데, 쓰다보니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두서없이 길어져버렸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피어나는 봄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