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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란 나이가 들면 도전의욕이 떨어지는 법이다. 불혹(不惑)의 40대를 넘어 '하늘의 뜻을 알만한 나이'라는 50대 지천명(知天命)에 가까워지면 도전을 포기하고 안정을 찾으려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아직까지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해 폐쇄적인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사회에서 자신의 뜻을 펴기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예외는 어느 곳에나 있다. 권경희(47) 도농업기술원 생활지원과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권 과장의 삶은 지극히 도전적이다. '농업'이라는 남성위주의 일터 속에서 여성의 몸으로 더 나은 농업과 농촌을 위해 매일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권 과장에게 직장에서의 일은 '업무'라기보다는 '생활'에 가깝다. 농사꾼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원주농고와 상지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권 과장은 1979년 횡성군농촌지도소에 입문, 횡성군과 원주시농촌지도소 생활개선계장을 거쳐 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부 생활지원과장에 이르기까지 27년간 농업에 몸담고 있다. 요즘엔 부족한 공부를 위해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권 과장은 "농촌지역 마을부녀자 모임인 생활개선구락부에서 14년간 회장직을 수행한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며 "그 덕에 농업과 농촌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그게 자연스럽게 농업인이 되는 연결고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현재 생활개선회 육성, 농촌일감갖기, 농업인건강관리실 설치 및 운영, 농촌전통테마마을 육성, 식생활 및 향토음식 맥잇기, 농촌건강장수마을 육성 및 노인생활 지도 등 각종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권 과장이 이토록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권 과장은 "대외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두 딸 등 가족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두 딸이 '일하는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준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가정생활은 동료들로부터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권 과장에게 현재 가장 큰 목표는 농촌의 모든 여성들을 '사장님'으로 만드는 것이다. 농촌 여성들이 경제적인 자립감을 통해 위축감을 벗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일감을 소개하고 있다. 또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노인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도의 경우 농촌의 27%가 60세가 넘은 고령인구로 농촌장수마을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권 과장의 견해다. 권 과장은 "FTA 등으로 농업과 농촌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농업과 관광과 농촌을 연계시키는 전통테마마을 조성 등 더 나은 농촌과 농업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정동원 gondor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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