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오는 봄 기운

[박천규]

올라오는 봄기운
친구야, 오랜만이구나. 얼마 전에는 대전 만년동에 새로 조성된 한밭수목원을 찾았었단다. 이날 점심을 들고 창밖에 따뜻하게 느껴지는 햇살의 손짓을 받고 찾게 된 거야. 한밭수목원이란 5만 여 평에 새로 조성되고 있는 수목원이지. 2008년에 조성공사가 끝날 수목원은 지난 해 5월 부분 개장되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기에 찾는 기쁨도 있었지.

수목원 나무들 모두 벌거벗어 넓은 광장에 부는 찬바람에 썰렁하게 보였어. 관리사무소는 텅 비어 있고 수목원에는 손에 꼽을 만한 사람들이 웅크린 몸으로 걷고 있었지. 두 곳에 있는 매점도 문을 닫아 매점 앞에 버려지다 시피 놓여진 의자들 또한 썰렁하였지. 쉴만한 곳이라곤 몇 군데 설치된 긴 나무의자가 있었지만 찬바람 앞에 그대로 드러나 있어 앉아 있을 수가 없었어.

서둘러 나오다 눈길을 끄는 남향 나무들을 보게 되었지. 눈길을 끈 것은 산수유 여러 그루. 산수유를 쳐다보니 검붉은 색이 돋는 팥알 만한 꽃봉오리들이 다닥다닥 달려있더군. 해마다 입춘에 앞서 입춘이 오는 길을 밝히려는지 이른봄이면 다른 꽃을 앞서 꽃을 피우는 산수유 꽃봉오리가 말이야. 수목원에서는 산수유 꽃봉오리가 오는 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을 본 셈이지. 꽃이 피기까지는 아직 여러 번 꽃샘 추위가 주는 시련이 있겠지만.
며칠 전 텔레비전을 보며 남녘에서 시작된 봄 수확하는 광경을 보게 되었지. 북 제주에서는 월동한 봄 감자와 당근을 수확하느라 한창 바쁘더라. 해남 땅 끝 마을 한 배추밭에서는 바닷바람 맞으며 잘 자란 봄 배추 수확이 즐겁게 이루어지고 있었어.

며칠 전 오후 모처럼 봄 햇살을 받고 있는 아파트 남향 베란다에 나가 화분에 물을 주었지. 물을 주며 안면도 새우란이 어느 귀여운 새 새싹을 여러 촉 틔워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았지. 뿐만이 아니야. 난에 물을 주다간 새우란 보다 앞서 여러 송이 꽃을 피워 올린 난을 보았구나. 그러고 보니 다른 난들도 질세라 꽃대를 키우고 있더라.
햇살이 좋을 때면 나가 걷는 공원 양지 바른 잔디밭에는 음지쪽 마른 갈색 잔디밭과는 달리 푸른 물기를 머금은 이끼들이 눈에 띄게 올라오고 있었어. 앙상하기만 하던 버들 벚나무 가지는 바람결에 한결 부드러운 몸짓을 시작하고 목련 꽃봉오리도 촛대처럼 올라오는구나.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 소리 늘어나고 산바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계룡산 봄기운.

공원을 몇 바퀴 돈 할아버지들 양지 바른 의자에 앉아 쉬며 봄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봄기운이 얼어붙었던 할아버지들 입을 녹여 이야기꽃을 피우게 했나 봐. 이제 아무리 추워도 올라오기 시작한 봄기운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며 봄기운을 찾으려는 듯 하늘을 따뜻하게 쳐다보며 웃으시더라. 할아버지들은 봄이 눈에 보인다고도 하였고 손에 잡힌다고도 하고...
아파트 뒷길 나무 가지에는 찌르레기들이 나무 저 나무 위를 활기 차게 날며 봄기운을 탄 듯 해맑은 노래 소리가 한창이야.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아침에는 비도 내렸지. 사흘 뒷면 봄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이구나. 친구야, 혹 입춘 맞으려 나가지 않으련? (2006. 2. 1.)

[이호영]

아름다운 봄의 교향곡을 듣는것 같군 친구야 ! 오는 봄에, 건강하게 활짝 피어나기 바란다

[한현일]

한폭의 전원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천규형의 글을 보니 봄처녀가 저만치 닥아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네. 筆耕으로 건강에 상승 효과를 주는 천규! 화이팅!

[남희수]

벌써 천규형은 봄의 문턱에서 우리를 부르고있군,보문산 과 식장산이 눈에 선하고 (이곳에서 내가상상 할수있는) 유천동 옜날 개천가 버들강아지등등...새봄에 목련꽃송이처럼 탐스런 건강이 천규형에게서 피어나길-.

[박 금환]

올해의 봄 소식은 역시 배천선생이 제일 먼저 전해주는군. 민태원님은 듣기만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 청춘이라고 하였건만, 나에겐 그보다 봄이란 단어가 지금도 가슴을 더 설레게 하지. 오는 주말엔 나도 산수유 꽃망울이 얼마나 커졌나 구경가야지...^^*

[임정빈]

일찌감치 봄이 오는 숨결을 느낀 천규의 감각이 돋보이는 군. 봄을 기다리는 천규의 마음에는 희망의 꽃도 함께 멍울지겠지?.

[윤길수]

내 사랑하는 천규,올라오는 봄 기운이 천규의 맑은 영혼을 더욱 아름답게 해 주는구나

[강태용]

꽁꽁얼어 붙어 온천지가 어름으로 덮였을시는 온생명이 얼어죽은듯 하였건만 어데서 있다가 솟아나오는 생명의 힘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가슴에도 생명의 힘이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