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1. 경기도 양주시 불곡산 469m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교통도 좋고 해서 권할만하지만 먼 곳 사람들이 찾아가기에는 그저 그렇다고 하는 인터넷에서의 산행소개 글을 보고 별로 기대 하지는 않으면서, 내가 사는 곳에서도 교통이 좋은 편이기에 가보았다.
전철 1호선 양주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가 왼쪽으로 1km 쯤 가면 양주시청과 시의회 건물이 있고, 시의회 자동차 출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불곡산에 오르는 등산로가 시작 된다. 소나무 숲 사이로 처음에는 돌이 많은 길로 가지만 얼마 안 되어 흙길로 걷기가 좋아 진다.
완만한 등산로에 별로 크지 않은 소나무들로 된 숲길이, 때마침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그러나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바위가 많아지고 정상 부근에 널려 있는 바위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시야에 가득해진다.
오르는 길도 경사가 급해지지만 데크 계단 시설이 잘되어 있어 정상인 상봉에 어렵지 않게 올랐다.
고구려가 쌓았다는 9개의 보루성이 있는 산으로 보루성터 자리에 안내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1, 2 보루성은 상봉가는 길에서 보았고,
상봉에 6보루성, 상투봉에 7보루성, 임꺽정봉에 8보루성이 있었다.
상봉에서 상투봉을 지나 임꺽정봉까지 가는 길은 바위를 타고 가는 길들로 난간과 데크 계단 시설이 잘 되어 있는 데도 다리가 떨릴 정도로 스릴이 많았다. 힘든 구간도 많았다. 때마침 부는 세찬 바람이 춥지는 않았지만 자칫하면 몸이 날릴 가봐 조심해야 할 정도였다.
봉우리마다에서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았다. 양주 의정부 동두천 등지의 아파트 숲들이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고, 하얀 비닐들로
둘러싸인 들판들과 몇 군데의 호수가 보기 좋았다. 임꺽정봉에서 보이는 대교아파트 방향 하산 길도 바위길이기에 바위 길을 피하고
싶어, 임꺽정봉 바로 아래 삼거리에 있는 안내표시가, 우회등산로로 표시된 길이 있어서, 거기를 따라 하산하면 위험한 바위 길들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 길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길이 좋았다. 그런데 바위 절벽에 밧줄이 매여 있는 곳이 나왔다. 되돌아설까하다가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 될 것 같아 10 여m 정도 되는 밧줄을 붙잡고 내려갔다. 그런데 문제가 복잡해졌다. 낭떠러지 절벽에, 있는 듯 없는 듯한 길이 바위 허리를 따라 계속 이어진 것이다. 악어능선이라고 하는 암릉 능선에 들어선 것이다. 인터넷에서 초보자는 가서는 안 되고 릿지 등산화를 신고 가야된다고 한 글이 생각났고 바로 그 위험구간에 들어선 것을 알 수 있었다. 다행이 시간에 여유가 있었기에 한발 한발 조심조심 미끄러지지 않게 확인하면서 발을 떼어 놓으며 내려 올 수 있었다.
암릉 구간을 지나니 다시 길은 흙길로 좋은 길이 되어, 위험을 통과한 후의 좋은 기분으로 노래를 부르며 숲길을 내려왔다.
유양공단으로 내려오기까지 사람 구경은 전혀 할 수 없는, 보통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등산로였지만, 가끔씩 산악회 리봉이 나무에 매달려 있어서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유양공단에서부터 양주시의 부흥로라고 하는 큰 길을 따라 걷다가 임꺽정 생가 터에 들렸고 이어서 있는 양주별산대놀이마당이란 곳도 구경하며 한가하게 봄날의 하루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