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헌티 이쁜 짓^^

[구자정]

멀리서 가을이 성큼 성큼 다가오는 8월 마지막 주말..

아내와 함께 두 처제, 그리고 막내동서를 대동하여 모처럼

고창 선산에 모셔져 있는 장인어른 산소 성묘길에 나섰다.

거리가 먼 핑계삼아 그 동안 자주 찾아 뵙지 못했던 터다.

잡초와 칡넝쿨, 키작은 아카시아나무가 우거져 봉분이

구분되지 않는 산소에 다다르니 먼 곳에 모셔놓고

잊고지낸 세월만큼이나 두꺼운 불효의 회한을 자책하는

세 딸들의 울먹일 듯한 표정이 보기 안쓰러울 지경이다...ㅡㅡ;;

(예초기 칼날을 휘감는 칡넝쿨도 상머슴 막내동서의 터프함에

맥없이 잘려 흩어져 나간다)

휴가중인 띠 동갑내기 막내동서가 휴가 마지막날은

기꺼이 형님과 함께 하겠다고 따라나선 기특함도 이쁘거늘..

왠걸... 상머슴이 따로옴따 ㅋㅋ~~~

안델꼬 왔더라면 나 혼자 뺑이칠 뻔......ㅡㅡ;; ㅋㅋ~~

손꾸락에 시골의 흙먼지 한 번 묻혀본 적 없는 세 여자도

잘려진 칡넝쿨을 걷어내고 풀을 걷어내느라 굽힌 허리 펼 때마다

세월이 선물한 육중한(?) 옥체를 건사하기도 퍽 바쁜 모냥이다.

한 손은 허리 언저리에 받쳐두고, 한 손은 송글송글 맺힌 이마의

땀방울을 연신 닦아내고 있다.

닦여진 땀방울에 불효의 죄스러움도 함께 닦여져 내려졌기를...

 

(봉분 주위에 우거진 잡초는 집안 어른이 준비해 주신

고엽제를 분사해뒀다. 1주일뒤면 모두 말라 죽을것이다)

 

(벌초전 모습은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단장한 모습이다.

장인어른.. 일교차가 좀 심헌디 밤엔 좀 춥지 않으실련지요..)

두시간 가까운 작업끝에 비로소 산소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미리 준비해 간 제물을 간단하게 차려놓고 어른께서 생전에

그토록 즐겨하시던 소주 잔을 세 딸과 두 사위가 번갈아가며

모두 올려드렸다. 

한 병을 다 드시고 취기가 적당해지신 장인어른은 아마

오늘 저녁 늘 그러셨던 것처럼..

그리도 이뻐하셨던 큰딸 현선이를 부르고 또 부르시다 주무실거다..

또 뵈러 오겠습니다. 장인어른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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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누라헌티 "참 잘했어요"별 5개와 부상으로 받은 뒷풀이 뽀나쑤^^

고창 청보리밭으로 동호해수욕장으로 채석강으로 내소사로.. 그리고 곰소 젓갈 쇼핑까지~~

여행중 맛있는 먹꺼리 찾아 배불리는 즐거움을 빼놓으면

앙꼬움는 찐빵이요 김빠진 맥주맛이라.. ㅋㅋ

풍천장어의 본고장 고창에서 장어에 복분자를 지나치는건

고창을 모욕하는 것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내소사 진입로..

백제 무왕때 창건했다는 천년고찰 내소사의 고풍스러움은

마치 동양화 병풍을 둘러 쳐 놓은 것처럼 조화를 이룬 

옅은 구름 사이의 절벽산과 함께  절경을 이룬다. 

 

촉촉하게 적당히 내려주는 이슬비 탓일까?

산사의 운치가 한층 더 아름답다.

산사의 오솔길 솔향기 또한 더욱 짙게 느껴진다.  

 

격포항(채석강)에서 굴 따먹다가.. 까아~~꿍! ㅋㅋㅋ

짧지만 강호동이 부럽지 않은 1박2일의 남도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