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식생활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에 대한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이 섭취하는 열량 중 고지방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1969년 7.2%에서 2001년 19.5%로 크게 늘었다.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10년마다 10mg/dl씩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1990년부터 2002년까지 불과 10여년 사이에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10명에서 25명으로 급증했다.
그래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에 가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콜레스테롤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전도사’를 자청했다. 오는 9월4일을 제1회 ‘콜레스테롤의 날’로 선포한 이 학회는 이날 올림픽공원에서 동맥경화의 주범인 콜레스테롤을 알리는 행사를 갖는다.
■몸에 나쁜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구성단위인 세포의 막 구조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이고 여성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체내 콜레스테롤의 93% 정도는 우리 몸의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나머지 7% 정도가 혈액을 순환하다가 체세포의 보수나 호르몬 합성에 사용된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은 동맥에 쌓이면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 또 우리 몸의 혈액에 들어있는 지방의 일종인 중성지방이 높은 사람일수록 보통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중성지방도 높으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 더 높아진다.
우리 몸 속 구석 구석에 피를 보내는 동맥 벽에 기름기가 끼거나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이 동맥경화이다. 혈관이 좁아지면 자연히 좁아진 부분을 통과하는 혈류에 장애가 초래된다. 막힌 동맥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관상동맥)이면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하고, 뇌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뇌동맥)이면 뇌졸중으로 발전한다.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원천은 음식물 섭취와 간(肝)에서의 생합성 두 가지이다. 보통 음식물을 통해서 30%가 만들어지며 나머지 70%는 간(肝)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채소나 과일위주의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경우에도 유전적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만들어 내는 체질이라면 고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에 걸릴 수 있다.
보통 LDL콜레스테롤은 100mg/dl 이하가 좋으며, 적어도 130mg/dl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은 40mg/dl 이상이어야 한다.
■콜레스테롤 낮추기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우선적으로 할 일은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고지방 음식인 육류, 가공식품, 버터, 우유, 아이스크림 등을 피하고 곡류나 푸른 잎 채소,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육류를 먹는다면 껍질을 제거한 닭고기, 지방 함량이 적은 육류, 저지방의 유제품과 같은 음식물을 섭취한다. 가재나 새우 같은 갑각류는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포화지방산은 적은 편이다.
또 운동은 나쁜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저하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늘리는데에 도움을 준다. 걷기는 시작하기에 좋은 간단한 운동이며, 수영, 춤추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운동도 좋다. 매주 3일 이상, 매번 30분 이상, 운동 전 3분 예비체조를 하도록 한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부족한 경우 약물요법을 병행한다. 간(肝)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틴과 이제티미브의 복합제제로 간 뿐만 아니라 음식물 섭취를 통해 운반된 콜레스테롤이 장에서 흡수되는 것까지 막는 이중억제제가 개발되기도 했다.
■콜레스테롤 낮추세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최근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기 위한 생활수칙 10계명’을 만들어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는 등 콜레스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학회가 만든 10계명은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포화지방과 총 지방 섭취량을 줄인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은 피한다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한다 ▲짠 음식은 피한다 등이다.
특히 학회는 오는 9월8일 서울 올림픽공원 피크닉장에서 제1회 ‘콜레스테롤의 날’에 대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선 지질 검진 및 고지혈증 건강상담을 비롯 고지혈증 자가진단 게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파워 운동법?식사요법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된다.
박영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서울대 순환기내과)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고지혈증을 포함한 동맥경화의 위험인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치료를 통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며 “몸 안의 지질을 관리하는 것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관리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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