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영업점의 한가위 판매대전을 준비하기 위하여 경북으로부터 장흥진까지
산지직거래에 의한 상품 공급계약과 배송에 따른 구체적인 일정들이
모두 종료되었다.
지난 한주로부터 막바지 금요일과 토요일!
한가위 준비 Climax에 접어들며
집중된 구색상품의 종류와 수량만으로도 명절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지만
지방에 따라 지속된 극심한 가뭄과 봄철 냉해에서 비롯된
농산물의 수급불균형 현상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품목별로 편차가 크다.
침체된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유통비용도 아껴 절감할 수 있도록
발품을 팔아서라도 산지 직배송으로부터 일손봉사 부분까지 상품구매에 따른
현지지원과 관리에 철저를 기하도록 구매팀에게 당부에 당부를 거듭하였다.
추석전,
대파 공선출하를 위한 도시근교 농업인의 출하작업이 토.일요일에 상관없이
뙤약볕 아래에서 진행되었다.
지방도 마찬가지이지만 도시근교농업 또한 3D업종으로 분류된지 이미 오래여서
일하시는 분들의 면면이 70을 넘으신 고령의 이모분들이시다.
대파밭까지 이동차량의 탑승마저 불편을 느끼시는 어르신들이지만
정성과 사연을 달군 대파를 손에 쥐고서부터는 연세를 떠나 금방 프로가 되신다.
작업의 속도는 비록 늦지만
그 옛날 당신들께서 못입고 못먹던 시절에 겪은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모분들은 옆구리터진 대파 한 잎마저도 함부로 버리시지 않고 한곁에 차곡차곡
모으기를 반복한다.
(원당소재 엄사장네 대파밭 수확장면)
'말 못하는 채소지만 함부러 버리면 죄받어..,'
토요일 800여단, 일요일 700여단의 작업이 마무리된 대파는 구매팀의
순회수집 차량을 이용하여 월요일 공판장 경매에 참여하게 된다.
생산 농업인과 작업 이모분들의 땀을 생각하여 높은 가격에 낙찰될 수 있도록
상차 중에도 행여라 부러지고 다칠세라 조심에 조심을 거듭한 대파!
식단에선 그저 그렇듯 양념의 일부로 소홀히 대할수 있는 대파단에 불과하지만
녀석의 태생은 봄철 냉해를 이기고
작열하는 태양가운데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겨우 가을바람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7~80 이모들의 분장칠을 거쳐
뿌리는 새하얗게
줄기는 새파란 새색시가 드디어 제 임무를 다하고 있다.
토요일 늦게까지 기업별. 계통조직별 주문 접수된 상품을 포장하고 배송하기까지
부족한 일손을 서로 보완하며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직원들의
어깨를 두드린다.
일요일 새벽 6시는 일주일간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쫓는 고정된 산문산행이다.
참 오랜만에 의정부 벗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가족의 뒷바라지를 다하며 참 열심히 살아가는 깨버쟁이 벗.
그 친구를 위하여 가족 이상의 미소와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는 살거운 벗.
친구에 앞서 존경심마저 묻어나는 벗들이 10시 북한산입구에 모였다.
교회예배를 마다하고 아빵과의 산행을 위하여 아침부터 도시락을 준비하는
딸래미의 배려와 이해가 고마웠다.
간밤,
고등학교 선택을 앞두고 학교 소문만으로 선택의 잣대를 대었던 자신의 주장이
하룻밤사이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딸래미는 교회를 접고
아빵과의 산행을 선택한 것이다.
'8시간에 걸친 한라산 등반 이후 다시는 산에 안갈거야' 하였던 딸래미이다^^
딸과 아빵과의 서로 다른 의견은 대개 이런 식으로 해결점을 찾아 간다.
'아빤 네 의견을 제일 먼저 염두에 둔단다.
다만 딸의 삶에서 큰 전환점이 될만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선 서로 고민하며
가장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가도록 방향을 제시할수 있는 것이 어른들의 의무이며
아빵의 사랑법 아니겠니? '
산행 전 딸래미의 귀는 간밤보다 훨씬 크고 넓어져 있었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벗들과의 산행은 냉면과 동태찌개를 곁들인 늦은 점심으로
마무리하며 건강과 한가위 안녕을 주고 받는다.
멀리 호남에서 손님이 오셨다.
역시 한가위를 준비하는 지인들에겐 일요일도 평시와 다름없는 영업일이다.
산행의 진땀을 씻어내고
곧바로 영업점을 거쳐 K하나로클럽을 방문하였다.
과잉 생산된 버섯선물세트를 판매하기 위한 지방지인들의 수고와 정성은
끼니 밥과 시간을 잊은체 신발에선 연일 불이 쏟구친단다.
농업인이 생산한 소중한 가치를 쉬이 대할순 없었다.
늦은 시각까지 이어진 지인의 미팅을 잠시 멈추고 감자탕으로 그를 위로한다.
참나무와 소나무가 한데 어울어져 우열싸움 중인 북한산은 그 어느때보다도
더 많은 크기로, 두께로 가을의 상쾌함을 선물하고 있었다.
호주머니 가득 담아온 북한산의 시원함을 호남의 지인에게도 나누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