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소설가) 저, 최정수 역, 2001.12.01
‘자아를 향한 여행’
책 속의 주인공은 그저 어느 시골동네 평온하게 양치기로 살고 있는 평범한 청년이다. 어느 날 한 노인을 만나면서 노인에게 신비한 얘기를 듣고 자신의 자아를 따라 여행을 시작한다. 평온하고 신경 쓸 것이라곤 좋은 품질의 양털을 마을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양을 해치려는 늑대들을 조심하는 것 빼곤 없는 양치기 청년, 이 여유롭고 멋진 생활을 다 처분하고 힘든 여행길에 나서는 주인공이 솔직히 나로서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하루 시간 날 때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읽는 순간만큼은 내가 얼마나 기계적으로 살아왔는지, 그리고 나는 이렇게 낭만과 내 속의 자아를 찾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내용이 바로 ‘순수하게 너 자신이 원하는 것을 따라 행동하라’ 다.
주인공이 가는 길에 수많은 갈래의 길들이 있고, 생판 처음보고 말도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그저 끌리는 대로 여행을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 것만 하는가 싶지만 책을 읽다보면 정말 잠시라도, 잠깐만이라도 내가 진정 하고 싶고 내 속이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여보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껍질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얕은 사람의 머릿속’
책 속 주인공을 여행의 길에 발을 들이게 한 ‘노인’. 주인공은 이 ‘노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여행길에 가는 곳마다 꾸준히 이 ‘노인’을 마주친다. 처음에는 누추한 ‘노인’의 모습을 보고 한심한 몽상가라고 생각하던 주인공도 여행길에서 오랜 시간동안 이 ‘노인’과 마주하면서 그가 얼마나 현명한 현자이었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이 두 가지 뿐이다. ‘자아발견’ 과 ‘내면의 아름다움’
이 두 가지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당연한 것이고 누구보다 가장 잘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가지를 잊고 살아가고 있다. 그저 남들이 시키는 대로. 편안한대로, 새로운 경험이 두려워서 도전을 포기하고, 외모만 보고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가려내면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 책속 주인공이 여행을 하기 전. 양치기 시절의 모습은 누가 시키거나 남들이 보는 눈에 이끌려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항상 잠들기 전 많은 세상을 겪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잠들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두려워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남들 보는 시선이 두려워 튀는 행동을 자제했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억누르면서 살아 왔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지 않게 보는 것이 두려워 항상 외모치장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아 왔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자’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며 나 자신을 아껴주고 존중해주자.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책 속의 주인공이 여행하면서 수많은 갈등에 처할 때 마다 ‘노인’이 준 ‘우림’과 ‘툼밈’이라는 돌이 있다. 그 두 개의 돌은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하는지 불빛을 내면서 조언을 해준다.
나는 우리들 세상 속에서도 ‘우림’과 ‘툼밈’ 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 마음 속 안에. 어떤 일을 하던 어떤 것을 원하던 우리들 마음 속 이 두 가지 돌들이 불빛을 내면서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분명히 알려주고 있다. 그것을 잘 자각하고 자아를 실천한다면 분명 이 책속 주인공처럼 결말에 ‘난 인생을 행복하게 살았다’ 라고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